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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올해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일반 병·의원으로 확대한 가운데 원주시보건소가 전면 병·의원 위탁운영을 결정해 읍면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농촌에는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 외에 일반 병·의원이 없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보건소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운영하며 날짜에 맞춰 보건소를 방문해야 하고 이용자가 몰려 장시간 대기해야하는 등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올해부터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 예방접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덕분에 오는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노인들이 평소 다니던 단골 병·의원을 편한 날짜에 방문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보건소 담당 공무원들의 경우에도 예방접종 기간 다른 업무처리가 어려울 만큼 예방접종에만 매달려야 했기에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정부가 병·의원 위탁으로 확대한 방침은 장점이 많지만 원주시보건소가 노인 예방접종 전체를 병·의원으로 돌리겠다는 결정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소의 경우 시내 지역에 위치해 있어 보건소를 방문하던 노인들이라면 주변 병·의원을 찾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병·의원이 거의 없는 읍면지역 노인들의 경우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흥업면 이장협의회 월례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민들은 "흥업면은 그나마 시내가 가까워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다른 읍면지역은 불편이 클 것"이라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에서 예방접종을 계속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론면이나 신림면, 귀래면 등 대부분 농촌 지역에 병·의원이 없어 주민들 중에도 특히 노인들은 보건소와 보건진료소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는 마을 사랑방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노인들의 건강상태도 점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원주지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4만292명이며, 그중 1만1천279명이 읍면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농촌지역 노인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는 지난 3일 "대상자 불편을 해소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병·의원과 예방접종을 병행하도록 권장한 것이지 예방접종 전체를 병·의원으로 이관하라는 방침은 아니다"라며 "병·의원이 없는 농촌지역은 오히려 대상자를 더욱 불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건지소 또는 보건진료소에서 예방접종을 계속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으나 많은 지역이 보건소와 병·의원 예방접종을 병행하는 형태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간 위탁을 병행하므로 보건소는 취약계층 및 장애인 등 일반노인 외 대상자에게 보다 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예방접종 기간 중 소진 시까지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지만 올해 백신 생산이 지난해보다 10% 늘어남에 따라 충분한 백신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무료 예방접종 기관의 확대로 약 59% 미만에 그쳤던 노년층 인플루엔자 접종률을 8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인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만성질환이 악화되기 쉽고, 입원율 및 사망률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유병률을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국적으로 1만5천300여 곳 병·의원에서 실시될 예정으로 원주는 지난주까지 90여 곳의 병·의원이 지정기관 신청을 완료했다.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자체는 이번 주부터 보건소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 전화안내 등으로 이달 말까지 무료 예방접종이 가능한 병·의원을 안내할 방침이다. 또한 첫 시행되는 만큼 문제점 및 보완점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백신관리를 비롯해 접종행위, 예진 등에 대한 행위료로 예방접종 한 건당 1만2천150원을 국가가 병·의원에 지급해 전체예산이 크게 증액될 전망이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