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원주중 앞에서 사고가 난 21번 버스. 경찰은 졸음운전을 사고원인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사진제공: 원주소방서)

지난 22일 낮12시30분 경 신림방면으로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원주중학교 맞은편 정류장의 전신주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운전자 이모(52) 씨가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이 사고로 승객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시내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3월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송파구 시내버스 질주 사고도 졸음운전이 원인으로 지목됐고, 지난 6월에는 대전에서 시내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전신주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버스 교통사고 운전자 200여명을 심층면접 조사한 결과 안전불이행 등 인적요인이 60%를 차지했으며 이중 졸음운전이 26.6%로 조사됐다. 졸음운전 원인으로는 피로누적이 76%라고 답변했고, 14%는 식곤증이라고 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21번 시내버스는 소초면 장양리 공용정류장에서 신림면 용암리를 지나 제천 경계까지 운행하는 버스였다. 1회 평균 운행시간은 60분 정도이며, 하루 18회 운행하고 있다.

버스기사 A 씨는 "버스는 매일 로테이션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일 평균 근무시간을 말할 순 없지만, 심할 때는 새벽5시 출근해 밤12시 퇴근한다"고 말했다. 새벽5시 운행을 위해 1시간 전에 기상하고, 자정에 퇴근 후 잠자리에 들면 새벽1시가 넘는다.

막차 운행을 마친 뒤 다음날 운행을 위해 CNG 충전을 하는데, 충전소가 1개여서 대기시간도 발생한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로테이션 운행을 하다보면 수면시간이 4시간도 안되는 상태에서 15시간 이상 버스를 운행하는 실정이다. A 씨는 "버스기사가 많으면 피로누적을 막기 위해 서울처럼 1일 2교대를 할 텐데, 원주는 복격일제(2일 근무 1일 휴무)가 기본"이라며 "복격일제가 지켜지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버스기사 B 씨는 배차시간을 지적했다. 그는 "어떤 노선을 운행할 땐 종점에서 30분정도 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태반"이라며 "일부 노선은 개운동에 버스부가 있었을 당시 만든 노선운행 시간표에 따라 운행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10월 경 전면적인 버스노선 개편안에 대한 용역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원주시에 따르면 심의를 거쳐 본격적으로 버스노선이 개편되는 것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버스노선 개편으로 버스기사들은 구시대적 버스노선에 대한 개편 및 버스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