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투데이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원주에 사는 20대~30대 청년 6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다 편안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문사가 아닌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끼리 처음 만난 자리였고, 대화 주제도 미리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만났지만 젊은이들 답게 거침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의 주제는 젊은이들에게 원주는 어떤 존재이며 지금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원주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등으로 진행했는데 솔직하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나에게 원주란?

진행: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으면 합니다.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원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에게 원주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떠나고 싶은 나의 원주 / 윤정하

▲ · 윤정하 / 22세 · 상지대 제약공학과 3학년· 원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 엄하신 부모님 때문에 원주를 벗어나지 못해 취업은 원주가 아닌 곳으로 가고 싶다고.

나에게 원주는 떠나고 싶은 도시다. 대학을 타 지역으로 가려 했지만 엄격한 부모님 때문에 원주권 대학에 진학했다. 아직도 엄하게 훈육하시기 때문에 귀가 시간도 이른 편이다.

그래서 취업은 타 지역으로 갈 생각이다. 만일 인근에서 전공을 살려 취업하려면 문막이나 횡성으로 국한된다.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타 지역으로 가고자 한다. 나에게 있어 원주는 떠나고 싶은 도시다.

약사를 꿈꾸며 관련 학과를 찾았고 제약공학과에 들어왔다. 학과 선배 중 화장품 관련 업계에 진출한 사례가 없어 조언을 받기 힘들지만,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전공을 살려 화장품 업계로 취직하고자 한다.

기회의 땅 / 이재형

어릴 적에는 원주가 매우 작은 도시였다.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돌이켜보면 원주는 기회의 땅인 것 같다. 만일 회사 생활을 했다면 더 큰 자리를 노리며 타 지역도 고려해봤겠지만, 자영업은 노력에 비례해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원주에서 자영업을 하며 땀흘리는 만큼 내게 돌아오기 때문에 원주생활이 만족스럽다.

원주는 드림(Wonju Dream) / 황청하

▲ · 황청하 / 30세 · 한국전통예술단아울 해금연주자· 평창이 고향이지만 고등학교 때 국악을 배우려고 원주로 유학. 서울서 활동하다 지역 울타리를 갈망, 원주에 정착한지 6년.

나도 원주를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했다. 평창은 지금에서야 올림픽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시골이었다. 그 곳에서 국악을 배울 수 없어 원주로 레슨을 다녔다.

어릴 적 평창은 공부 아니면 안된다는 인식이 가득했고 심지어 학교에서도 국악을 전공하려면 아무것도 지원해 줄 수 없으니 전학 가라고 말할 정도였다. 직접 학교를 알아보고 이모집에 얹혀서 원주생활이 시작됐다.

대학 졸업한 후 서울에서 국악 활동을 할 때는 늘 지방출신, 지방대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역이라는 울타리가 그리웠다. 그런 고민의 순간에 국악 선생님의 권유와 함께 자의반 타의반으로 원주와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하다 원주에 정착했다. 원주 생활은 큰 만족이었다. 수도권은 예술 문화 인력이 포화상태인 만큼 활동 반경이 좁다.

하지만 원주로 돌아오고 나서 활동 폭이 훨씬 넓어졌다. 나에게는 아메리칸드림이 아닌 원주드림이었다. 결혼 상대자의 첫 번째 조건도 원주에 사는 사람이다. 혹은 주말 부부라도 상관없는 사람을 결혼 상대자의 조건으로 꼽게 됐다. 지금은 원주를 뜨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없다. 결혼 후 자녀를 키우기에도 원주 만큼 좋은 도시는 없다고 생각한다.

꿈꾸는 도시 / 정현아

▲ · 정현아 / 26세 · 명륜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 직장이 문막으로 이전해 어릴적 원주에 정착. 사회복지사 1년3개월차에 접어든 사회 초년생.

개인적으로 원주라는 도시는 직업을 찾은 도시이면서, 앞으로 결혼도 하고 계속 머물고 싶은 도시이다. 나에게 원주는 꿈꾸는 도시다.

