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나눠 쓰는 것이야 말로 평범한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나눔' 이다. 우리 사회에 나눠 쓰고, 다시 쓰는 것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갔으면 좋겠다." 이해섭(51, 원인동) 씨는 지난 9일 아름다운가게 원주무실점 개점식에서 '최다 횟수 기증자'로 감사패를 받았다.

정작 이 씨 본인은 물품 기증이 습관이 된 일이라 얼마나 자주였을지,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씨가 지난 2008년부터 7년 간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한 물품은 55회, 1천300여점으로 1톤 트럭을 꽉 채우고도 남을 양이다.

이 씨가 기증한 물건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 요긴하게 쓰이고 있을 것이며, 그 수익금은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데 사용됐다.

이 씨는 과거 집 근처에 영리를 목적으로 재사용 물품을 판매하는 가게에 옷가지와 가방 등 물품을 가져다주면서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됐다.

이후 동네 상점이 문을 닫은 뒤 아름다운가게를 알게 됐고, 수익금이 좋은 일에 쓰인다는 사실에 더욱 열심히 물품 기증에 참여하게 됐다.

이 씨는 "금방 자라는 아이들의 옷과 장남감은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데다 쓸 만한 것들이라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주변에 이사하는 이웃이 있으면 찾아가서 쓰지 않을 물건을 얻어왔고, 길을 가다가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내놓은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되살림 작업을 하는 것을 잘 몰랐을 때는 직접 세탁하거나 깨끗이 닦고, 수선해 물품을 기증했을 정도다.

이 씨의 이러한 생활습관을 가족들도 닮아 전에는 귀찮아하던 남편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초등학생 두 자녀도 이 씨 만큼이나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이 씨는 덕분에 아이들이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것을 배우게 된 것이 고맙다고 말한다.

이 씨는 "모아둔 물건을 수거해 가시는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며 "시민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그냥 버리지 말고 함께 나눠쓰므로써 자원도 아끼고 뜻 깊은 일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물품을 기부뿐만 아니라 재사용 물품 구매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