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점형 초등영어교실을 운영중인 태장초등학교 수업 모습.

원주시 교육경비 보조사업이 교육 경쟁력 제고와 지역인재 육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경비보조금 투입비율과 총액이 도내에서는 가장 많고, 지원 대상사업도 다양해 공교육 활성화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교육경비는 지자체 예산 중 일부를 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원주시 올해 교육경비보조금은 전체예산의 2.06%인 122억원으로 도내에서 가장 많다. 원주시는 10년 전만 해도 도내에서 교육경비보조금액이 최하위였지만 2009년 조례를 제정하며 세수입의 5%를 지원하도록 상향조정했고, 2010년에는 10%를 지원하도록 조례를 개정하면서 교육경비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도시가 됐다. 지난해 도내 지자체 교육경비 투자비율은 원주시가 2.06% 가장 높고, 속초시 1.91%, 횡성군 1.53%, 강릉시 1.47%로 뒤를 이었다.

또한 원주시는 지난해부터 교육경비 보조사업 대상을 시설개선보다 공교육 강화와 지역인재 육성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확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올해 집행되는 46개 교육경비 보조사업 중 시설개선사업은 매지초교 다목적실, 교학초교 급식소 신축 등 7개사업에 18억원 뿐이다.

나머지 예산은 교육환경개선사업 8억원, 교육복지 22억원, 지역특화교육 15억원, 지역인재육성 11억원, 공교육경쟁력강화 23억원, 유보액 22억원에 집중돼 있다. 이는 원주에서 성장하는 학생들이 타도시 학생들에 비해 교육환경이 좋고, 교육혜택 또한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삶의 질 향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육경비보조금 연간혜택 1인당 24만원

원주시는 도내에서 교육경비보조금을 가장 많이 투입하는 도시다. 교육경비보조금이 122억원에 달하다 보니 교육경비에 대한 효율적 관리 및 사용이 필요하게 됐다. 교육부는 지자체마다 교육경비보조금심위의원회를 구성해 교육경비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원주시도 학부모, 교육계,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의원회를 설치해 매년 학교에서 요구하는 항목을 세부항목으로 분류해 심의한다. 하지만 강릉시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방세수입 10%인 12만 86억원의 교육경비보조금을 일괄신청 받아 심의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강릉시 교육경비보조금은 12만 86억원 중 급식비가 2/3에 해당하는 12만 27억원이다"며 "사업선정에 관한 심위의원회 방식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권고사항으로 지적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원주시와 인구가 비슷한 진주시(인구 34만)도 연간 42억원(무상급식 별도) 정도며 2년째 지원금액이 동결돼 학생 1인당 교육경비보조금 지원 혜택은 8만원이다. 원주시는 학생 1인당 24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 또한 지원사업 내용도 시설현대화 사업에 집중돼 있다. 이에 반해 원주시는 시설현대화 사업지원은 어느 정도 마무리돼, 공교육 강화를 위한 인재육성 및 특화 프로그램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지원 등 공교육 활성화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 강화를 위한 방과후학교 운영에도 원주시는 교육경비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동지역방과후학교 운영(39개교)에 8억원, 농산어촌방과후학교 운영(36개교)에 3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예산이 동지역보다 농산촌이 적은 이유는 학생 수에 비례하기 때문. 방과후 학교는 방송 댄스, 축구, 태권도, 독해논술, 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운영된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20개교에 학생들의 문화활동 지원과 심리정서 프로그램을 제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4억3천만원이 투입되는 초등영어체험교실은 원주에서도 질 높은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예산의 효율적 분배를 위해 거점형 4개교와 단위형 17개교를 선정해 읍·면지역 학생들도 수준 높은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거점형에는 맞춤형 영어교육시스템과 원어민강사가 배치되고 단위형 학교들이 수업에 참가하는 형태다. 2012년까지 시설구축을 위해 21개교에 7억원이 투입됐고 지난해 4억원이 투입됐다.
　
인재육성 Dream 프로젝트, 성공사례

