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교차로는 일반 신호교차로와 달리 신호체계 대신 원형 교통섬을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교차로를 통과하는 선진형 교통시설이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회전교차로의 설치가 본격화 됐고, 2010년을 기준으로 프랑스는 3만개 이상 회전교차로를 운영하고 있다. 회전교차로 도입이 늦은 미국도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회전교차로를 설치해 2011년 3천개를 넘었다.

한국에는 1990년대 회전교차로가 소개됐고, 200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설치됐다. 이후 2009년부터 교통운영체계선진화 사업 일환으로 적극 추진하게 돼 2009년 100여개였던 회전교차로가 2013년 말 364개소로 늘었다. 정부는 2022년까지 1천592개소의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회전교차로 설치하면 교통사고 줄어든다

회전교차로는 신호등이 없어 신호대기에 따른 불필요한 지체시간을 감소시키고 통행우선권이 확립되지 않은 무신호교차로나 진입속도가 빠른 교차로에 설치하면 교통섬을 통과하며 통행 속도가 줄어 교통사고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3월 한국교통연구원과 함께 일반교차로를 회전교차로로 개선한 지역에 대해 설치 전·후 자료를 비교한 자료를 발표했다. 안행부에 따르면 회전교차로 설치 이전인 2009~2010년 교차로 연평균 교통사고발생건수는 93건이었다.

그러나 설치 이후인 2012년에는 평균 4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49.5%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부상자는 91명에서 46명으로 줄었으며, 사망자는 2명에서 1명으로 감소했다. 회전교차로 설치 이전 신호대기 속도를 포함해 개선 후에 20.3% 통행속도가 향상됐고, 통행 시간도 3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앞서 회전교차로를 설치해온 국가들은 안행부 조사보다 훨씬 높은 교통사고 감소율과 사망·부상자 감소율을 보였다.

프랑스의 경우 1986년 83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의 사고감소와 88% 사망자 감소, 82%의 부상자 감소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1992년 네덜란드는 사고건수 51%감소와 부상자 감소 72% 등의 효과를 냈다.

한국도로학회 논문집 제15권에 수록된 사전·사후 비교분석을 통한 회전교차로 도입 효과분석 논문(2013)에 따르면 교통사고 절감 원인으로 낮은 통과속도를 꼽았다.

또한 4지교차로를 예를 들면, 신호교차로에서 자동자 간 상충 가능 횟수는 32개 지점이지만, 원형교차로의 경우 8개 지점에 불과해 차량 충돌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차대차 사고에서 대형사고로 번지는 교차 상충 횟수는 신호교차로가 16개 지점인데 비해 회전교차로는 교차 상충 횟수 지점이 없다. 자동차와 보행자 간 충돌 횟수도 16개 지점에서 8개 지점으로 줄어든다.

또한 안행부는 통행시간절감에 따라 연간 1억8천만원, 운행절감비용 1천800만원, 대기오염절감비용 700만원, 교통사고절감에 따른 편익 2천500만원, 신호등 설치비용 절약 7천300만원 등 회전교차로 1개소 당 연간 3억4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회전교차로가 어려운 이유

이 같이 장점에도 불구하고 회전교차로도 문제는 있다.

대한토목학회 논문집 34호에 수록된 회전교차로 주행만족도 및 안정성 평가 논문(2014)에서는 2000년대 후반 회전교차로 도입의 본격화에 따라 공학적 분석을 통한 효과성 연구는 진행됐지만 운전자의 특성이나 행태를 고려하거나 회전교차로 주행에 따른 인적 요인은 배재했기 때문에 회전교차로 운행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회전차량 우선과 진입차량 양보를 기반으로 하는 회전교차로에 대해 익숙치 않은 것이 문제다. 차선을 변경하거나 끼어들기를 통해 신호교차로를 통과하던 방식에 익숙한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에 회전교차로에서 혼선을 겪는 것.

