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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에서 공유와 협력으로…공유경제가 뜬다

문화예술, 새로운 패러다임 공유경제-①공유에서 가치를 찾는다 김민호 기자l승인20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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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지 말고 공유하자.' 함께 쓰는 새로운 소비, '공유경제(sharing ecomony)'가 주목받고 있다. 물건이나 공간, 서비스를 빌리고 나눠쓰는 개념으로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일찍부터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 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아 걸음마 단계인 국내의 경우 지난해 서울시가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한 후 조금씩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자동차나 집, 물건과 같은 유형자산 뿐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지식 등 무형자산을 나누는 범위까지 확장되고 있다.

무엇보다 활용도가 낮은 물건이나 빈방, 자동차, 사무실, 지식과 재능, 경험과 취미를 공유하고 나눌수록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무엇을 소비하는냐'에서 '어떻게 소비하느냐'로 무게중심이 변화하고 있는 것도 공동체를 기반으로 '소유'가 아닌 '활용'의 새로운 소비문화의 확산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공유경제에 접근하는 시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국민도서관 책꽂이'나 '○○은 대학'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지역공동체복원에 기여하는 문화예술 교육형 사회적경제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거나 방치된 공간을 재생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활발하다.

원주투데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공동기획취재-공유경제,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바라보다'를 통해 공유경제에 기인해 변화를 시도하는 국내 문화예술 현장과 우리보다 앞서 공유경제 모델을 만들고, 기존 문화재생공간을 일상생활공간으로 확대하고 있는 유럽의 사례들을 찾아봤다. 유형의 자산을 넘어 무형의 자산까지 공유의 범위를 확장해 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청년일자리 허브 내에는 '손때 묻은 책장'이라는 이름의 서고가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책을 보관하고 공유한다.

미국 타임지는 2011년 '세상을 바꿀 10가지 아이디어(10 Ideas That Will Change the World)' 중 하나로 '공유경제(sharing ecomony)'를 꼽았다. 미국에서는 벤처기업 수준이던 에어비앤비, 집카 등 공유기업이 대기업 반열에 올라서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공유경제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자체들도 공유경제 활성화에 힘을 더하고 있는 추세다. '공유도시 서울'을 표방하면서 공유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는 서울을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가 공유경제를 지자체의 과제로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서울은 27개 공유경제 기업을 선정해 행·재정적 지원을 하면서 공유경제 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보관하기 힘든 책을 한 곳에 모아 필요한 사람에게 서비스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 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위즈돔, 현지인이 직접 가이드를 하는 여행사 마이리얼트립, 저작권법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창작자가 저작물을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C)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접근한 사례들을 통해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유경제를 현실화하고 있는지 찾아봤다.
 

   
▲ 서민정 팀장
서울시 청년일자리 허브(youthhub.kr)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청년일자리 허브'. 이곳은 일자리를 찾아주는 곳이 아니라 사회에 설자리가 없고, 포지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이 삶의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응원해주는 일을 맡고 있다.

지금 당장 일자리 몇 백개를 창출하겠다는 실적 위주의 사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거리를 만들거나 찾는 청년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이 지닌 무한한 상상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단발성 사업비 지원보다 우선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청년일자리 허브가 현재 추진 중인 청년혁신활동 양성사업은 청년층을 사회복지, 문화예술 등 공공 프로젝트 사업 현장에 투입해 쌓은 직무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공일자리를 발굴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또 청년단체들이 참여해 지속가능한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는 사업도 아울러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의 일자리정책과 연계한 지원과 함께 청년일자리 실태조사 및 청년층 의견 청취 세미나를 통해 실증적 연구와 소통방식 개발에도 주력한다.

실제 이곳에는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청년기업가와 청년활동가, 일반시민 등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0~200명씩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청년허브는 청년단체들이 서로의 일과 활동을 공유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도 지원해 준다.

