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추어탕은 고추장으로 국물 맛을 내는 원주식 추어탕, 된장과 우거지를 기본으로 하는 남원식 추어탕으로 구분한다. 전국적으로 원주 추어탕 간판을 달고 있는 식당이 맛집으로 눈에 띄는 것을 보면, 원주는 충분히 추어탕의 원조격이라 할 만큼 전통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향토음식인 원주 추어탕이 원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한의서 '본초강목'에 보면 "미꾸라지는 속을 덥게하고 원기를 돋우며 술을 깨게 한다"고 전한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제격이며, 가을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로 끓인 추어탕은 추운 겨울을 대비해 몸을 따뜻하게 보하는 데도 최고의 음식이다. 

본지는 원주 추어탕 활성화 차원에서 원주에서 입소문 자자한 추어탕 맛집을 소개한다. 이곳에 소개된 원주 추어탕 맛집은 원주투데이가 운영하는 SNS 페북원주(페이스북)를 통해 추천 받은후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5곳을 선정했다. 단 개인적인 입맛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원주복추어탕 

원주 추어탕의 원조격인 개운동 원주고 앞 원주 복추어탕(대표: 이복순)은 51년 전통을 자랑하는 추어탕 대표 맛집으로, 주인이 직접 담근 10년 묵은 고추장으로 국물 맛을 낸다. 간수를 뺀 소금과 메주를 많이 사용하는 추어탕용 고추장을 매년 담가 저장해 놓고 사용하며, 원주 복추어탕으로 이름을 달고 영업하는 전국의 추어탕 집에 고추장을 공급하고 있다. 

서울, 대전, 김포, 대구 등에서 원주 복추어탕집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동안 22회에 걸쳐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원주 추어탕 전통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이다. 조그만 가마솥에 고추장 양념과 감자, 부추, 파, 버섯, 미나리 등 각종 신선한 채소를 넣고 미꾸라지와 함께 끓이는데 빨간 국물과 알싸한 냄새가 미각을 자극한다. 

갈추어탕과 통추어탕은 끓이는 방식이 조금 다른데, 갈추어탕은 처음부터 채소와 미꾸라지 등 각종 재료를 함께 넣고 끓이지만 통추어탕은 국물을 먼저 팔팔 끓인 뒤 채소와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넣고 마지막으로 계란, 미나리 등을 넣어 마무리 한다. 

양지머리를 추가해서 끓이는 치악산한우추어탕이 별도로 준비돼 있어 고기육수의 부드러운 국물을 선호하는 손님에게 안성맞춤이다. 
▷문의: 763-7989  

장터 추어탕 

신문과 방송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장터추어탕(대표: 박용규)'이 올 해로 37년째가 됐다. 그 사이 서울을 비롯한 타 도시에서 기술을 전수해 여러군데 분점을 내기도 했다.

문막읍 5일장이 열리는 장터에 가면 화원처럼 많은 화초가 가게 앞을 장식하고,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 식당을 만날 수 있다. 겉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뒤쪽으로 돌면 몇 개의 방이 더 나오고 심지어 조그만 정자도 놓여 있다.

강릉이 고향인 박 대표는 40년 전 원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는데 "우연히 내장탕 집을 하게 됐고, 앞으로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동의보감을 찾아보던 중 미꾸라지가 건강에 무척 좋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때부터 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추어탕 끓이는 법을 터득했다. 이집 추어탕에는 버섯을 비롯한 채소 등 미꾸라지 외에도 20가지가 넘게 재료가 들어간다.

끓인 추어탕을 냄비에 담고 수제비 반죽과 부추, 당근을 충분히 얹어 시각적인 효과까지 연출했다. 끓기 시작하면 부추와 당근을 탕과 함께 먹을 수 있어 샤브샤브를 먹는 느낌이다. 쫀득하면서 아삭한 깍두기와 추어탕이 잘 어울린다. 메뉴는 갈아 만든 추어탕과 통추어탕 두 가지로 각각 9천원이며, 4명이 먹을 수 있는 추어튀김은 2만원. ▷문의: 735-2025

원조 남원추어탕 

전통 보양식 남원추어탕의 깊은 맛을 잘 살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단구동 원조 남원추어탕(대표: 장학종). 남원보다 더 맛있게 남원식 추어탕을 먹을 수 있는 추어탕 맛집.