미래인재 육성 Dream 프로젝트는 강원도교육청이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해 도내 타 지자체로 확신시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원주교육지원청이 지역학생들을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창안한 프로그램으로 ▷자기주도 학습력 신장 ▷진로탐색 호연지기 ▷인성 강화 ▷창의적 체험활동 ▷교사 연수 ▷글로벌 인재 육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진로진학상담센터를 설치해 상시적인 상담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입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학생들의 진로지도 강화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어학연수는 올해부터 저소득층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인재에 대한 투자로 원주발전 견인

연례반복사업으로 장학사업도 눈길을 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자치단체장(도지사) 추천 대학진학 사업은 원주출신 학생이 연세대, 관동대, 한림대, 상지대, 경동대, 한중대에 입학하게 되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 37명을 선정해 2년간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4년간 기숙사비를 면제해 준다. 과학영재교육 육성 사업은 강릉원주대 원주캠퍼스 학생들이 혜택을 받는 사업으로 과학영재교육원이 설립된 원주캠퍼스에 한해 교육과 캠프 등을 지원한다.

지난 2011년 조례제정을 통해 시작된 인재육성기금 사업은 지난해부터 매년 5억원씩 교육경비에서 출연하는 사업으로 학업성적과 특정분야 우수 학생(고등학교 1인당 200만원, 대학생 1인당 600만원) 15명을 선발해 장학금이 지급된다.
　
지역 농산물 활용한 학교 급식 지원

원주시는 교육뿐 아니라 학교급식도 지원하고 있다. 지역 농가의 소득증대와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함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확대됨에 따라 원주시는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고 관내 113개교(유치원 65개교, 초등학교 49개교, 중학교 22개교)에 대해 식품비, 운영비, 인건비 등 지원 기준을 정했다. 친환경 농산물뿐만 아니라 치악산한우도 공급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치악산한우브랜드육성사업 추진단을 통해 올해 1개교를 제외한 전 학교에 5만㎏의 1등급 이상의 급식용 쇠고기를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 가정 학생을 위해 학교급식 우유도 지원한다. 학생 5천명에게 250일분의 우유를 공급한다. 이 밖에도 올해 신규사업인 학교급식 지원센터는 원주푸드종합센터 2층에 건립될 예정으로 학교급식에 제공되는 식재료 계약·구매, 영양사 교육 등의 학교급식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자급자족의 생산·유통 시스템으로 학교급식에 지역농산물이 95%가량 납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추진되는 사업들

교육환경 변화와 수요에 맞게 교육경비 보조금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46건의 사업 중 연례반복사업 28건, 국도비지원사업 2건, 학교직접사업 8건, 신규교육청사업 4건, 신규 시책사업 4건으로 원주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비는 22억원에 달한다. 신규사업인 매지농악 전승 및 보존을 위한 인력자원 육성사업은 1억원(시비80%, 자부담 20%)이 투입돼 학생들이 매지 전통농악을 체험할 수 있고, 매지농악 보존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매지초등학교와 육민관중, 영서고등학교가 협약을 맺어 매지농악을 보존·전승하게 된다.

지난 2011년부터 진행된 초등사이버스쿨에 이어 올해에는 중등사이버스쿨도 운영된다. 사교육비 절감과 농촌지역의 교육복지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이지만 초등사이버스쿨에 대한 홍보부족과 인지도 저하로 참여율이 저조한 문제를 낳았다. 원주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등사이버스쿨은 참여 학교의 활성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치, 장애아동 방과후교실이 운영된다. 또한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협약을 통해 4개교에 지원된 통학차량을 올해 2개교를 추가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원주교육지원청의 열정도 한 몫

원주시 교육경비보조금은 학생들의 교육의 질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다양한 사업을 통해 원주의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는 장기적으로 지역발전과 지역경쟁력을 제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교육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원주가 타도시에 비해 교육경비지원액이 월등히 높다는 것은 당장은 원주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며, 궁극적으로는 지역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원주교육지원청도 최근 3년 사이 교육경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효율적인 사업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2011년 위탁업체 맡겨 시행하던 교육경비 사업을 지난해부터는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운 사업 개발에도 적극 나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원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자체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애정과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타 교육청에 근무하는 것보다 업무량이 많아 힘들지만 질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