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동 벽산아파트 상가 1층에 위치한 카페 '작은공간'에는 조금 느리지만 자신의 소박한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청년 전현미(29) 대표가 일하고 있다.

선천성 소아마비를 갖고 태어난 전 대표는 장애를 극복하고 3개월 전 이곳에 커피점을 창업했다. 오른손을 쓰는 것이 자유롭지 않지만 왼손으로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만들어낸다.

전 대표는 "모든 일을 다 하지만 조금 느릴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전 대표가 커피를 처음 접한 것은 4년 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복지관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한 바리스타 교육에 참여하면서였다.

당시는 어려서부터 연극인을 꿈꿔왔던 전 대표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극단 활동을 하느라 서울에 머물렀을 때다. 전 대표는 커피를 배우면서 재미를 붙이게 됐고, 고민 끝에 삶의 진로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커피를 업으로 삼을 수 있을 것 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저 재미와 애정으로 꾸준히 배우고, 비장애인보다 두, 세배 더 연습해 오며 창업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전 대표는 상지영서대 평생교육원 바리스타 과정을 이수한 뒤 서울에 있는 커피 아카데미를 다니며 공부해 한국커피협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나 그것에 그치지 않고 원주에서 또 다른 커피 아카데미를 다니며 유럽바리스타자격증을 취득, 이후 향미평가 클래스와 창업반 과정까지 거치며 실력을 다졌다. 지금도 '작은공간'을 운영하면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전 대표는 "더 크고 멋진 가게를 열고 싶었지만 장애라는 핸디캡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작은 가게지만 경험을 쌓으며 열심히 운영하고 싶고, 나중에 실력이 좋아지면 장애청년들을 위해 커피 교육을 해주고 싶다"고 꿈을 말했다.

이어 "사회가 장애를 가진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제도를 마련해주어야 하고, 그 전에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따가운 시선이 바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장애를 가졌지만 부모님의 도움으로 커피점을 창업하고 운영하고 있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표현했으며,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는 허경택 상지영서대 조리음료바리스타과 교수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