또한 저속 통과를 기본으로 하는 회전교차로 운행방식보다, 고속주행으로 통과하는 신호교차로에 더 익숙한 것도 회전교차로 통과에 애로사항이 된다. 때문에 국가 정책적으로 회전교차로 증가에 따른 회전교차로 내의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논문 저자들의 의견이다.

회전차량에 우선하지 않으면 회전교차로는 마비가 올 수 밖에 없다. 중앙교통섬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회전 차량이 진입차량에 막혀 회전을 못하게 되고 진입차량이 계속해서 중앙교통섬에 유입되면 회전교차로에 마비가 올 수 밖에 없다.

회전교차로의 고속 진입 또한 회전교차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회전 차량이 우선이지만 진입 차량의 고속 주행 및 무리한 진입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원주시의 회전교차로

원주에서는 2010년 호저면 북원주 나들목 앞 삼거리에 처음으로 회전교차로가 생겼다. 중앙교통섬을 포함한 분리교통섬 3개소를 조성했으며, 표지병과 시선유도봉, 표지판 등을 설치했다.

2011년에는 무실동 (구) 자연유치원 앞 교차로와 무실주공3·4차 아파트 앞 교차로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했다. 2012년에는 관설동 청솔5차아파트 앞에, 2013년에는 행구동 행구교차로에 회전교차로로 설치했다.

회전교차로에서는 양보 및 저속 진입해야 한다. 북원주 나들목 회전교차로의 경우 중앙교통섬에서 회전이 가능한 차량은 13대 정도다.

북원주 나들목 회전교차로의 경우 중앙교통섬 직경이 23m인데, 지난해까지 조성이 완료된 5개 회전교차로 중 행구동 회전교차로 중앙교통섬이 직경 35m로 가장 크고, 관설동 회전교차로 중앙교통섬 직경은 19m, 무실동 회전교차로 중앙교통섬 직경은 각각 12m, 8m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중앙교통섬이 가장 큰 행구동 회전교차로도 20대를 소화하기 어렵고, 무실동 회전교차로 중 작은 중앙교통섬은 4~5대가 고작이다.

관설동 회전교차로의 경우 3지형태로 조성됐는데, 청솔5차아파트 입구에서 혁신도시로 향하는 방면의 코스에서 중앙교통섬의 곡률이 매우 낮게 설치돼 노면 상 직진에 가깝다. 신호등이 없었던 T자형 교차로였던 만큼 고속 진입에 대한 우려로 회전교차로 진입 직전에 과속방지턱이 설치돼야 했다.

올해 설치 중인 호저교차로 역시 북원주 나들목 방면에서 주행하다보면 직진에 가깝다. 중앙교통섬이 마을쪽 도로에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곡률이 낮다. 곡률을 높이려면 반대쪽에 중앙교통섬을 조성했어야 하지만 주산리 원주천 둔치 일부를 성토한 후 공사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낭비 우려가 있다. 이에 원주시는 고속 진입을 막기 위해 안전구역까지 과속방지턱을 확대하고 유도봉을 설치할 계획이이라고 밝혔다.
　
조성중인 회전교차로

원동 다박골사거리는 신호등을 점멸하며 운영하던 교차로였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방면 차량과 로데오거리, 원주문화원 방면 차량이 뒤엉켜 신호등을 작동시킬 수 없는 대표적인 교차로였다. 이에 원주시는 올해 2억3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다박골사거리와 호저삼거리에 회전교차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박골 회전교차로 공사가 중지됐다. 중앙교통섬 내접원 직경이 작아 버스가 회전할 때 불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원주시는 내접원 직경을 19m에서 22m로 확장하기로 했으며 전신주와 소화전, 가로등, CCTV를 이설할 계획이다.

이달 말 까지 이설이 완료되면 내달 말 다박골 회전교차로가 완공될 예정이다. 호저삼거리 회전교차로는 현재 90%의 공정률로, 내달 마무리 될 전망이다. 원주시는 내년에도 단구동 근린공원 앞 교차로 2개소를 회전교차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

이민성 기자  sungnews@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