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업면 매지1리 사격장. 이전부지로 5곳을 검토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흥업면 매지1리 무수막·분지동 마을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은 마을에 있는 매지리 사격장을 이전하는 것이다.

사격훈련으로 인한 소음피해 및 정신적 피해는 심각하다. 게다가 사격장이 마을 발전 저해요인이 됐고, 군부대 차량이 좁은 마을길을 드나들면서 교통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979년 건립된 매지리 사격장은 1군사령부가 관할하고 1107야전공병단이 관리하며, 부지면적은 10만㎡ 정도이다. 문제는 사격장이 주택과 인접해 주민들이 소음 피해 등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매지리 사격장 일대 무수막·분지동 마을에는 70여 가구가 살며, 가장 가까운 집은 30m 거리에 있다. 470여 세대가 거주하는 매지현대아파트는 200여m, 600여 세대가 사는 매지청솔아파트와의 거리는 300여m 정도이다.

또한 마을 내에 오피스텔이 7채 있는데 소음 문제로 입주를 꺼리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을주민들과 군부대 간 갈등을 빚었고 민원이 빗발쳤다. 이용관 매지1리 이장은 "30년 넘게 피해를 입고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어서 사격장 이전사업은 우리들에게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토로했다.

군부대도 주민피해를 인정, 지난 2012년부터 이전사업이 추진됐다. 이전방식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면 사격장 이전과 동시에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현 사격장 부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이 가능해 주민 피해를 해소하고 마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사격장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군부대, 원주시, 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매지리사격장 이전 대책위원회는 대체부지를 물색했으나 이전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와 환경문제, 재해 위험 등의 문제에 부딪혔다.

2012년부터 작년 초까지 흥업면 대안리와 매지리 2개소씩 4곳, 귀래면 운계3리 등 5곳이 후보에 올랐으나 모두 무산됐다. 특히 지난 2014년 말 매지리 사격장 이전 후보지로 귀래면 운계3리가 검토됐다는 소식에 귀래면 주민들의 반발을 초래한 일도 있었다. 

무수막·분지동 주민들은 사격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마을 내 사격장과 약 500m 떨어진 야산에 사격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매지리사격장 이전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 사격장을 500m 이전하고 방음시설 설치 및 수목을 심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면 주민들이 체감하는 소음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세관 대책위원장은 "그동안 5차례에 걸쳐 사업이 좌초된 선례가 있었기에 대체부지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궁여지책으로 내세운 것이 마을 내 야산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주시 반응은 회의적이다. 지난달 초 원창묵 시장은 원주시 관련 부서 직원, 시의원, 주민들과 함께 매지리 사격장을 방문해 이전 방법을 재검토 했는데 마을 내로 이전하더라도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또 다른 민원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주시 관계자는 "산꼭대기에 사격장이 들어설 경우 메아리가 더 멀리 퍼져 오히려 소음문제가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껏 대체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난관에 봉착해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제3의 부지를 물색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위규범 시의원은 "이 사업은 주민들의 힘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원주시와 군부대가 적극 협력해 마을주민들의 숙원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관 대책위원장은 "원주시가 사실상 마을 내 이전에 대해 불허방침을 내려 난감하다"며 "다시 한 번 대체부지를 물색하긴 하겠지만 원주시가 주민들의 입장을 헤아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었으면 좋겠고 머지않은 시일 내에 대안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