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치악무대가 지난 30일까지 중앙청소년문화의집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 연극 '죽기살기'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신부와 스님, 전직 술집마담, 그리고 경찰이 그들이다. 이중 인정 넘치는 스님인 덕포 역할을 맡아 열연한 장학철(34) 씨는 이색 경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장 씨의 무대 경력은 올해 4년째에 접어든다. 치악무대를 만나기 전까지는 학창시절 교내 축제에서 친구들과 코미디 흉내를 낸 것이 연기경력의 전부다.

고교 중퇴와 검정고시를 거쳐 음식점 아르바이트, 조선소 근로자, 중고자동차 딜러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장 씨의 젊은 시절은 방황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2012년 우연히 접한 직장인 연극교실이 연극과 인연의 시작이다. 연극교실에서 연기의 기초를 닦고, '연극 저무는 천년, 새로운 시작'에서 주민 배우로 참여해 첫 무대에 섰다.

장 씨는 "나를 다잡을 동기나 활력소가 필요했고, 그 때 만난 것이 연극이었다"며 "다른 캐릭터를 빌어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 때부터 중고자동차 영업을 병행하면서 작은 단역을 맡더라도 늦은 시간까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해 '너무 아픈 사랑을'에서는 자신과 180도 다른 캐릭터인 충식을 소화하면서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연극을 할 때 너무나 즐겁고 행복해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그는 지난달부터 전업 배우를 선언했다. 연극을 전공하거나 오랜 경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극이 좋고 연기를 할 때 열정적인 자신의 모습이 좋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 경험을 했지만 이전에는 단 한번도 즐겁다거나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며 "이제야 방황을 끝내고 내 자리를 찾은 것 같다"는 게 장 씨의 설명이다.   

앞으로 장 씨의 목표는 진짜 프로다운 프로배우가 되는 것이다. "내 연기가 빛을 볼 수 있을지, 또 연극으로 먹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고 밝힌 장 씨는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진심을 꺼내 말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