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가는 길목에 접어들었다. 지난 1년동안 원주는 수 많은 크고 작은 일들로 채색됐다.
비록 시민들의 뇌리 속에서는 지워지겠지만, 역사는 세대와 세대를 거치면서도 남는다. 훗날 2012년 원주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역사속으로 사라지는 2012년 원주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봤다.

2012년 원주의 가장 큰 변화는 도시미관 향상을 들 수 있다. 원일로와 평원로의 도시미관 개선사업이 완료되면서 구도심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도심 주요도로는 물론 골목길까지 굴착하면서 4천건 넘는 민원을 초래했던 하수관거 정비사업도 지난달 마무리 되면서 42개월이란 대장정 공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중앙선 용문∼서원주 철도 복선화 사업이 완료돼 수도권까지 1시간대 생활권을 맞게 된 것도 큰 변화였다.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2명 선출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역량이 결집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스하키 경기장 재배치를 둘러싼 여야 정치인들간 갈등 및 원주시의 강도높은 청렴도 쇄신대책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적발된 공무원들의 비리 등은 아쉬움이 남는다. 우산동과 학성동의 공동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는데도 불구하고 뾰족한 대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점도 조속히 해결할 과제로 꼽힌다.

▲ 도시미관개선사업이 완료되면서 원일로와 평원로의 보행환경이 개선됐다.

도시미관 정비사업

원주시는 지난 2009년 4월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모델도시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구도심 정비를 계획했다. 원일로와 평원로 일방통행 전환 및 도시미관 개선사업, 지중화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한 것.

작년 7월 1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면서 공사에 착수해 원일로는 지난 7월, 평원로는 10월에 공사를 준공했다. 사업비는 교통운영체계 개선사업 27억9천900만원, 도시미관개선사업 98억9천800만원, 지중화사업 167억3천300만원 등 모두 294억3천만원이 투입됐다.

 

일방통행 전환으로 평균 차량 통행속도는 14.1㎞/h에서 22㎞/h로 향상됐고, 인도를 확장하며 보행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또한 인도에 가로정원, 포켓쉼터 등을 설치해 휴게기능을 강화했으며, 가로수는 은행나무에서 단풍나무로 교체했다. 차량은 날로 증가하는 반면 도로는 확장하기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에 과감한 개편이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목적도 있었다.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오수와 우수가 뒤섞여 하수관으로 방류되던 합류식을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는 사업이었다.

합류식은 장마철 하수관에서 오수와 우수가 역류하면서 원주천으로 유입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수관거 정비사업에 따라 우수는 원주천으로, 오수는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게 됐다.

하수종말처리장에서는 오수만 처리하며 약 30%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고, 원주천은 수질개선 및 수량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정화조를 모두 폐쇄했기 때문에 가정과 상가에서는 정화조 처리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

2009년 4월 시작돼 9개 동지역 52개 아파트와 주택·상가 8천774세대를 대상으로 사업이 시행됐다. 지난달 완료됐으며, 사업비는 1천억원이 투입됐다.

한편 원일로·평원로 도시미관 개선사업과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도로 굴착 후 복구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며 원주시가 엄청난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 중앙선 용문~서원주를 잇는 복선 철도가 9월25일 개통됐다.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

단선철도인 중앙선 용문∼서원주 구간을 복선전철로 개량한 뒤 지난 9월 25일 개통하자 효과는 금세 확인됐다. 개통일로부터 한달간 이용객 수는 11만2천5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이용객이 2만7천200여명 증가한 것.

복선전철 개통으로 청량리에서 원주까지 운행거리가 108㎞에서 97㎞로 단축되며 운행시간이 새마을호 열차 기준으로 95분에서 60분으로 35분 단축됐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원주가 수도권에 편입되며 이용객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는 2017년 제천까지 중앙선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원주까지 수도권전철이 운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도권 편입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편입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빨대 효과(straw effect)'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민들 소비생활 전반에서 서울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주의 재화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이상으로 수도권 주민들이 원주에 와서 주머니를 풀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 당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위한 차별화된 관광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 선거구 분구 이후 처음 치러진 제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김기선·이강후 국회의원.

