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청에서 취업상담사로 일하는 김진형(32) 씨는 네 아이의 아버지다. 아내 이수미(36) 씨와 함께 아들 수겸(초5)과 유겸(3), 딸 하연(초2)과 하나(유치원생)를 키우고 있다.

이들이 가정을 이룬 건 11년 전. 김 씨가 20살 되던 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생전 철없는 자식이 결혼도 못하고 혼자 지내는 것을 안타까워했고, 중학생 때부터 교회에서 알고지낸 아내와 21살 때 결혼했다.

김 씨는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으로 찾아가는 집이 있었는데 아내가 수시로 그 집을 찾았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혼자서 오랫동안 그 집 아이를 돌봐주고,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을 보고 따뜻한 마음에 반해 결혼했다"고 말했다.

결혼 초 대학생 신분이었던 김 씨 부부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웠다. 아내가 인턴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김 씨도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첫 째를 낳고 대학을 졸업했는데 군 입영통지서가 나와 살림살이는 더욱 힘들었다. 김 씨는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자녀가 많아 김 씨가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집안은 전쟁터와 다름없다. 김 씨 부부는 네 아이가 잠들고 나서야 여유를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으로 어깨가 늘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원주시청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면서 퇴근 후에는 우편집중국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아이들 교육비를 부담하기에도 벅차다. 김 씨는 "집안형편 때문에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며 "그래도 아이들이 잘 성장해 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바쁜 생활속에서도 김 씨는 올해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씨는 "다른 사람들이 행복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게 꿈"이라며 "지금 하고 있는 직업상담일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