내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나는 원주에 살고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로서의 성장도 그려지고, 결혼 후 남편과 아이와 함께 살 원주의 몇몇 동지역도 그려본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몇 시간 있다보면 답답함을 느낀다. 하지만 원주로 돌아오면 터미널에서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원주는 나에게 그런 도시다.

 

 

베이스 캠프 / 최재은

▲ · 최재은 / 26세 · (유)사람사람들 대표이사· 서울에서 태어나 원주를 거점으로 서울과 러시아 등을 다니다가 원주에 정착. 청소년 활동이 좋아 청소년 사업을 하는 사업가.

나에게 원주는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다. 원주는 대기업 영향이 크지 않아 오밀조밀 재미있게 살아가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원주는 생각보다 출생률도 높은데 자녀 양육이 편한 도시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원주와 서울은 거리적으로는 1시간30분이지만, 시간적으로는 5년이 차이난다고 한다. 원주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재밌게 보낼 수 있지만, 서울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청년들이라면 원주 밖으로 나가보는 것도 활력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완벽하게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원주를 베이스캠프로 삼고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가져올 수 있는 활력을 가져와 원주를 더욱 괜찮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자연스럽게 정착 / 김정동

원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은 없다. 어릴 적부터 원주에서 자랐고, 충주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통학했기 때문에 원주생활이 계속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원주에서 직장을 잡게 됐고, 원주에서 살게 됐다. 다른 지역에 나간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임금차는 있지만 결국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원주 생활과 대도시 생활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원주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자라온 도시인 만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것 같다.

 

현실의 고민은?

진행: 최근 우리나라 청년들은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로 시작해 최근에는 5포 세대(취업, 주택 포기 추가), 7포 세대(인간관계, 희망 포기 추가)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청년들의 고민이 크다는 얘기겠죠. 원주에 사는 여러분들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현실의 벽, 임금 / 김정동

▲ · 김정동 / 32세 · 원주진로교육센터새움 취업지원팀장· 인제가 고향이지만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원주에 살고 있으며 원주에 정착. 결혼 1년차 직장인.

취업상담 일을 하고 있는데 상담을 하다보면 딜레마에 빠진다. 취업을 하라고 독려하면서 내 직업은 안정적인가 하는 걱정이 든다. 결혼을 하고나서 임금적인 부분이 더 걱정된다. 임금 상승은 물가 상승, 집값 상승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상담을 하면서 보면 원주의 임금수준은 최저임금에서 20만원~30만원 높은 수준이다. 일자리도 한정적이다. 여성은 전공과 상관없이 경리나 일반 사무 등의 업무가 대부분이고 임금도 최저임금 수준을 지급한다. 일자리는 많지 않고 취업하려는 사람은 많다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경력자는 임금을 우대해야 하기 때문에 신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원주는 이러 면에서 청년들이 살기엔 어려움이 많다. 수도권 임금은 원주보다 50만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에 생활비가 원주보다 더 들어간다. 나는 직업적으로 만족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원주의 온도, 과열 / 이재형

▲ · 이재형 / 30세 · 문팰리스&뜨화덕 대표· 원주 토박이로 초·중·고·대학, 군대까지 원주에서 지냄. 어릴 때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결혼해 두 아들의 아버지.

좋은 현상일 수도 있고, 나쁜 현상일 수도 있지만 원주의 토지 가격과 아파트 가격이 과열되는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2억원대 아파트는 없었다. 지금은 2억원에서 2억5천만원을 넘나드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도시가 커지고 있다는 면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집값 상승을 견뎌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원주 시민들의 생활권이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외부 유입이 이뤄져 도시가 커져야 하는데…거품이 많은 것 같다.

결국 자영업자나 노동자, 도시 서민층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면 서민이 힘들어지는 원주를 벗어나 타지로 떠나게 될 것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원주시민에게 메리트를 주면서 원주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청소년 사업가 / 최재은

20대로서 청소년 사업을 하는 꿈을 꾸는데, 이 꿈의 길을 가기엔 금전적으로 어렵다.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웃기웃'이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한 데 청소년 사업은 돈이 되지 않는다.

