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후손을 찾지 못해 훈장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애국지사가 많아 숙연한 마음을 갖게한다.

김운선(생몰년대 미상) 선생은 1907년 8월 5일 일제가 원주 진위대를 강제 해산하려 하자 원주 진위대 참진 손재규 선생 부대에서 큰 활약을 한 인물이다.

이후에도 호좌의진(湖左義陣)에서 의병장 윤기영, 이강계, 신태식 등과 함께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등을 넘나들며 치열한 의병항쟁을 전개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부는 지난 2005년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지정면 간현리에 거주했던 김원삼(1861~?) 선생은 1919년 4월 8일 마을 사람들을 모아 뒷동산에서 밤늦도록 민족의 독립을 외쳤다.

이후 보안법 위반으로 일경에 체포돼 징역 6월을 복역했다. 선생의 애국혼은 정부가 지난 2007년 대통령표창을 추서하면서 광복 62주년만에 조명됐다.

그러나 김운선 선생과 김원삼 선생에게 포상된 애국장과 대통령표창은 아직까지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직계 후손이나 방계 가족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운선 선생이나 김원삼 선생 같이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지만 훈장이나 표창이 전달되지 못한 독립유공자가 원주에만 여럿이다. 

광복회 원주연합지회와 항일독립운동 원주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1949년부터 지금까지 원주에서 건국훈장과 건국포장, 대통령표창을 받은 애국지사는 모두 54명이다. 이중 1/3이 넘는 20명은 후손을 찾을 수 없어 포상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223명의 독립유공자가 본적 미상, 제적부 소실, 무연고, 기타 등의 이유로 포상이 전달되지 않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원주가 가장 많다.

국가보훈처는 지방보훈청과 지청을 중심으로 자치단체와 각 지역 보훈단체 등의 협조를 구해 독립유공자 후손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

후손을 찾지 못한 독립유공자 대다수가 가족이 없는 혈혈단신이었거나 미혼으로 후손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남북이 분단되면서 가족이 북쪽에 있는 경우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광복회 원주연합지회 홍정희 사무장은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와 그들의 가족 중 아직까지 훈장을 받지 못한 분들이 많다"며 "독립유공자들과 후손들이 나라를 지킨 명예와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백방으로 후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독립유공자 중 후손이 없거나 확인되지 않아 훈장을 전수하지 못한 명단을 공훈전자사료관 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명단에 등록된 독립유공자 후손의 경우 제적부, 족보 등 관련서류를 갖춰 후손 신청을 할 수 있으며, 후손 등록 후 훈장을 전수받게 된다.

▷문의: 1577-0606(국가보훈처)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