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잠시 주춤하고 있는 원주역도계가 자신있게 자랑하는 선수가 있다. 원주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소녀장사 함은지가 그 주인공이다. 

함은지는 지난달 막을 내린 전국체전 여고부 53㎏급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원주선수 중 유일한 3관왕이면서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위업을 세웠다.

원주 여자역도가 전국체전 여고부에서 체급 2연패를 달성한 것은 2010년 안소영(당시 원주여고) 이후 5년만이다. 함은지가 윤진희, 성고은 등의 뒤를 이어 한국 여자역도 경량급을 대표할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이유다.

무실초교에서 육상선수로 활동하다 중학교 입학 직전 역도로 전향한 함은지는 특유의 근성과 순발력으로 금새 주목을 받았다.

치악중에 재학중이던 2011년 춘계대회와 전국 시·도대항 중학생 역도경기대회, 강원소년체전 등에서 3관왕을 차지했으며, 2012년에는 전국소년체전에서 2관왕에 올라 이름을 알렸다.

고교 1학년 때는 전국시도학생역도경기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했으며 아시아주니어대회에 당당히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올해 초에는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기쁨을 안았다.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고교 재학생은 현재 함은지가 유일하다.   

무거운 바벨을 들어 올리는 역도선수와는 어울리지 않는 앳된 얼굴이지만 근성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올해 전국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고도 기록이 만족스럽지 않아 "스스로에게 실망했다"며 바벨부터 손에 잡을 정도다.

"자기관리에 철저하면서 경기장에서는 냉정한 (사)재혁 오빠와 (윤)진희 언니의 프로다운 모습을 본받고 싶다"는 소녀장사의 눈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아직은 세계 정상권 기록과는 차이가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하나 준비해 가겠다는 각오다. 졸업 후 실업팀으로 진로를 결정한 것도 역도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역도는 내가 한만큼 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솔직한 운동"이라는 함은지는 "올림픽 메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은 육민관고 체육교사인 함승호(51) 씨와 이상신(49) 씨의 1남1녀 중 둘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