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다이수 해직근로자들.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하지만 밀린 임금을 받거나 복직은 힘들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토다이수 해직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2011년 회사 측의 압박으로 근로자들이 부당해고 됐음을 대법원이 공식 인정한 것이다.

지난 13일 대법원은 회사 측이 상고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심리불속행 기각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기각이란 원고인 회사 측이 제시한 상고이유가 상고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돼 더 이상 심리를 진행하지 않고 기각하는 것을 말한다. 

2011년 토다이수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전체직원 220명 중 200여명에게 명예퇴직서와 사직서를 받았다. 당시 간부들이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고, 명예퇴직서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한 달도 안 돼 79명의 해직자를 선별, 명예퇴직이란 명목으로 이들을 내보냈다.

이에 해고된 79명 중 39명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2012년 중앙노동위원회는 토다이수 근로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판결했다. 사측은 이에 반발해 지방행정법원,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소를 제기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근로자측 소송대리인인 최현희 변호사는 "회사가 직원들을 쉽게 해고하려고 편법을 자행했지만 법원 판결로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라며 "대법원에서 매우 훌륭한 판결을 내렸다"고 평했다.

근로자들은 민사 소송을 통해 부당해고 이후 받지 못했던 임금을 사측에 청구할 예정이다. 39명의 실질임금 총액은 60억여원. 해직근로자 10명 중 7명은 복직을 원하고 있다.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당해 이를 바로잡으려면 최대 5번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 사측과 해직 근로자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갈 때 지방 및 중앙노동위원회, 행정법원,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재판이 이어질 수 있다.

토다이수 해고 근로자들의 사례가 그렇다. 법정 소송만 해도 3년3개월 걸렸다. 그런데 해직근로자들은 복직은 커녕 밀린 임금도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승소의 의미가 없어질 판이다.

해직근로자 김모 씨는 회사 측이 중앙노동위원회 이행강제금을 내면 경영이 어려워 밀린 임금은 물론 복직도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말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년 부당해고 판결 후 2013년부터 총 4차례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부당해고로 판결됐으니 직원들을 복직시키라는 취지였다. 이행강제금은 12억8천만원이 넘는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행강제금을 받으면 국고로 귀속된다. 때문에 근로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김 씨는 "근로자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서 밀린 임금 먼저 받고 이행강제금은 분납형태로 받으라고 요청했는데 중노위는 답변이 없다"며 "중노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근로자들의 사정은 딱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중앙노동위원회 관계자는 "사측이 중노위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사법기관에 고소하곤 했는데 처벌이 가벼워 이행강제금이란 제도가 생겼다"며 "밀린 임금은 사측과 노동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중앙노동위원회 이행강제금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토다이수에 연락해 사측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노동위원회 이행강제금: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에 따른 원복직 판결이 내려지면 회사 측은 이를 이행해야 한다. 회사 측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중앙노동위원회는 근로자 1인당 최대 2천만원의 이행강제금을 연 2회 사측에 부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