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원주는 도내에서 무단횡단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지방경찰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강원도내에서 24명이 무단횡단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으며, 원주에서는 6명이 숨져 도내에서 가장 많았다. 원주에 이어 춘천 4명, 강릉 3명, 속초·삼척·평창 각 2명 등이다. 

불과 얼마 전에도 무단횡단 사망사고가 발생해 원주 관련 사고는 7건으로 늘었다. 지난 1일 밤10시35분쯤 우산동 한라비발디 2차아파트 앞에서 40대 남성이 길을 건너다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한라비발디 2차아파트 앞 도로는 내리막길이라 과속하는 차량과 신호를 무시하는 차량들이 빈번해 평소에도 사고 위험에 노출되던 곳이기에 이번 사고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원주경찰서는 사고발생 직후인 지난 2일 원주시 등 유관기관 관계자 10여명과 함께 합동점검을 실시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중앙분리대 등 도로안전시설물을 설치하는 것과 야간시간 순찰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마련했다.

무단횡단 사고와 관련해 원주시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주시는 8월과 9월 무단횡단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던 단계동 AK플라자와 관설동 홈플러스 앞, 원주중과 단구동성당 일대 등 총 3곳에 무단횡단 방지펜스를 설치했다.

이 지점들은 모두 인근에 횡단보도가 있지만 시민들이 상습적으로 횡단보도가 아닌 중앙선을 넘어 곡예횡단하고 있었던 것.

김규태 원주시 도로관리담당은 "일부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무단횡단을 일삼아 반복적으로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며 "무단횡단 방지펜스 설치 후 무단횡단 시도가 급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주시가 무단횡단 방지펜스를 설치해 사고 예방에 나섰으나 뒷맛은 개운치 않다. 결과적으로 몰지각한 시민들의 무단횡단으로 인해 불필요한 예산이 투입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3개 지점에 300m 길이의 무단횡단 방지펜스를 설치하는데 든 비용은 6천만원이었다. 철제로 된 무단횡단 방지펜스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m당 20만원이다. 

원주시는 앞으로도 무단횡단 사고가 발생했거나 위험도가 높은 곳에 무단횡단 방지펜스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가급적 설치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김규태 담당은 "지금처럼 무단횡단이 반복되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예산이 낭비될 수 밖에 없다"며 "시민들이 주의를 기울여주는 것만으로도 원주시 예산을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고, 인명피해도 감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