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포럼은 지역사회 이슈와 현안과제에 대한 담론의 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에는 '건강도시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건강조사 향상 방안'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원주시는 지난 2004년 WHO건강도시 서태평양지역연합에 가입했으며, 현재 국내 건강도시를 대표해 대한민국 건강도시 의장도시를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원주시는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작년 조사에서도 흡연율, 음주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신체활동 실천율, 걷기 실천율은 전국 평균에 크게 미달했습니다. 이에 건강도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 원주포럼 좌담회가 건강도시를 주제로 지난달 25일 원주시의회 담소방에서 열렸다.

▷좌담회 일시: 6월 25일 오후2시
▷장소: 원주시의회 1층 담소방
▷참석자: 고영식 생활체육 원주시축구협·연합회장, 고종균 원주시 건강체육과장, 공인덕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교수, 김명환 상지대 교수, 박춘자 원주시의원
▷사회: 임상오 원주포럼 운영위원장(상지대 교수)

사회: 타 지자체와 비교해 원주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고종균: 1992년 6월 원주시생활체육협의회로 시작된 원주시생활체육회는 올해로 21년째를 맞고 있다. 연간 1천900회 이상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간 6천400여명이 참여한다. 생활체육교실에는 월평균 1만4천명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근로자를 위한 순회 생활체육교실을 운영하는 등 시민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공인덕: 건강은 어느 도시나 가장 큰 화두이며, 원주시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체육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는 여전히 지역적인 불평등이 존재한다.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고, 진행상황을 모니터 하면서 평가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생활체육 활성화는 관리와 평가를 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박춘자: 가끔 국민체육센터에 가보면 많은 시민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실감한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게 원주시와 원주시의회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명환: 2004년부터 원주시가 건강도시를 추진했기 때문에 올해로 10년째를 맞아 성과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시가 건강한 것과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건강한 것은 서로 다르다. 건강을 포괄적 개념에서 봐야 하는데, 보건의료, 위생, 환경 등이 서로 잘 어울려야 한다. 특히 고령층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이들의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는데, 읍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영식: 생활체육에 몸담은 지 30년쯤 됐다. 원주는 34개 생활체육 종목에 약 3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축구만 해도 동호인이 3천명 쯤 된다. 타 지자체와 비교해 생활체육 동호인이 많은 편이고, 생활체육이 활성화 돼 있다. 생활체육이 건강도시의 밑거름이 되도록 잘 가꿔나가야 한다.
　
사회: 타 지자체와 비교해 원주시의 건강도시 인프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고영식: 생활체육은 활성화 됐는데, 인프라 구축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축구장만 보더라도 군지역이 원주시보다 오히려 잘 갖춰져 있다. 원주에서는 초등학교 운동장도 개방을 안한다. 개방하는 조건으로 연간 400만∼500만원의 관리비를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나 한라대 운동장은 하루 사용료가 20만원이다. 횡성군의 경우 시간당 1만원이기 때문에 축구 동호인들이 횡성, 양평, 여주 등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박춘자: 건강도시에 걸맞게 생활체육 인프라가 확대돼야 한다. 곳곳에 공원을 만들고, 공원에 운동기구를 배치해 가까운 곳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지역적 건강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고종균: 체육시설이 타 지역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구곡배수지와 봉화산배수지에 풋살장, 족구장을 만들고 있으며, 내년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증설부지에 축구장 1면을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건강도시로 지정된 타 지자체의 경우 대체적으로 건강증진분야 인프라만 편중돼 있는 반면 원주시는 의료, 환경, 교통, 체육, 보건, 안전 등 전 분야에 걸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공인덕: 우선 건강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볼 것이냐에 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비빔밥처럼 여러 요소가 골고루 잘 섞여야 하고, 적정한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인프라 구축, 접근성 문제, 예산문제 등을 종합할 때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성과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김명환: 생활체육 인프라는 예산문제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학교를 건립할 때 교육청과 협의해 체육시설을 만들고 개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 원주는 시가지 내에 쉴 곳이 없는데, 노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 원주시가 대한민국 대표 건강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인덕: 어느 대학에서 최근 한국인 심혈관질환 예측모형을 만들었는데, 아쉬웠던 건 조사항목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가, 하고 있지 않은가를 묻고 있었다.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지역사회건강조사도 타 지자체와의 비교로 인한 신뢰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정량화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김명환: 건강은 안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교통안전의 경우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래서 건강의 포괄적 개념을 삶의 질로 볼 수 있다. 많은 돈을 들여 생활체육시설을 왕창 늘리다고 해서 지역주민들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느끼지는 않는다는 얘기이다. 안전문제, 보건위생, 환경 등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성별, 지역별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고종균: 지역사회건강조사는 건강통계만 다룬다. 음주율, 흡연율 통계도 보건학적 통계로, 건강도시의 일부분에 속한다. 원주시의 건강도시 인프라는 보건사업 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아 원주시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박춘자: 원주시 건강도시 사업이 다분야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 미진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경제, 문화, 보건의료, 환경, 사회 등 전반에 포괄적으로 접근해 건강도시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고영식: 원주시는 건강도시 조성에 큰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건강도시 정책보다 한발 앞선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정부의 금연정책보다 더욱 강하게 흡연을 규제한다면 흡연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명환: 어떤 조사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가장 부자나라인 미국이 아니라 라오스였다. WHO에서 규정하는 건강도시 개념과 지역사회건강조사는 내용이 다르다. 보건위생만 조사하기 때문에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다.
