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원주포럼 좌담회: 협동조합, 성공모델 만들자(Ⅰ)

"이미 협동조합 모델도시…확장성·개방 과제" 원주투데이l승인2013.08.0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지난해 처음 제도화된 협동조합이 새로운 경제모델로 주목받으며 협동조합 설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원주는 전국적으로 협동조합 메카로 평가받으며,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업 내실화와 사회적 기반이 구축되지 않은 외형적 성장만으로는 성공적 대안의 경제모델로 안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주의 협동조합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잘 결합시켜 미래 번영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원주포럼은 원주 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3회에 걸쳐 협동조합을 주제로 원주포럼을 개최하며, 원주투데이 이번 호를 비롯해 9월 2일자, 10월 7일자에 각각 포럼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일시: 7월 24일 오후1시
▷장소: 원주시의회 1층 담소방
▷토론자: 박준영 원주의료생협 전무, 용정순 원주시의원, 조세훈 원주푸드협동조합 상임이사, 황도근 상지대 교수
▷사회: 임상오 원주포럼 운영위원장(상지대 교수)
 
사회:
협동조합에 관해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시민 이해를 돕기 위해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조세훈:
협동조합을 결성하는 이유는 공동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결핍된 것을 채워나가는 측면도 있지만 공동의 필요와 열망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며,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일반적인 자본주의 주류 경제조직과의 차이는 조합원에 의해 민주적으로 관리되고 통제되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박준영: 협동조합도 기업이고, 집단창업을 하는 것이다. 자본을 형성하고, 그것을 활용해 조합원 모두가 공동의 이익을 누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협동조합은 새로운 게 아니라 시대에 맞춰 변해왔다고 볼 수 있다.
 
황도근: 권력이 집중됐던 시기 협동조합은 대안적 성격으로 활발하게 성장했다. 원주의 협동조합도 고리대금업자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1960년대 신협이 만들어지면서 시작됐다. 협동조합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도 대기업, 대형마트 등에 자본이 집중되며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점적, 권력적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협동조합이 부상하고 있는데, 중요한 건 밑바탕에 흐르는 정신이다.
 
조세훈: 자본주의가 도입되던 시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던 노동자들의 대안이 협동조합이었다. 그래서 자본주의와 협동조합은 따로 생각할 수 없고, 자본주의 진행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적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자본주의 황금기에는 주목받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전통적 형태의 협동조합 보다는 다양한 형태를 모색해야 할 시기이다.
 
용정순: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협동조합 형태를 띤 다양한 활동이 전개돼 왔다. 원주에서는 2가지 흐름을 보였는데, 첫번째는 자생적, 자발적으로 진행된 운동이고, 두번째는 제도화 이후 진행된 사업이다. 민간의 힘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 문제를 지역주민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며, 지역사회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회: 협동조합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외국의 사례에서 배울 점은?
 
박준영: 지난 2010년 이탈리아 트렌티노를 방문했다. 트렌티노 인구는 원주시 정도인데, 선순환경제를 확립해 재정자립도는 100%를 기록하고 있었다. 대기업 매장은 아예 없었고, 한살림과 같은 성격의 매장이 전체의 38%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신협이 전체 금융의 26%를 차지하고 있었다. 협동조합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복지문제를 해결하며, 협동조합이 다른 협동조합을 돕는 체제를 갖춰 인상적이었다.
 
조세훈: 협동조합이 성공한 이탈리아 트렌티노, 캐나다 퀘백과 같은 도시와 한국과의 차이점은 지방자치 수준에 있다고 본다. 한국은 반쪽짜리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그들 나라는 연방국가이고 지방자치가 발달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역주민 스스로 하고 있다.

황도근: 원주가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건 협동조합 역사와 지학순 주교, 장일순 선생의 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원주의 이미지를 생명과 협동의 도시로 설계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협동조합 운동은 현장운동 이전에 정신운동이다. 협동조합이 성공한 거의 모든 지역이 정신적 지도자에 의해 유지돼 왔다.

용정순: 얼마 전 완주를 다녀왔는데, 3년 전 갔을 당시와 비교해 획기적으로 달라져 있었다. 완주군에서 지역사회 자원조사를 통해 마을별로 유·무형의 자산을 조사한 뒤 인큐베이팅을 통해 창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3년간 50여개의 마을기업이 만들어지며 도시가 활기를 띠고 있었다. 원주도 장점을 부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민간에서는 자생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행정지원은 내세울 게 없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조직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원주시는 지역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방법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4월 '원주시 협동조합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해 제정했지만 이후 원주시에서는 조례에 따른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회:
현행 협동조합기본법에는 '국가 및 공공단체는 협동조합에 필요한 자금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개별 협동조합에 대한 직접 지원이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박준영: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8개의 개별법이 있었다. 그중 신협법, 생협법을 빼고는 모두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번 협동조합기본법도 정부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의 선례에서 우려되는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주는 독특한 모델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정신을 유지하면 오히려 더욱 성장할 수 있다. 단기적인 성과를 바란다면 대부분 실패할 것이다.
 
