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은 인터넷 메신저에서 사촌누나로 가장한 누군가에게 속아 乙명의의 예금계좌로 100만원을 계좌이체하였다가 이른바 보이스피싱에 당한 것을 알았다. 甲은 乙에게 위 100만원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위와 유사한 사안에서 ① "丙이 그 명의의 계좌에 甲이 계좌이체 방식으로 송금한 금원을 입금 받음으로써 그 계좌개설은행에 대하여 예금반환청구권을 취득하였고, 나아가 甲과 丙 사이에 위 계좌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丙이 얻은 이익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으로서 甲에 대하여 부당이득이 된다(대판 2010다41263, 41270)"고 판시하기도 하였지만,

② "甲이 송금한 돈이 丁의 계좌로 입금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丁이 위 돈 상당을 이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丁이 이를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실질적인 이득자가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甲의 송금 경위 및 戊가 이를 인출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丁이 위 돈을 송금 받아 실질적으로 이익의 귀속자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대판 2010다37325)"고 판시한바 있습니다.

즉, 위 두 판례를 종합하면 대법원은 계좌이체된 금원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이득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를 추가적으로 살필 것을 요구하는 입장으로 해석되므로, 이 사건의 경우 乙이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음을 甲이 입증하여야 할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하급심 판결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계좌명의인의 부당이득의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명의인이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음을 반환청구자가 입증하여야 하는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하여 계좌명의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정하고 있고, 다만 계좌명의인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의 방조책임을 물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피해자의 과실과 상계하여 책임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안에서 甲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 100만원의 예금반환청구권자는 예금명의자인 乙이고, 위 예금채권을 가진 乙이 이득을 얻었다 할 것이며 乙이 아닌 제3자가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사실이 없음을 주장(구체적으로는 乙의 항변여부가 문제될 것입니다)하여 위 100만원의 반환을 구할 수 있고, 또는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乙에게 위 100만원 상당의 손해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배상을 구하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