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36) 중앙동 7통장은 29살 때 통장이 됐다. 원주시는 물론 강원도 전체를 봐서도 최연소 기록이다. 그가 처음 통장이 됐을 때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뒤따랐지만 지금은 중앙동 통장협의회 총무를 맡으며 중앙동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처음 통장 일을 맡게 된 사연이 재미있다. 김 통장의 아버지는 갈거리 협동조합에서 노숙인을 돕는 김종훈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도 오랫동안 7통장을 맡았는데 사정으로 인해 통장을 그만두게 됐고, 후임 통장을 찾기 어려웠다. 중앙동에선 김 이사장을 다시 7통장으로 강권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들을 추천했다. 

우여곡절 끝에 통장에 임명되고 나서 처음으로 한 일은 화단가꾸기와 잡초제거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동사무소가 각 통마다 배정한, 꼭 해야만 하는 '분량'이 있었다.

원주천 둔치와 신흥공업사 맞은편에 해바리기를 심었고, 화단에 잡초가 생기면 뽑아주어야만 했다. 그런데 장애인 보호장구 수리 일을 하는 김무영 통장에겐 어려움이 많았다. 낮에는 전동차 수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퇴근 후 밤 11시까지 잡초제거에 매달렸다고. 

통장으로서 현재 가장 관심을 두는 일은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이다. 중앙동 7통은 중앙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지역 유지들이 살던 부자동네였다. 지금은 외지인들이 건물을 소유하면서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세를 주는 경우가 많다.

통장 일을 보면서 어려운 이웃을 많이 접하지만, 자녀가 있거나 가족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얻지 못하는 경우를 볼 때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김 통장은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도움을 못받고 오히려 잘 사는 분들이 복지혜택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서 통장협의회 차원에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나 천사운동 본부에 연락해 지원의 손길을 이어주고 있고, 고령의 홀몸노인들을 주기적으로 찾아가 말벗이 되어드리기도 하는 김 통장은 아버지처럼 주위 분들에게 늘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