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문인협회 김종호 회장은 지난 연말에 발간된 통권 제43호 '원주문학'에서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 '물질과 기술 중심'에서 '감성과 문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 문화의 중심에 '문학'(예술)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진실입니다. 어린시절. 우리는 문학(예술)을 통해 꿈을 키웠고. 삶의 다양한 가치를 터득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하는 문학(예술)을 흔히 '한 나라 시대정신의 정수'라고 말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치악문원' 제5집에서 "문학(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혼돈의 세계에서 한 줄기 냇물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

삶에 지친 이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나누어 주고, 또 어느 때는 슬픔과 분노를 일깨우기도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문인(예술인)들의 눈은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하여 한 시대의 정신을 이끌어가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라고 예술의 역할과 기능에 대하여 명확하게 피력하였다. 필자는 이 내용을 지난 시평에서 인용하여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 예술은 이렇게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계몽의 역할과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로 작용하는 기능이 있다.

예술인들은 본능적으로 보다 나은 예술을 추구하는 습성이 있다. 좀처럼 자기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방가르드처럼 앞서간다.

이러한 행위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궁금증을 해갈하게 된다. 그런데 너무 앞서가면 - 실제로 예술사에는 그런 예술인들이 많이 존재한다.

동시대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어지지 않는 - 동시대와 따로 놀기가 되고, 같이 가면 식상하다. 그래서 필자의 소견으로는 동시대보다 5%만 앞선 예술이기를 바란다. 늘 언제나 5%만 앞선다면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그리고 전체인구 5%만 예술행위를 한다면 (원주시 인구 33만 중 1만6천500명) 매일같이 시내 곳곳에서 문화예술행사가 열려 문화예술이 강물처럼 흐르는 도시가 될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감성과 신명은 동시대,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힐링으로 작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삶의 질이 중요시 되면서, 문화예술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의 중심으로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주5일 근무제로 인한 토요휴무제와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사람들의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 특히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즐기고 향유하려는 욕구가 다양한 방향으로 표출되기 시작하였고,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문화예술정책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문화예술정책에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더불어 즐길 수 있고,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며, 모두가 함께 호흡하는 예술'의 목표 아래 창작, 매개, 향유가 서로 소통하면서 균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문화예술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일이 중요해 졌다.

이에 따라 지역의 예술생산 능력이 중요해 졌고, 지역에서 생산된 예술은 지역예술인 개인의 것이 아닌 지역 공동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공동으로 가꾸어 나가야 하는 자산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공동자산을 키우는 일, 즉 지역예술문화 육성에 원주시의 예산 5%가 쓰여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현재는 원주시 예산의 약 3.5%가 문화예술분야 예산이다) 수도권 전철이 들어오고 도시가 새로 생기고 인구가 늘면 행복해지는 것일까? 도시의 발전과 행복이 비례하는 것일까? 진정한 행복은 인간성이 회복되고 마음 따뜻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예술이 5%를 앞서가고 5%의 인구가 예술행위를 하고 5%의 예산이 투입된다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행복의 기적이!

권대영 원주예총 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