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매가 인하가 현실이 됐다. 도내에서 가장 먼저 수매가를 결정하는 철원 지역농협들은 지난해보다 1㎏당 60~80원씩 수매가를 내렸다.

철원 동송농협은 벼 1㎏ 수매가를 1천570원에, 철원농협도 1㎏당 1천560원으로 수매가를 결정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40㎏ 한 포 당 3천원 내린 낮아진 금액이다. 

철원에서 수매가 인하를 결정하자 원주 지역농협들도 줄줄이 벼 수매가를 인하하고 있다.

원주·소초농협은 추청 40㎏ 한 포대에 지난해보다 1만원 인하한 5만6천원과 5만4천원으로 수매가를 결정했고 남원주·판부농협도 7천원 인하한 5만4천원으로 결정했다.

문막농협은 아직 수매가를 정하지 않았지만 타 농협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들이 이렇게 수매가를 대폭 인하한 것은 쌀 소비둔화와 소비가 하락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5.1㎏으로 10년 전 80.7㎏에 비해 15㎏가량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해 고온다습한 기후에 힘입어 쌀생산량이 증가하며 쌀값은 하락해 수매가 하락은 올 여름부터 기정사실화 됐다. 

문막농협미곡처리장 관계자는 "원주에서는 토토미를 최고 쌀로 인정해주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선호도에서 경기미에 밀린다"며 "전라도는 물론 경기도 쌀까지 쌀값을 대폭 인하하는데 토토미만 수매가를 고수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수매가격이 대폭 내려가자 농민들은 시름에 빠졌다. 벼 생산에 필요한 자재나 비료 값은 오르는데 소득은 오히려 감소해 생계유지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쌀 생산농 평균 총수입은 한해 1천66만원으로 전국 8개 광역자치단체 중 경남(1천30만원) 다음으로 낮아 더욱더 뼈져리게 다가오고 있다.

쌀전업농원주시연합회 김인식 회장은 "호남지역의 저가미 공세로 전국 쌀값이 하락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농민들이 먹고살아야 할 최소한의 터전은 마련해줘야 한다"며 "정부가 공공비축미 물량을 늘린다고 하는데 더 늘려야 하며, 지역농협들은 농민들 사정을 고려해 쌀 수매가 하락폭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농협들은 11월 말 시중 쌀값과 수매가 차이를 고려해 수매가 조정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벼 수매가로 농협들이 매년 적자를 보는 구조에서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