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대표음식 판매업소가 치악산복숭아불고기에 수입산 소고기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치악산복숭아와 한우를 사용해 지역특색을 살리고 지역상품 소비를 촉진하겠다던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A업소는 지난달부터 '복숭아불고기'라는 메뉴의 원산지를 '국내산, 미국산'으로 표기하고 1인분 1만3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A업소가 수입산 소고기를 선택한 것은 가격을 낮춰 판매를 촉진하고 대중화를 꾀하기 위해서였다. 

1인분에 2만5천원에서 3만원에 판매되는 치악산복숭아불고기는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중화가 어렵고, 음식점에서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때문에 치악산한우와 치악산복숭아를 사용하도록 한 취지는 좋았지만 대표음식으로 정착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실제로 판매 업소도 감소했다. 판매 업소 입장에서 타산을 따져볼 때 치악산한우를 사용하면서 더 이상 가격을 낮추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치악산한우만을 고집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지역과 브랜드에 상관없이 '한우'를 사용하는 것으로 원주시와 대표음식 판매업소 간 조율이 이뤄졌다. 그러나 A업소가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A업소 관계자는 "서민들이 먹기 좋은 가격대가 필요해 수입산 사용을 결정했고, 국내산 한우는 사전 예약할 경우 2만5천원에 판매한다"면서 "치악산복숭아도 제철에 대량 구매해 냉동보관 하는 게 만만치 않은데 한우까지 소비가 제때 안 되면 손해를 보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표음식을 판매하는 업소가 손해 보면서까지 판매할 수는 없으므로 현실적으로 가야 하는데 원주시가 취지와 정책만 갖고 밀고 나가라고 하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표음식 판매업소의 운영여건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논의를 통한 결정과 기준 없이 특정 업소가 수입산 소고기 판매에 들어간 것은 원주시의 관리 부실을 지적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동안 업소들이 지역 대표음식 개발 취지를 고려해 한우를 사용하면서도 판매에 힘써온 점을 감안하면 협의 없는 수입 소고기 판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치악산한우 사용'을 '일반 한우 사용'으로 방향을 바꾼 것에도 원주시가 분명한 기준을 정한 것이 없어 대표음식 판매업소마다 상황이 다르며, 시민들도 혼란해 하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해당 업소가 유선 상으로 대략적인 내용을 말했지만 곧바로 판매에 들어갈 줄은 몰랐다"면서 "다음 주 중 대표음식 판매업소와 간담회를 열어 고충과 의견을 청취하고 논의를 거쳐 앞으로 추진 방향을 정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소 선정과 대표음식 홍보를 맡고 있는 원주시보건소 관계자는 "광양불고기 등 타 지역 대표음식들도 수입 산을 사용하는 사례가 있는데 대중화를 위해 고민할 부분"이라며 "고기 뿐 아니라 주문 직후 그때그때 복숭아를 꺼내 양념을 만들어야 하는 조리 방법도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는 등 치악산복숭아불고기 정착을 위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치악산복숭아불고기는 뽕잎황태밥과 함께 지난 2012년 원주시 대표음식으로 선정돼 4년차에 접어들었으며, 올해 추가된 7곳을 포함 14개 지정판매 업소가 있다. 치악산복숭아불고기를 판매하는 업소는 2012년 선정 당시 5곳에서 2곳이 남아 있고, 신규 선정업소 2곳을 포함 4개 업소가 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