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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원주포럼: 경력단절 여성의 희망을 이야기하다

경력단절여성 80%, 생산직 재취업 이상용 기자l승인201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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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8회 원주포럼이 '경력단절 여성의 희망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지난달 27일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 오른쪽 첫번째가 주제발표를 한 원주여성민우회 정유선 대표.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양상은 M자형 구조를 이룬다. 20대는 높고 30대에는 낮아졌다가 40대에 다시 높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경력단절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 국가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경력단절로 인해 여성들의 노동가치가 저평가돼 취업을 하더라도 고용상태, 임금, 직종 등 모든 면에서 경력단절 이전의 지위보다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결국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복귀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인해 경력단절여성들은 불안정한 취업과 퇴직, 재취업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제48회 원주포럼에서는 '경력단절 여성의 희망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오후2시 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에서 열렸으며, 정유선 원주여성민우회 대표와 강선미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가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토론자로는 김복자 강원도 여성정책특보, 남미희 (주)우덕리서치앤컨설팅 대표이사, 용정순 원주시의원이 참가했다.

원주여성민우회는 관내 구직여성의 경력단절 이유와 재취업에 대한 의식, 직업능력 개발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구직을 원하는 여성 150명과 직업훈련 중인 여성 80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구직을 원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경력단절 내용과 재취업 요구사항, 취업실태 및 취업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중 재취업 실태는 경력단절여성들의 취업지원기관인 원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중심으로 조사했다.

응답자 중 52%는 대졸, 41%는 고졸이었으며, 특히 30∼40대는 대졸이 많았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20대 고용률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여성이 남성을 추월했다. 하지만 지난해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55%에 머물며, 남성에 비해 37.3%나 낮았다. 원인은 출산,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때문이었다.

고학력 여성이 경력단절을 경험하면 재취업 시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일자리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퇴장함으로써 40∼50대에도 고용률이 회복되지 못한 채 L자형 곡선이 나타난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재취업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근무하는 비율은 32%에 그쳤다. 재취업 후 직장을 그만둔 이유를 묻는 질문에 34%는 자녀양육을 꼽았다. 정유선 대표는 "현재의 일·가정 양립정책이 실효성이 떨어짐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 현재의 근무조건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는 전체의 35%가 급여 불만을 꼽았으며, 이어 자녀양육 18%, 직장의 불확실한 전망과 역량보다 낮은 업무평가가 각각 12%로 조사됐다.

재취업을 원하는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근무형태는 정규직(49%)이었으며, 월급여는 100만∼150만원(41%)이었다. 정규직을 원하면서도 월급여가 낮은 것은 여성 스스로가 업무평가를 낮게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며, 경력단절여성들이 스스로를 낮추는 경향도 있다.

재취업 시 구직정보를 얻는 곳은 42%가 지인, 24%가 인터넷, 25%가 생활정보지를 꼽았다. 인터넷이나 생활정보지에도 공공기관 광고와 소식이 게재되기는 하지만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매체는 전혀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아는 사람을 통한 소개가 42%나 차지했다는 점에서 여성의 재취업을 위한 원주시 차원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취업인원보다 많게 집계

원주여성민우회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지원기관인 원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원주새일센터)에 관한 실태조사도 병행했다.

원주새일센터의 취업상담 실적은 2011년 1천467명이 구직을 신청, 642명이 취업했고, 2012년에는 1천905명이 구직을 신청, 1천32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율은 2011년 43.7%, 2012년 54.2%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정유선 대표는 취업율에서 허수를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경력단절여성의 연령이 높을수록 취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구직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렇게 구직과 취업을 반복하는 경우 실적 건수가 누적돼 연인원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실제 구직, 취업 인원보다 많은 숫자가 집계되고 있다는 것.

정유선 대표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취업의 70∼80%가 생산직이며, 그 중 취업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돕고 지지해야 하는데, 원주새일센터는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취업 후 취업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관한 데이터가 없으며, 후속 상담과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정유선 대표는 밝혔다.

또한 원주새일센터에서 실시하는 취업·창업교육 프로그램은 춘천·강릉새일센터에 비해 빈약한 실정이다. 춘천새일센터는 전산세무회계, 고객상담원, 행정사무보조원, 독서논술지도사, 반찬점 창업반을, 강릉새일센터는 한식조리사, 전문간병사, 컴퓨터실무, 건설경리회계, 방과후 독서논술지도사를 각각 운영한다.

반면 원주새일센터는 샵마스타, 단체급식 조리원, 콜센터 상담원 등 3개 과목에 그친다. 게다가 원주새일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여성 일자리를 위한 교육이 대부분이다. 전산, 회계, 돌봄노동 등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경력단절여성들은 저임금, 불안정한 고용환경 또는 경력과 상관없는 돌봄노동 시장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일자리 전수조사 해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사회적·제도적 기반구축이 중요하다.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여성취업자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맞벌이를 하는 남녀취업자 모두가 직면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유선 대표는 "국가적 차원뿐만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도 육아휴직제와 보육서비스 확대, 노인부양 및 가족 간호 지원정책 등 가족 친화적이고 여성친화적인 정책수립과 실행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안경제 모델로 떠오르는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경력단절 여성을 중심으로 특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제안했다.

용정순 시의원은 "지역 내 일자리를 전수조사해 데이터베이스화 함으로써 경력단절여성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원주시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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