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구동 자율방범대와 불법광고물 수거 중인 대성포돌이 학생들.

자율방범대와 경찰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의 교류가 눈길을 끌고 있다. 단구동 자율방범대(대장: 원태식)와 대성고등학교 방범동아리 '대성포돌이(회장: 김재호)'가 세대를 초월한 방범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단구동 자율방범대와 대성포돌이는 지난 2013년 자매결연을 맺고 올해로 3년째 합동순찰, 환경정화, 산불조심 캠페인, 불법·음란광고물 수거, 단관지구대 견학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여름방학에는 청소년 명예자율방범대 활동 일환으로 경찰서 종합상황실 견학, 응급처치 교육 등을 실시했다. 단구동 자율방범대는 50여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자영업자, 공무원, 회사원, 군인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서 사회적 경험까지 일깨워주고 있다. 

이러한 교류는 전민구 지도교사와 단구동 자율방범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과거 단구동 한일아파트에 살면서 청년회 활동을 하던 전 교사는 한일아파트 자체 방범대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이 방범대원들 중 상당수가 단구동 자율방범대이었기에 친분이 깊었다.

또한 평소 교내에서 경찰을 꿈꾸거나 경찰행정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알게 되었는데 단구동 자율방범대가 학생들을 지도하면 꿈을 이루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교류활동을 제안하게 됐다.

전 교사는 "학생들의 진로를 위해 단구동 자율방범대와의 결연을 구상했는데 대원들이 흔쾌히 받아주셔서 무척 고마웠다"고 말했다.

대성포돌이는 3학년 3명, 1·2학년 7명 등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생들은 매월 둘째·넷째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단구동 자율방범대 초소를 찾아가 대원들과 함께 순찰에 나서고 있다.

비정기적이긴 하지만 주말에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학생들과 방범대원과 동행하는 시간은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밤9시부터 11시 사이이다. 진정 경찰이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아니라면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도 학부모 동의 여부와 학생 의지에 따라 회원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방범대원들도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순찰을 하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학생들의 접근을 제일 먼저 차단하며, 순찰이 끝나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있다. 
학생들의 아버지 역할도 자처한다.

한창 배고플 나이인 학생들을 위해 때마다 식사나 야식을 제공하며, 대원들의 부인 모임인 '방사모' 역시 행사가 있을 때 학생들을 먼저 챙긴다. 무술교육도 한창이다.

경찰이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 무술실력을 갖춰야 하는데 태권도, 합기도 체육관을 운영 중인 대원 2명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한 오는 9월 24일 대성고가 학습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해마다 진행하는 야간행군을 할 계획인데 단구동 자율방범대원들이 행군 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통지도를 약속했다.

전 교사는 "방범대원들이 학생들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는데 애정을 쏟아주고 있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학생들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꿈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태식 단구동 자율방범대장은 "어린 나이에 고생을 자처하면서도 뜻을 이루려 하는 학생들이 대견하다"며 "우리 대원들이 힘을 합쳐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