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가진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꼭 해야 될 것은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라고 일갈하면서, 소위 '노동개혁입법'의 처리를 강하게 주문하였습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임시국회 단독 소집을 주장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노동개혁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실정입니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언론이 몰아가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만을 놓고 보면 '노동개혁 5대 입법'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는 2015년 중순 이후부터 노동개혁 5대 입법을 구체화하기 시작하면서 '청년고용절벽의 유일한 해법' 운운하면서 임금피크제의 당위성을 선전하였고,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개혁 5대 입법' 통과가 '저출산·고령사회에 대한 핵심적인 해법'이라면서 법안 처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노동개혁 5대 입법'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핵심적인 문제들을 풀어낼 만능열쇠로 자리매김한 셈입니다.

하지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정 노동개혁 입법이 청년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저출산·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해법일까요?

노동 관련 정책과 법률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솔직한 의견을 말하자면 정부와 여당이 제출한 노동개혁 5대 입법은 사실 청년고용의 문제는 물론이고, 저출산ㆍ고령사회에 대한 해결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아니, 고용의 질을 저하시킴으로써 오히려 문제를 더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초에 정부가 노동개혁 5대 입법에 대하여 접근했던 시각은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이라는 측면이었고, 때문에 핵심적인 과제 또한 기간제 사용기간의 4년으로의 연장, 파견업종의 확대, 해고요건의 완화 등과 같이 기업의 인력관리 유연성을 제고시키는 수단을 확보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청년고용 창출과 사실상 크게 연관이 없는 임금피크제를 '청년의 일자리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선전했던 것처럼, 정부와 여당은 노동자들이 아닌 기업을 위한 노동시장개선을 위한 입법에 또다시 '청년고용'과 '저출산·고령사회'라는 전가의 보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말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흐름 없는 눈으로 그들이 말하는 '노동개혁'의 목적과 수혜자가 누구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