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측, "면담 시 5만원권 다발 건네 거절"
학교측, "학생들 뜻 기특해 용돈 차원에서"

김문기 상지대 전 총장이 상지대 한의대 학생회 간부들과의 면담에서 현금을 건네려 한 사실이 밝혀져 부도덕성을 지적하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한의대 학생회장 등 간부학생 3명은 지난 21일 오전11시 부총장실 옆 설립자실에서 김 전 총장과 만난 면담 자리에서 김 전 총장이 현금 다발을 건넸다고 밝혔다.

한의대 학생회 간부 학생들에 따르면 100여장 이상으로 추정되는 5만원권 지폐 묶음을 양복 뒷주머니에서 꺼내 비서에게 봉투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뒤 그 자리에서 봉투에 넣어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중 한의대 학생회장은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었고 절대 받을 수 없다고 3차례나 거절한 뒤에야 돈을 다시 집어넣더라"며 "자존심이 상했고, 학생들이 이런 상황까지 접하게 된 것이 너무나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장은 그날 자리에서 "한의대 학생들이 나서서 지지성명을 내주고 학생들의 소요를 잠재워 줬으면 한다", "설립자인 나에게 김문기 씨라고 부르는데 병원을 지어주고 싶겠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자리에는 보직교수들도 함께 있었으며, 학생들에게 "돈을 받아도 괜찮다", "용돈으로 생각해도 된다" 등의 권유를 한 것으로 전해져 빈축을 사고 있다.

당시 학생들은 부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이 한의대 평가인증 준비와 관련해 이사회 측에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할 것을 제안해 이사회와 면담을 갖기 위해 방문한 자리였다.

그러나 보직교수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던 도중 김 전 총장이 들어와 계획에 없던 면담을 하게 됐으며, 정작 이사회와의 면담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학생들의 요구에 이런 식으로 대응한 김문기 씨에게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한의대 평가인증 준비가 학생들이 이런 수모를 겪어가며 해야 하는 것이라면 학생들은 차라리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한의대 학생들이 공부에 필요한 부분을 요구하는 것을 기특하게 여겨 김 전 총장이 용돈 차원에서 주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상지대 한의대는 내년 의과대학 평가인증을 앞두고 부속한방병원 분원 설립, 임상교원 충원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상지대 전교생은 학교 정상화를 위한 5대 요구사항을 놓고 수업거부에 돌입한지 7주차에 접어들었으나 학교 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