용정순: 보조금이 지원돼 사회적기업이 실패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지원방식에 개선이 필요했다. 사회적기업이 실패했다고 협동조합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다. '원주시 협동조합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당시에도 '육성', '지원'이란 용어를 빼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다. 인건비 지원 대신 상품 개발을 지원하거나 교육을 하는 등 대안적 지원은 필요하다.
 
황도근: 충주에서 열린 협동조합 토론회에서 한 분은 원론적 정신의 중요성을 얘기하며 지원은 안된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분은 현실적으로 지원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양쪽이 팽팽했는데, 균형이 필요하다. 다만 직접적으로 돈을 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돕는 게 바람직할 것 같고, 관리체계도 중요하다.
 
조세훈: 영리 목적의 시장조직과 비교해 사회적 경제조직이 역차별을 받는 일이 발생해선 안된다. 타 지역 기업이 원주로 이전하면 기업이전 보조금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지역경제에 이바지한다고 보기 때문인데, 사회적 경제조직도 공익적 역할을 하지만 이를 지표화 하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협동조합을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 인식해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인건비 지원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

사회: 협동조합 설립이 앞다퉈 진행되면서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물품을 판매할 유통망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이 협동조합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은?
 
용정순
: '원주시 협동조합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는 협동조합 물품의 구매 촉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강제규정이 아니다보니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조례에서 권장하고 있는 만큼 협동조합 상품 구매에 대해 원주시에서 정기적으로 구매상황을 체크해야 한다. 또한 다중이 모이는 장소에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한 물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황도근: 판매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품목이 다양해야 한다. 또한 원주지역 신협들과 연대해 원주협동조합카드를 만드는 건 어떨까? 대기업 카드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원주에서 유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금융의 예속과 착취를 해결해야만 지역공동체 협동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
 
용정순: 현재 사회적 경제조직의 애로에 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현재 어떤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지, 구매 가능한 범위, 목표치 등을 정확히 분석해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사회: 원주 협동조합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지만 일부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지역사회 속으로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운동이 지역사회에 널리 확산되기 위한 좋은 방법은?
 
조세훈: 신협, 한살림, 의료생협 등 다양한 조직이 있지만 그동안은 법적 제약으로 인해 할 수 있는 일이 적었다. 일반 사람들에게 한살림은 안전한 먹거리를 사는 곳 정도로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나의 필요와 열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살림, 밝음신협 등 이른바 선배 협동조합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용정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확장성이 적었다. 지자체의 노력이 결합되면 소수의 운동에서 벗어나 확장성이 커질 것이다. 조례에 협동조합 지원센터를 설치하도록 명시했는데, 만약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지원센터 역할을 맡게 되면 선배 협동조합이 후발 협동조합을 돕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고,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황도근:
어려운 시절엔 외로운 길을 걸어왔다. 현재는 옆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이제는 열려야 한다. 고립된 구조는 생명력을 떨어뜨린다. 초창기 지도자는 정신적인 지도자로 남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 특히 현재의 원주는 기회의 도시이다. 인구 50만을 넘으면 지역자치 운동을 하기 어렵다. 현재 시점에서 원주 협동조합 역사를 정립시키는 한편 교육을 통한 의식개혁이 이뤄지면 원주는 변혁기를 맞을 수 있다.
 
사회: 협동조합의 이상적 발전모델은 지역의 정체성과 잘 부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협동조합이 규모화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공동의 정체성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용정순: 원주는 협동조합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이다. 민간에서 고군분투한 결과이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원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른다. 이번 원주포럼과 같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정책 결정권자들이 원주 협동조합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한다면 원주는 명실공히 협동조합의 메카가 될 수 있다.

박준영: 협동조합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사람들은 우리를 특이하고 이상한 놈들이라고 평가했다. 특이하고 이상한 놈들이 좋은 놈들이라는 걸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끊임없는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황도근: 무위당 학교 3기 수강생 100명을 모집했는데, 그중 절반은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특히 귀촌자가 많았다. 나는 이것에서 원주의 희망을 발견했다. 원주로 유입될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그들의 무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제 지식사회는 점점 가라앉고, 마음사회가 뜨고 있는데 마음사회로 원주가 적합하다고 본다.
 
사회: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민간 사기업은 생명경제에 부합하지 않는다. 원주는 고유한 생명사상을 지니고 있고, 협동조합 운동도 매우 성숙해 있다. 다만 고유성은 앞으로 개방적이어야 할 것이며, 변화에 창조적이어야 한다. 생명문화 자산을 개방적이면서 균형적으로 운용해 원주가 글로벌할 생명도시로 성장하는데 이번 지상좌담회가 기여하길 바란다.

정리: 이상용 기자
사진·동영상 촬영: 이민성 기자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주투데이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0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