대부분 원주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야채와 같이 넣어서 끓이는 방식이지만, 특이하게 껍질을 벗긴 들깨가루로 육수를 내어 열무 우거지와 숙성된장으로 국물맛을 낸 이집은 24시간 숙성과정을 거쳐 깊고 진한 맛의 추어탕을 만들어 낸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갈아서 추어탕을 만드는 일반적인 추어탕과는 달리 찐 미꾸라지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뼈를 발려내어 살만으로 추어탕을 끓이는데 뼈가 씹히지 않아 부드러운 맛을 낸다.

24시간 숙성된 추어탕은 뚝배기나 전골냄비에 담아 다시 끓여 먹는데 잡내가 나지 않고 수차례 국을 끓였을 때 맛 볼 수 있는 달고 진한 맛을 낸다. 부추를 얹고 향긋한 초피가루를 뿌려 밥 한그릇을 말아 먹으면 여름철 무더위도 끄떡없다.

장 대표는 "열무우거지 작업부터 미꾸라지 살을 발라내는 것까지 추어탕을 끓이는데 손이 많이 가지만, 정성이 담겨있는 음식은 손님이 더 잘 알기 때문에 맛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정직하게 요리한다"고 말했다.

깻잎을 말아 튀긴 추어튀김과 미꾸라지를 들기름에 볶아 양념 후 야채랑 같이 쪄서먹는 숙회, 추어만두, 추어 탕수육 등 다른집에서는 맛볼수 없는 메뉴도 있어 손님들에게 더욱 인기가 있다. ▷문의: 763-1818    

김가네 원주추어탕 

미니 가마솥에서 보글보글 끓으며 고소한 향을 풍기는 추어탕. 수제비 반죽을 떼어 넣어 한 번 더 끓인 다음 쫄깃한 수제비 건져먹는 재미가 쏠쏠한 이곳 '김가네 원주추어탕(대표: 김옥희)'은 비수기가 없다.

추어탕 특유의 구수함과 부추와 미나리가 썩 잘 어우러진다. 김 대표는 "국물 맛을 좌우하는 육수를 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는데 추어 자체의 맛을 살리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뼈째 갈아낸 추어 육수를 사용해 구수하면서 걸죽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따끈따끈한 돌솥 밥과 정갈한 밑반찬 때문에 한결 상차림이 돋보인다. 물론 시간에 쫓기는 사람이나 뜨거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은 공기밥을 주문해도 된다.

'따로따로 반반' 추어탕은 갈아서 만든 추어탕과 통째 끓인 추어탕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다. 분리형 냄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식성에 따라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은 얼큰이 추어탕을, 야채와 함께 매콤하게 볶아서 먹는 숙회도 별미다. 바삭하게 튀긴 미꾸라지 튀김은 고소해서 아이들도 좋아 한다. '갈 추어탕 기본'은 조리하지 않은 상태로 포장이 가능하다. 메뉴는 추어탕(통·갈·돌솥밥 9천원), 얼큰이추어탕(1만원), 숙회(3만원), 튀김(1만원) 등. ▷문의: 763-9003 

시골 할머니 추어탕 

시골할머니추어탕(대표: 이용진)은 40년 전통의 강릉식 추어탕을 선보인다. 고추장으로 국물맛을 내며 다른 양념은 들어가지 않는다. 기본양념인 마늘, 생강 등도 넣지 않는다. 이 집의 추어탕을 처음 맛본 사람들은 육개장이나 매운탕 맛과 비슷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대파와 고사리, 버섯 등을 넣고 계란을 풀어 끓여내는 것이 육개장이나 매운탕 끓이는 방식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꾸라지와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장맛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시골할머니추어탕만의 비법이다. 

이 대표는 "추어탕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나 어린아이들도 우리집 추어탕은 잘 먹는다"며 "육개장이나 매운탕 같은 맛이 집에서 끓이는 가정식 조리법으로 손님들 입맛에 편안하게 다가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년에 두차례 강릉에서 고추장을 담그는데 정선 태양초를 기본으로 하여 찹쌀로 떡을 만들어 섞어 사용한다. 6년 숙성된 고추장과 2년 숙성된 고추장을 적정비율로 섞는데, 이 대표 어머니가 80세 인데 아직도 직접 장을 담가 40년 손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마솥 감자밥과 새콤달콤 부추무침이 추어탕과 잘 어우러져 입맛을 살린다. 강릉과 동해에 각각 1호점과 3호점이 있다.

▷문의: 763-7337

심세현 기자  shimse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