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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구 송암분교-피그피크닉

특별기획: 폐교에서 희망을 꿈꾼다 박동식 기자l승인201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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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는 시골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교육·문화적 여건이 도심지역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시골마을에서 학교는 학생과 주민들 입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며, 아이들의 밝은 웃음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로 빚어진 탈 농촌현상,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 등의 문제들이 가속화돼 문을 닫는 학교가 생겨나게 됐다. 한 때 수십·수백 명의 학생들로 웃음이 넘쳐나던 학교는 발길이 끊긴 채 건물만 덩그러니 남는다. 졸지에 학교를 잃은 학생들은 인근의 적정규모 학교로 원치 않는 전학을 해야 하는 설움을 겪어야 하고, 학창시절 추억을 가슴속에 새기고 살아가던 졸업생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전국의 폐교가 3천 곳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원주는 23곳이 문을 닫았다. 보통 면소재지에 위치한 학교나 비교적 인구가 많은 지역의 학교들이 살아남은 실정이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문 닫을 학교들이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점차 폐교가 늘어남에 따라 폐교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폐교된 학교들은 보통 철거되지 않고 지역주민이나 사업자 등에 임대 또는 매각돼 교육·문화·체험·복리시설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침체된 농촌지역에 활기를 되찾는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원주지역 폐교 사례를 소개하면서 폐교 활성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풀어나가고자 한다.

   
 

운동회·행사·체육활동 적합…500명 수용 가능
가족단위·단체 방문객 줄이어

소득증대시설 가능성 보여줘

폐교 활성화 방안에 대한 3차례 기획 시리즈를 신문에 담았다. 그동안 살구나무예술촌, 손곡예술아카데미, 후용공연예술센터까지 3곳을 보도했는데 모두 문화예술과 관련된 시설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소득증대시설로서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취재를 시작했고, 눈에 들어온 곳은 이번에 소개하는 '피그피크닉(대표: 박상용)' 이다.

지정면 월송리에 위치한 피그피크닉의 전신은 송암분교였다. 송암분교는 1946년 지정초등학교 송암분교장으로 설립인가를 받고 학생수가 크게 늘어 1974년 송암초교로 승격됐다가 1989년 송암분교로 격하된 뒤 2003년 9월 폐교됐다.

   
▲ 태양열 조리기, 물대포, 에어로켓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놀이체험장과 물놀이장, 에어바운스, 미끄럼틀 등 각종 놀이시설을 갖춰 놓았다.

 
마을의 얼굴이자 상징과도 같은 곳

피그피크닉은 현재 평일에는 어린이 체험장·캠프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주말에는 박상용 대표가 오크밸리 근처에 같은 간판이 걸린 치악산 금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단체 단위 방문객의 쉼터이자 외식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피그피크닉이 이러한 모습을 갖추기 이전인 10년 전, 박 대표를 비롯한 마을주민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의지를 불태웠다. 2003년 폐교 당시에는 대안학교가 들어오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물론 대안학교로 사용돼도 나쁘지 않지만 주민들은 오랜 추억이 깃든 학교를 외지인이 사용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고 공동으로 활용해보자는 측면에서 뜻을 모으고 임대 받게 됐다.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마을 공동 책임이다 보니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박 대표 혼자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박 대표는 "송암분교는 아버지와 나, 그리고 내 아이들까지 3대가 거쳐갔고, 내가 학교를 다닐 당시 학생수가 360명에 달했었는데,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긴 이곳이 폐교 되는 순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며 "학교가 마을 입구에 위치해 있어 마을의 얼굴이자 상징과도 같기 때문에 제대로 운영해보겠다는 의지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 미니 농장에 토끼, 닭, 칠면조 등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다시 어린이들의 웃음으로 떠들썩

피그피크닉은 6월달부터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 어린이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가족·단체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부대행사나 체육행사, 야유회 등의 목적으로 자리를 내어주는 쪽으로 활용되다가 박 대표가 기지를 발휘해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천연잔디를 깔아 산뜻한 운동장은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갖춰져 있다. 태양열 조리기, 물대포, 에어로켓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놀이체험장을 비롯해 물놀이장과 에어바운스, 미끄럼틀 등 각종 놀이시설, 멋진 배경으로 추억을 담아내는 포토존도 갖췄다.

또한 칠면조, 토끼, 닭을 키우는 미니 농장도 조성했으며, 운동장 바로 옆에 산이 있어 자연·생태교육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미리 예약만 하면 두부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현재 운영 한 달 반 만에 입소문이 나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으로부터 문의전화가 계속되고 있다. 부지 규모가 1만5천여㎡로 넓은 편이어서 운동회나 각종 행사 개최, 야외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이상적인 공간이 되고 있다. 최대 500명 정도 수용 가능해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와도 넉넉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학교나 유치원이 문을 닫는 주말에는 가족단위나 단체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축구, 족구 등 체육활동을 할 수 있으며, 손님들이 원하면 박 대표의 식당에서 고기를 가져와 바비큐 파티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단위로 방문하면 자녀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여건이 풍부해서 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또한 박 대표가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단골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문의: 731-9425(피그피크닉)

"체계적인 사전준비 수반돼야"
인터뷰: 피그피크닉 박상용 대표

소득증대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자의 자세

폐교가 문화예술시설로서 활용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많고 부담도 덜한 편인데, 수익사업을 펼치기 위한 공간으로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통 외지인들이나 마을주민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임대 받아 시작하더라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간판을 바꾸는 일들을 여럿 보았죠.

학교라는 곳 자체가 건물규모가 큰 편이라 시설 운영에 대한 부담감도 있고, 인구가 많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사업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마을에 아무 도움이 되어주지 못하고 철저히 개인을 위한 사업을 펼칠 경우에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체계적인 사전 준비와 계획이 수반되어야만 그것이 가능해집니다.

사실 정책적인 지원에 대해선 크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초창기에는 1년에 1천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내기에 급급했는데, 의지를 가지고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되다 보니 이제는 마음 편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찬성하는 쪽이지만 소득증대시설의 경우 금전적인 문제는 개인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이 곳 만큼은 실패하는 일이 생기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곳은 3대의 추억이 서려있으며, 우리 마을의 얼굴이니까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주민들의 이해와 관심이 없었다면 저는 일어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격려해주신 주민들에게 보답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을 생각입니다. 향후 어린이 체험장으로서 입지가 더욱 확고해진다면 마을 주민과 함께 풀어나가는 프로그램을 실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주민들의 집에 찾아가는 체험을 실시하거나 피그피크닉 내에서 이뤄지는 행사를 도와주는 진행요원으로서 임무를 부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주민소득증대 및 마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또한 송암분교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꿈을 키워나갔던 교육공간이었다는 점을 잊지 않고, 이 방향성을 그대로 이어나가고자 보다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민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 어린이들이 이곳을 찾아 잊지 못할 추억을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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