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원주시와 기업이전 협약을 체결한 수도권 기업은 전무하다.

작년에는 원주시와 원주기업도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강원지역본부에 원주 이전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았지만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로 궁하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원주시는 2012년 4개사, 2013년 7개사, 2014년 7개사와 기업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투자금액도 연도별로 1천831억원, 920억원, 1천309억원에 달했고 이전 후 종업원 수도 899명, 978명, 863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실적이 하나도 없다. 원주시 관계자는 "경기침체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도권 규제완화 원인이 크다"며 "이전을 준비했던 기업들도 수도권에 남겠다는 분위기인 데다 이전 문의조차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민관합동 회의를 통해 규제완화 과제 153건에 대한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또한 ▷수도권 유턴기업에 대한 재정지원 허용 ▷항만 및 공항 배후지 개발 제한 완화 ▷자연보전권역(그린벨트) 내 공장 신·증설 규제완화 ▷경제자유구역 내 공장총량제 배제 등 지방이 우려하는 4건의 핵심 규제완화 요소도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5개월 후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그린벨트 해제 면적을 확대하고, 소규모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할 것이란 정책을 발표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제1차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공장 신·증설과 인허가 규제를 해제하는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을 확정짓기도 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에 지역경제계는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A 기업 관계자는 "2011년 수도권 인접지역 편입, 정부 지원우대지역 선정, 수도권 규제완화 정부정책에 따라 지역경제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며 "정부는 경기 회복 지연, 청년 고용 감소 등의 이유로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 중이지만 지방은 규제완화로 인해 일자리는커녕 투자의지도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투자가 감소하면 일자리 창출도 줄어들 것"이라며 "수도권 전철이 연장되고 제2영동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취업 등의 이유로 수도권 빨대효과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강원발전연구원은 지방이 우려하는 핵심 규제 4건이 완화되면 이에 따른 도내 피해액이 최대 5천271억원에 달하고, 고용은 3천479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