청소년들에게 좋은 문화를 제공해주고 싶은데 어느정도 비용이 필요하다. 청소년 사업이 돈은 안되고, 하고는 싶고, 돈은 벌어야겠고, 어디서 벌 수 있을까 딜레마에 빠진다.

청소년들을 만나며 진로상담을 하게 되는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청소년 문화가 좋아서 지금까지 왔는데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헷갈리고 고민된다.

벌써부터 무기력 / 윤정하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 재학 중인 학과를 생각해왔다. 약사가 되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제약공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공부랑 너무 달랐다. 지금에 와서야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하지만 아직도 해놓은 것이 없어 컴퓨터 자격증 공부라도 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이라는 문제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선배들도 뚜렷하게 준비한 것도 없는 것 같다. 학과와 연계해 취업처도 많이 닫혀있는 것 같다. 전공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부모님 세대와 비교해보면 지금 우리 세대는 차이가 많다.

부모님 세대를 보면 취직 후 시간이 흘러 별 문제 없이 살면서 집도 마련하고 살아갔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취업해봤자 초봉이 적고, 정직원이라는 보장도 없고, 평생직장을 가지려고 해도 어려움이 많다. 평생직장을 가져야 결혼을 하고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한 여건도 안 된다.

진로, 그리고 결혼 / 황청하

나는 취업걱정은 해본 적이 없다. 어릴적부터 국악이라는 길밖에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20년을 다른 길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니 같이 음악하던 동료들이 다른 길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특히 여자들은 결혼과 더불어 진로가 달라진다.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재취업이다. 서른이 넘어가면 재취업이 어렵다. 아무래도 결혼 적령기다보니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그것도 걱정이다.

빨리 결혼한 친구들은 자녀가 초등학생인 경우도 있고 자녀를 둘이나 셋까지 키우는 친구도 있는데 나는 뒤쳐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주위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걱정이다. 그래서 결혼이 늦어지면 돈이라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일을 더 많이 하게 됐다. 또래 고민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직업적 성장 / 정현아

대학 졸업 후 계약직도 경험했지만, 지금은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계약직과 정규직의 차이는 크다. 계약직으로 일할 때는 뿌리채 흔들리는 것 같이 두려웠다. 그마저도 그만두면 더 불안해진다.

지금은 정규직으로 직업을 찾았지만, 연차가 적다보니 겪는 어려움이 많다. 보고서를 쓸 때도 모르는 것이 많다. 연차가 높은 선배들이 잘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고 나도 업무적 능력이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원주에 바란다

진행: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원주에 대한 여러분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의 원주에 대한 기대, 원주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 해보죠..

천천히 발전하길 / 황청하

원주는 충분한 발전을 하고 있으면서 급격하게 변화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원주가 거점도시로 성장해가고 있는데, 나중에 이 같은 발전이 한번에 거품처럼 빠져나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발전하는 모습도 좋고, 부피가 커지는 것도 좋지만 보여주기식 발전이 아닌 무너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무리해서 커지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늘어난다면 교육이나 문화는 발전할 수 밖에 없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천천히 탄탄하게 발전하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활 편의를 고려해주길 / 윤정하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시내버스가 너무 많이 돈다. 쓰레기통도 문제다. 어느날 갑자기 길거리 쓰레기통을 없앴다. 테이크아웃 커피 컵을 계속 가지고 다니다가 다른 가게에서 새로 주문하고 처리할 때도 많다.

집 값도 걱정이다. 아파트가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수도권 전철이 들어오면 유입되는 만큼 유출돼서 소비시장이 수도권으로 몰릴 수 있고, 공공기관 입주자들도 수도권에서 출퇴근 하면 혁신도시 상권이 죽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활 편의가 개선되고 원주 집값이 안정되길 바란다.

범죄 없는 도시 / 정현아

원주교육문화관 앞에 학성공원이 생겼다. 작긴 해도 이곳저곳에 공원이 늘어나고 있어 좋다. 하지만 치안에도 관심을 높였으면 좋겠다. 여자여서 범죄 관련 뉴스는 걱정이 된다.

