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둔중학교 설립자가 뒤바뀌는 해프닝으로 설립자 유족, 마을주민 등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연혁에 따르면 설립자가 고 남택순 선생으로 확인됐는데, 지난 2012년에는 설립 당시 재단 간사였던 고 이모 씨가 설립자라는 주장이 제기돼 가족, 동문 등이 기금을 마련, 공적비를 세우자 논란이 생긴 것.

학교 설립자 진위여부를 놓고 양가 유족들의 주장이 엇갈렸고, 학교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서류 기록, 사진, 동문회 증언 등에 따르면 설립자는 남택순 선생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지난 1967년 12월 황둔중이 사립학교로 설립될 당시 학교 연혁이 소개돼 있는 문서에 따르면 남 선생이 설립자이자 재단 이사장으로 되어 있다. 이후 남 선생은 학교를 운영하다가 황둔중이 공립학교로 전환된 1972년 학교 운영권을 넘겼다고 한다. 이후 남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지역주민들은 지난 1975년 교내에 기념비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기까지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2012년 학교 건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이 씨가 설립자로 추대돼 공적비가 건립되고, 학교 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은 이 씨를 설립자로 여겼기 때문에 실제 설립자인 남 선생의 유족들과 마찰이 불가피했던 것.

이 때문에 남 선생 유족들은 이 씨 가족에게 공적비 비문 수정과 함께 사과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설립자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 했다. 그러나 황둔중은 올해 9월 이 씨가 사망하자 설립자의 명복을 빈다면서 학교에 현수막을 게시해 남 선생의 유족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현수막 게시 문제가 대두되자 남 선생 유족들은 학교 측에 항의하는 한편 이 씨가 설립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강원도교육청, 원주교육지원청 등에 자료를 요청했으며, 결국 입증자료를 찾아냈다. 이에 황둔중은 잘못을 인정하고 지난 10월 1일자 가정통신문을 통해 설립자가 남 선생이라는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남 선생 유족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남 선생의 손자 남상배 씨는 "자신이 학교 설립자라고 주장한 이 씨가 설립 당시와 운영 과정에서 금전적 지원과 함께 헌신해온 공로를 잘 알고 있기에 무척 고맙게 생각하지만 설립자는 엄연히 할아버지였기에 사실을 밝히고 싶었다"며 "이제라도 할아버지의 업적을 바로잡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