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툼한 옹기 대접에 찐 감자를 얹은 보리밥이 정겹다.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감자를 넣고 보리밥을 해먹던 시절이 있었다. 금방 지은 감자밥은 감자 특유의 보슬보슬함이 보리밥과 잘 어우러진다.

데쳐서 무친 파릇한 나물과 말렸다가 불려 다시 삶아서 무친 묵나물, 신선한 쌈채소, 매콤한 양념 게장과 고소하게 부친 감자전 등 한 상 가득 차려 내놓는 '대감집(대표: 이귀완·김순자)'. 보글보글 끓으면서 나오는 짭조름한 강된장이 보리 비빔밥을 완성시킨다. 적당히 간이 밴 된장찌개는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구수한 냄새가 입맛을 자극하는 보리밥에 고사리, 참나물, 무채김치 등 갖가지 나물을 얹고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 다음 자작자작하게 끓은 강된장 한 숟가락 넣어 쓱쓱 비벼보자. 비빔 보리밥은 그냥 먹어도 술술 잘 넘어가지만 쌈채소에 싸 먹으면 아삭하게 씹히는 여러 가지 채소 맛이 어우러져 한층 맛이 살아난다.

고소하게 부친 감자전과 쫄깃한 감자떡도 맛볼 수 있다. 보리밥을 지으며 생기는 누룽지를 구수하게 끓인 보리숭늉이 나오고, 보리밥을 삭혀서 만든 보리식혜로 후식까지 즐길 수 있다.

일일이 다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지만, 이곳까지 일부러 찾아온 손님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숭늉을 끓이고 식혜도 만들고 있다는 것이 안주인 김순자 대표의 설명이다. 이곳이 보리밥집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 원동력이 김 대표의 정성 가득한 손맛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부부는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제철에 나오는 나물을 말려 두었다가 묵나물을 만들고, 된장과 고추장을 손수 담가 사용하다보니, 음식 맛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이 대표가 밑반찬 하나하나 남에게 맡기지 않고 본인 손으로 직접 만들기 때문에 철에 따라 재료는 달라지지만 손맛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

보리밥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대감집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맛집이다. 원주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수차례 포스팅되고 있다.

올해로 24년째 보리밥을 짓고 있는 이 대표 부부는 "24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식 맛이 그대로"라며 "처음 문을 열었던 집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2002년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 외에는 변한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문막톨게이트를 지나 건등리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시골느낌 물씬 풍기는 마을이 나오고, 대감집 안내판을 볼 수 있다.

메뉴는 보리밥·쌀밥·감자만두·도토리묵(7천원)이며 대감집 옆에 마련한 머슴집에서는 단체 예약손님 위주로 받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8시30분까지이며 연중무휴.

▷문의: 734-5637(대감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