법정관리 중인 태창운수가 저상버스 구입 보조금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는데도 원주시는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수십억원을 지원하는 운수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반증이어서 전반적인 관리체계를 재검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건설·환경 국고보조금 관리 및 집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태창운수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원주시로부터 지원받은 저상버스 도입 보조금을 직원 급여나 대출금 상환에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태창운수가 금융권에서 저상버스 구입비를 차입해 저상버스를 매입한 뒤 원주시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당초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보조금은 다른 용도에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보조금으로 취득한 중요재산은 간접보조사업자가 반기별로 지자체에 보고하도록 돼 있으며, 지자체는 보고받은 중요재산 현황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원주시는 태창운수에서 저상버스를 매입했다는 등록증만 확인해 보조금을 지급한 뒤 사후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태창운수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구입한 저상버스는 38대이며, 이 기간 중 원주시에서 지급된 보조금은 모두 52억1천200만원이었다.

게다가 원주시는 비수익노선 운행에 따른 적자 및 환승에 따른 수익감소를 보존하기 위해 2013년 36억5천만원, 2014년 43억5천만원을 지원하는 등 매년 막대한 세금을 태창운수 등 시내버스 업체에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버스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은 버스회사들이 제출하는 보조금 정산서에 의존하는 수준이어서 새로운 관리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이 미뤄지는 이유도 태창운수의 법정관리가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원주시의 대중교통 정책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사법권이 없는 상태에서 민간회사의 재정상태를 확인하기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노선버스 운송사업자가 보조금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확인해야 하며, 보조금을 저상버스 제작업체에 지급하는 등 적정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내버스는 동신운수 77대, 태창운수 43대, 태장TP 39대 등 159대가 운행하고 있다. 한편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진 태창운수는 이달 말 채권단에게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