일명 '미닫이 사무실'이 그 것으로, 현재 에코서당, CC KOREA, 텀블벅 등 10개 팀이 입주해 있다. 이 밖에 3인 이상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참',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이론과 경험, 활동을 횡단하는 프로젝트형 '청년학교' 등 청년들의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서민정 기획협력팀장은 "이와 같은 청년들의 '일 경험'이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해소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장웅 대표
국민도서관 책꽂이(bookoob.co.kr)

보관하기 힘든 책을 한 곳에 모아 공유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대표 장웅)'는 말 그대로 책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개인의 서재에 꽂혀 있던 책을 자기 집이 아닌 제3의 공간인 국민도서관 책꽂이에 보관(키핑)하면 그렇게 모인 책들을 웹에 공개하고, 회원 누구나 택배를 통해 전국 어디서든 대여해볼 수 있는 방식이다.

지난 2011년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4천3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2만1천여 권의 장서를 유치했다. 어지간한 공공도서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한 것이다. 시험서비스가 끝나는 올 가을에는 정규 서비스를 시작해 월 3천원 안팎의 정액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민도서관 책꽂이'의 출발은 철저하게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출발했다. 점점 늘어나는 책으로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한 보관이 어렵게 된 개인의 문제. 또 품절과 절판으로 인해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없어 고민하는 개인과 업계의 문제 등을 통합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충분한 자산을 모으고 나니, 누군가의 집에서 먼지만 쌓여가던 책이 애타게 찾던 다른 누군가의 손으로 옮겨져 재화의 가치는 커졌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서관을 짓지 않아도, 산골짜기에 살고 있어도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없는 도서관을 갖게 되면서 사회적 가치도 확장되고 있다.

장웅 대표는 "각자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책을 한 공간에 모아놓으니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 같다"면서 "안정된 플랫폼과 신뢰를 담보해주는 관리자가 있기 때문에 감정적 불편함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박동광 술래
○○은 대학 청년네트워크(oouniv.org)

'○○은 대학(땡땡은 대학)'은 '마포는 대학', '구로는 예술대학' 같은 식으로 각 지역에 뿌리를 둔 대학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현재 서울과 인천 등 6개 지역에 구축돼 있다.

장터와 놀이방, 복덕방, 텃밭, 극장 등 마을에 있는 다양한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 누구나 가르치고 어디서든 배우는 마을배움터를 가꾸는 일이 목표다.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만나 배움과 가르침을 연결하고, 인생 선배들의 지혜를 배워가면서 마을에 놀거리와 일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평범한 주민의 숨은 자질을 발굴해 지역의 공유자원으로 살려내는 일이다. 스포츠댄스에 뛰어난 장어집 사장님께 배우는 룸바교실, 동네 할머니가 전수하는 김치 제조법, 아파트 놀이터 옆 후미진 공간에 벽화를 그리면서 활성화된 주민커뮤니티, 상권의 이전으로 공동화 현상이 일어난 대형 쇼핑몰의 재생방안을 고민하다 도심속 문화축제 투나잇을 개최한 일 등이 그 것이다.

마을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것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살리는 일이라는 이들은 마을의 문제를 창의로 푸는 커뮤니티 문화공작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곳에서 일하는 청년기획자들은 지역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술래'로 불린다.

박동광 술래는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건강한 심부름꾼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술래들이 빠져나간 다음 활성화되는 공간을 보면, 이 같은 조그마한 변화들이 마을을 변화시키는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 강현숙
"공유에 대한 인식 변화 중요"
강현숙 CC Korea 기획실장

"공유는 유행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 강현숙 기획실장은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공유 문화와 공유 경제를 강조했다. 과도한 소비 문화와 소유의 경제 속에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공유의 문화와 공유경제를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도한 소비문화로 태평양에는 우리나라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한 그 녀는 구입 후 6개월 후에도 여전히 제품 형태를 유지하고 있거나 사용되고 있는 물건이 1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는 미국 내 조사결과를 거론하며 "냉장고에 쌓여있는 검은봉지들과 한 두번 사용한 뒤 먼지만 쌓여가는 물건들이 집안에 불필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현실이 우리의 과도한 소비패턴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강 실장은 "소비를 위한 소비가 아닌 보다 똑똑한 협력적 소비를 공유경제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유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공유 활동들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을 때 공유경제는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문화가 있고 내 정보, 경험, 물건 등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에 인색하다"면서 "무엇보다 앞서 공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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