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지방자치 20년 되는 해다. 지방의회는 1991년에 먼저 설립되어 내년이 25주년이다. 이미 성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에서 직접 체감할 만큼 지방자치가 우리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찰자치는 광역 시도를 중심으로 실행할 것인가 아니면 기초자치 단위를 중심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을 일으키다 아직도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자치는 더 심각하다. 최근 무상급식비를 두고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교육계의 고질적인 이기주의적 행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학령아동수는 반토막이 나고 있는데 교육예산을 확대 증액시키려는 교육계의 정치권에 대한 압박과 보신주의가 교육자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교육계의 교육자치 반대논리는 현재의 국가 공무원이 더 좋고 지방 공무원 되기는 싫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설립되고 단체장을 직선하는 기관대립형으로 지방자치가 20년 동안 진행되어 왔다. 결과적으로 선거 때만 반짝하는 지방자치가 실제 우리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줄 만큼 변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장 선출직 공무원들을 위한 지방자치가 진행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짧은 자치역사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측면은 지역주민들이 지역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5천년 역사상 주종적인 관민관계에서 주민을 고객으로 유권자로 협력자로 그리고 주인으로 그 위상과 역할을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원주는 지방자치 20년간 중앙고속도로 개통, 복선전철계획 등 광역교통체계의 개선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혁신도시, 기업도시가 유치되어 인구가 늘어나는 다른 지역이 부러워하는 도시로 발전되고 있다. 그렇지만 도농복합시로서 농촌지역의 문제, 원도심지 위축 등 해결해야할 난제들도 많다. 

무엇보다도 현 지방자치 운영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 부족과 무관심이다. 지방자치가 보다 더 발전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가 지역사회에 미친 변화를 주민들이 정확하게 인식하고 지지할 때 비로소 지방자치가 지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다.

선출직 정치인들만을 위한 지방자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읍면동별 마을단위별 지역대표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이들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는 창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제안제도 등이 활성화되어 실질적인 주민참여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대안이 읍면동별 주민자치회 활성화다. 이미 2013년도부터 시작하여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그렇지만 법제도적인 이유를 들어 협력형 주민자치회를 시범실시하면서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와 차별성이 없는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개선방안을 건의(강원발전연구원 정책메모 8월)하여 금번 6월 초 개선안이 발표되었다.

주요내용은 지역주민 중심의 근린자치를 활성화하고 행정과 주민 간 협력을 통한 행정서비스를 개선하여 지역공동체 의식 및 민주적 참여의식을 고양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읍면동 단위의 주민으로 구성되는 주민자치회를 설치, 운영하고 특별한 경우 읍면동 단위의 주민자치회 분회 설치도 가능하게 되어 있다. 지역주민의 자발적, 적극적 참여를 통한 주거단위의 근린자치를 활성화하고 지역공동체 형성, 행정지원기능, 기타 수익사업 등 주민자치회의 기능을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주민자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특히 지역별 특성 등을 고려, 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법률로 주민자치회의 기능과 권한 등 기본적 사항을 규정하고 구체적 내용은 조례에 위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연합조직을 시·도와  시·군·구 단위로 두어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주민자치회는 법인격 없는 사단으로 하되, 시범운영 및  실시과정 등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실제 국회와 정부부처, 지자체와의 공청회 의견수렴과정에서 변화가 있겠지만 현재 발표된 주민자치회 내용은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를 활성화하는데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원 강원발전연구원 지역사회실 실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