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동 풍물시장 철거공사 및 주차장 조성사업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원주시는 당초 올해 안에 마무리 할 계획이었으나 무허가 점포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는 상인들과 마찰이 생기면서 해를 넘기게 됐다. 다행히 철거공사 업체를 선정하는 것 이외의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 지어 내년 3월쯤이면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산동 풍물시장은 시설 노후화, 터미널 이전 이후 시장경기 침체, 우범지대 전락, 도시미관 저하 등 복합적인 문제가 대두돼 철거가 검토됐다.

빈 점포는 해를 갈수록 늘어났다. 원주시는 지난 1991년 노점상 정비사업으로 조립식 판넬 가건물 6동을 지어 170개 점포를 입점시켰다. 그러나 문을 닫는 업소가 줄을 이어 2006년 6동 중 2동을 철거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 원주시가 점검한 결과 운영 중인 점포는 36개, 비어있는 채로 방치된 무허가 점포 45개 등 81개가 남아있었다. 예산 낭비 논란도 대두됐다. 몇 안 되는 점포 때문에 시설 관리·보수, 야간경비 명목으로 연간 4천~5천만원이 투입돼 예산 낭비 논란도 제기돼 왔다. 

이처럼 악순환이 반복된 우산동 풍물시장은 철거가 결정됐다. 원주시는 올해 상반기 36개 허가점포에 대해 생계유지를 위한 보상을 약속했으며, 상인들도 자진철수에 동의함에따라 7월부터 철거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사실 보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원주시는 1991년 노점상 정비 당시 노점들을 무상 입점 시켰고 임대료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마땅히 보상할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상을 추진한 것은 우산동 풍물시장을 계속 방치하면 향후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후 철거공사는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무허가 점포들이 걸림돌이 됐다. 무허가 점포를 사용해오던 상인들이 보상을 요구하면서 관련 절차를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원주시는 무허가 점포 상인들이 오랫동안 점포를 운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7월에는 원주시와 무허가 점포 상인간 입장차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안건을 접수, 국민권익위원회가 원주시의 편을 들어줘 행정대집행으로 철거가 가능하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대집행 통보 후에도 진통은 계속됐다. 원주시는 무허가 점포 상인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진철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부 상인들은 계속 불복했다. 이에 원주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 2주 전 대집행으로 무허가 점포들의 물건을 모두 꺼낸 뒤 따로 보관했다고 밝혔다.

원주시 도로과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철거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였고 행정절차도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무허가 점포 상인들의 부당한 요구로 철거공사가 많이 늦어졌다"며 "동절기 공사중지 기간만 끝나면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풍물시장 철거를 마치면 해당 부지에 차량 13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할 방침이다. 다만 우산동 풍물시장이 단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구간인 단계천의 복개 구조물 위에 조성돼 있어 계획된 주차장은 최소 비용을 들여 조성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