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지난 2010년 교육부의 상지대 이사 선임 처분과 관련해 상지대 교수협의회 및 총학생회 등 구성원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법률상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달 23일 상지대 교수협의회 및 총학생회 등 구성원이 2010년 교육부를 상대로 낸 '상지학원 이사 선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하며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대법원은 "구 사립학교법령 및 상지학원 정관 규정은 헌법이 정한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의 학교 운영참여권을 구체화해 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해석 된다"면서 "그러므로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가 이사선임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방이사에 관한 구 사립학교법 및 상지학원 정관 규정은 헌법이 정한 교육의 자주성과 대학의 자율성에 근거한 규정"이라면서 "그것은 궁극적으로 교육받을 권리나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능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교수협의회 및 총학생회가 소송에 대한 청구권을 가질 수 있다고 인정한 첫 사례에 해당돼 주목된다. 그러나 대법원은 개방이사추천위원회와 대학노조 상지대지부에 대해서는 당사자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원심과 같이 각하했다.

앞서 상지학원은 지난 1993년 김문기 당시 이사장이 공금횡령 및 부정입학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후 임시이사체제로 운영 돼 오다 지난 2008년 교육부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심의를 거쳐 임시이사 1명을 포함해 정식이사 9명을 선임토록 했다.

이사진은 김문기 측 추천이사 4명, 교육부 및 구성원 추천이사 4명, 임시이사 1명으로 구성됐고, 교수협의회 및 총학생회는 "비리재단 길 터주기"라며 교육부에 일방적인 이사 선임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에서는 "학생 및 교수가 학교법인 운영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며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현재 임시이사 파견 뒤 구 재단의 복귀로 갈등을 겪고 있는 타 사립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학교 구성원들이 구 재단을 막아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대위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학과 교육이 갖는 의미에 대해 짚어낸 새로운 판결"이라며 "판결 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국회에서 토론회를 갖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