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 방어(사드·THAAD) 체계의 유력 후보지로 원주가 거론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시민운동이 확산될 전망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범시민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으며, 원주시와 원주시의회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원주시민연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강원본부, 원주인권네트워크 등 지역 30개 시민사회단체가 '사드미사일 원주 배치 반대 시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서재일, 김한성, 이하 사드 대책위)'를 발족한 가운데 앞으로 이들을 주축으로 범시민 운동이 확산될 전망이다.

사드 대책위는 지역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 등과 함께 이번주 중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시민 서명운동, 현수막 게첩, 집회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선경 사드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사드가 원주에 배치되면 재앙은 불가피하고 원주시민 생존권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시민들 의지를 한 데 모아 사드를 저지하고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범시민대책위원회 활동에 참여하기로 한 '캠프롱 조기반환 촉구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신상운)', '원주시 현안사업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현원섭)'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현안사업 대책위는 오는 3월 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현안사업 대책위는 새마을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이통장연합회, 자율방범대,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등 100여개 단체가 참여해 범시민 운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원섭 위원장은 "원주는 사드 배치지역으로 적합하지 않은데 자꾸만 이슈화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지역 단체들과 연대해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캠프롱 조기반환 촉구 주민대책위는 태장2동 자생단체, 지역주민들과 함께 캠프롱 일대에 현수막을 걸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릴 방침이다.

신상운 위원장은 "캠프롱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치밀어 잠을 설쳤다"며 "모든 역량을 결집해 캠프롱이 문화체육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창묵 시장은 지난 2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원 시장은 "오랜 기간 여러 군사시설로 고통받아온 원주에 또다시 군사시설을 배치하는 것은 원주시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100만 광역시를 목표로 성장하고 있는 원주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원주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의무가 있기에 원주시민과 함께 온몸을 던져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시의회도 지난 1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50여년간의 노력으로 캠프롱 부지 반환과 1군지사 이전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서 원주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된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주시의회는 34만 원주시민과 함께 사드 저지를 위해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