원주에서도 길을 가는 행인에게 묻지마 범죄가 발생하는 등 무서운 일들이 많다. 원주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싶은 만큼, 안전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젊은 트렌드와 대화하라 / 이재형

원주가 커지면서 국가 지원도 많이 받고, 각종 시설도 많이 들여오고 있다. 돈을 끌어오고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단단하지 않으니까 걱정이 된다. 문화의거리에서 사업을 했었다.

문화의거리 상설공연장 맞은 편에 청소년문화의집도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공연을 하지 않는다. 현재는 노인층의 문화의거리다. 만취한 어르신들이 벤치에 누워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높은 세를 주고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트렌드 아이템을 준비해 문화의거리에 창업을 했지만 젊은 청년들이 찾아오지 않는 거리가 됐다. 정책을 만들고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끼리만 이야기하고 밀어붙이는 게 문제다.

원주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문화사업 방향성 논의와 추진에 참여하고, 원주시는 잘 될 수 있게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청소년, 청년들과 함께 대화의 장이 자주 열려야 한다.

공동화 지역, 거점시설 필요 / 김정동

어릴 적 중앙동은 상당히 발전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극장들이 빠져나가며 상권이 고사했다. 시내를 가도 노인들 밖에 없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노인 인구가 늘어났고, 병원이 많고 가까운 이유도 있지만 중심 상권이 단계동과 단구동, 무실동으로 옮겨지면서 발생한 문제다.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거점 건물이나 시설을 공동화 지역에 세운다면 균형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주여고가 이전하고 남은 명륜동에 살고 있는데, 지금은 밤만 되면 유령도시가 된다. 원주여고가 있었을 땐 학생들도 다니고 부모들도 오가며 사람이 다니던 거리였는데 이젠 밤이 되면 인적도 드물다. 치안도 취약해진 것 같다.

 

원주의 청년문화

진행: 끝으로 원주의 청년문화에 대한 생각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 했으면 합니다.

이재형 : 곳곳에 들어온 카페나 술집 등은 청년층 기호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원주는 청년층의 문화공간이 부족하다.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재미를 느껴야 하고, 친근해야 한다.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너무 한정적이다. 댄싱카니발이나 따뚜공연장에서 각종 행사가 열리는데 청소년들이 갔다오면 불평불만을 말한다. 많은 행사가 진행되지만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없다. 홍보도 안되고 관리도 안된다. 청소년축제 역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는데 모양만 갖춰놓은 것 같다.

최재은 : 청소년 문화는 너무 어렵다. 1년간 청소년 사업을 하며 청소년들에게 물어보려 노력했다. 무엇인가 결정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청소년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동안 이미 청소년들의 관심은 떨어진다. 준비를 다 해가는데 관심이 떨어져서 처음부터 다시 추진하기를 1년간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이 흥미있을 만한 무엇인가를 어른들이 만들어도 안 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치맥 축제를 보며 생각했다. 치맥 축제는 아래에서 위로 만들어진 축제다. 주변 상인 개개인이 움직여서 만들어낸 축제다. 사람이 변해서 문화가 바뀌었다.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 수 없는 구조다.

황청하 :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왜 서울로 갈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원주에서는 할 게 없다. 술먹고 노는거 말고는 없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울 가서 많이 하는 게 연극과 뮤지컬, 콘서트 관람이다.

원주는 이 같은 문화 공연이 단기간 반짝 하고 만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놀 문화가 너무 없다. 정기적으로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정치에 따라 문화가 바뀌는 것도 문제다. 정권이 바뀌면 추진하던 사업도 없던 일 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최재은 : 정치에 따라 지역 문화가 흔들리는 모습은 지방이 더 심하다. 4년마다 문화 사업이 바뀌는 것 같다.

진행: 장시간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저도 청년이어서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원주에서 청년들만의 토론회나 이야기마당이 없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는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행 : 한미희 기자 / 정리: 이민성 기자

한미희/이민성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