국회의원 2명 선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에 시민들 역량이 모아질 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 2009년 유치가 유력했던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정치력 부재로 빼앗기는 뼈 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공정하게 심사했다는 정부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원주에서는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불만이 폭발했다.

지난 2010년 11월 원주시, 원주시의회, 관내 5개 대학이 참여하는 '원주시 국회의원 2명 선출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제19대 총선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관내 5개 대학 재학생의 주소지를 원주로 이전하는 작업이었다. 관내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학생이 주소지를 원주로 이전하면 학기당 5만원씩 연간 10만원을 지원키로 하면서 인구는 크게 증가했다.

또한 원주시의회와 20개 기관·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서명운동 결과 6만여명이 국회의원 2명 선출에 동참하며 시민들이 하나되는 애향운동으로 승화시켰다. 이같은 민·관·학의 어우러진 노력에 힘입어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지난 3월 원주 선거구를 분구했고, 지난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김기선·이강후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 "경기장 이전비용을 따져보자"며 11월8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있는 원창묵 시장.

아이스하키 경기장 재배치 논란

원주시는 설득력 있게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재배치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해체해 원주로 이전하는 대신 처음부터 원주에 남녀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건립하면 최대 3천4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를 연구용역을 통해 확보했다.

예산을 절감해 흑자올림픽을 달성하고, 교통량을 분산시켜 환경올림픽에 기여하자는 논리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원창묵 시장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정치인들의 주장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김기선·이강후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소속 원주시의원 상당수는 경기장 재배치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김·이 국회의원은 "현실성 없는 문제로 정파간 논란과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으로 악용할 뿐만 아니라 시민을 볼모로 정략적인 호도를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원주의 16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장 원주유치 범시민 대책위원회'의 거듭된 요구로 김 국회의원은 "자세히 알아본 뒤 가능성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입장을 유예한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되고 있다.

▲ 원주시는 3월15일 직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가졌다.

강도높은 청렴도 쇄신대책 추진

작년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청렴도 평가에서 원주시가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로부터 비난이 쇄도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 제기됐다.

이에 원주시는 연초부터 강도높인 쇄신대책을 발표한 뒤 청렴도 제고와 행정 투명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했다. 올해를 청렴도 쇄신 원년으로 설정, 청탁등록센터 운영, 부조리신고 보상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청렴시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가 청렴선도기관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추진한 '청렴실천 성공사례 만들기 사업'에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선정돼 청렴 수준진단, 전문가 자문 등의 활동이 전개됐다.

또한 국·소·본부별로 모두 9개 청렴동아리를 운영, 특색있는 활동을 통해 청렴 분위기 확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 구축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잖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어 올 연말 청렴도 평가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성동·우산동 공동화 심각

학성동 공동화 현상이 표면화된 건 지난 5월 춘천지법 원주지원이 무실동으로 이전한 뒤 부터다. 40개에 달하는 법무사·변호사·행정사 사무실이 동반 이전하면서 현재 학성동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내년 초 춘천지검 원주지청도 무실동 이전이 예정돼 있으며, 2017년을 전후해 원주역마저 폐쇄될 경우 공동화 현상이 극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학성동 4곳에서 추진되던 주택재개발 정비사업도 모두 보류됐거나 신청이 반려된 상태이며, 윤락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도시의 그림자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원주시는 공동화 해소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나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우산동도 암울하긴 마찬가지이다. 원주시는 한국자산관리공사, LH 등 공기업에 터미널 부지 위탁개발을 의뢰했으나 이들 공기업은 현장을 방문하고 사업성을 검토한 뒤 원주시 제안을 거절했다.

우산동 일대 상권이 워낙 침체된 상황이어서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일로·평원로 도시미관 개선사업 효과가 학성동과 우산동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상용 기자 1205sylee@wonjutoday.co.kr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