　
사회: WHO 건강도시와 지역사회건강지표에서 보는 건강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건강지표가 하락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공인덕: 시민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데 문제가 있다. 원주시와 보건소에서 각각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타 부서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공무원들이 모르고 있다. 수직적 구조만 있지, 수평적 구조는 없는 셈이다. 중앙부처도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
　
박춘자: 원주시가 음주율을 낮추겠다고 절주잔을 만들어 보급했는데, 1년 만에 중단됐고, 성과에 관한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 아쉬움이 큰 사업이었다. 또한 걷기는 운동 중 최고라고 할 수 있고, 원주에서는 올해로 19회째 국제걷기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회를 주최하는 대한걷기연맹에 대한 원주시 예산지원이 2011년부터 대폭 줄었다. 약 3만명이 며칠씩 원주에 머물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건강도시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만큼 원주시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인덕: 원주혁신도시에 건강, 의료, 보건기관이 입주하게 되는데, 원주시 건강도시 정책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 공공기관과 원주시 건강도시 정책이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아울러 원주시 건강도시 정책이 이전 공공기관을 통해 전국으로 전파될 수도 있기 때문에 건강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 고종균 원주시 건강체육과장님은 원주시 건강도시 정책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데, 원주시가 구상하고 있는 건강도시 시책은.
　
고종균: 건강도시 인프라 구축, 시민건강증진, 사회적·물리적 환경개선 분야에서 123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으며, 총사업비 596억원 중 197억원은 담배소비세 재원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2009년 7월부터 운영된 평생건강운동의학센터와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기금 2억원을 지원받아 운영 중인 국민체력100사업 거점체력센터를 결합해 개인별 맞춤형 운동처방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 박춘자 의원님은 정신건강 증진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는 등 정신건강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박춘자: 육체적으로는 건강해보여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적으로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소아 정신장애부터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 우울증, 조울증, 알콜장애 등 정신적 질환이 많다. 다행히 우리시는 정신보건센터와 알콜상담센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많은 시민이 이용하도록 널리 홍보돼야 한다. 또한 최근 화훼단지와 열병합발전소 건립이 뜨거운 감자가 됐는데, 열병합발전소는 하루 400톤의 폐플라스틱과 폐목재를 소재로 열을 만드는 발전소이다. 다이옥신 배출이 우려되는 상황인데, 건강도시 답게 열병합발전소 건립은 재고돼야 한다.
　
사회: 원주시민 건강지표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공인덕: 시민들은 어떤 건강도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고, 계량화도 부족한 실정이다. 활력과 즐거움은 행복이고, 건강을 통해 추구하게 되는데, 원주시가 추구하는 건강도시 개념을 널리 홍보해야 한다.
　
고영식: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회체육, 생활체육에 관한 막대한 예산지원을 해야 한다. 국민이 건강해지면 건강보험료가 절약되기 때문이다. 또한 1인 1종목 갖기 운동을 통해 건강도시를 만들어가고,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해 건강도시 메카로 활용되길 바란다.
　
사회: 원주에 사는 즐거움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원주의 고유한 정신에 관한 시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원주의 고유한 정신을 공유하면서 신체적 건강이 맞물려 질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이번 포럼이 WHO에 부합하면서 원주시민의 만족감을 높이고, 행복해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정리: 이상용 기자
사진·동영상 촬영: 이민성 기자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