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CP 시설 갖춰
농협·학교급식에 납품

신림농업협동조합(조합장: 김규동)이 건어물사업을 시작했다.

10억원을 투입, 470㎡ 규모 건물에 HACCP 시설 수준을 갖추고 멸치, 황태, 오징어, 미역, 다시마를 소포장해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와 서울 등지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식약청에 HACCP 시설 인증을 요청, 아직 공식인증은 받지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청결작업장을 갖추고 이물질 검역 및 검사 시설을 마련했다.

신림농협이 건어물 사업에 뛰어든 건 위기의식 때문이다. 신림농협은 조합원 1천455명에 771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신림면 주민 절반이 조합원이지만 전출인구가 증가하고 조합원 노령화로 구성원이 감소하는데다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로 경제사업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모델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게다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잡곡판매도 다른 농협들이 대규모 저가 물량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

이러한 고민들이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기술집약형 수익모델보다는 노동력을 필요로 하면서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건어물 사업에 승부를 걸게 했다.

김규동 조합장은 "농협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된 것 중 90%는 일반 업체, 10%는 농협에서 출하하는데 멸치의 경우 90%는 서울 가락동과 통영에서 경매를 통해 전국에 납품되고 있다"며 "바닷가 주변에서 건어물을 말리고 다듬어 팔면 수협에서 하는 것이 맞지만 어차피 도매시장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되는 제품을 가공하는 것인데 농협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신림농협은 고품질과 정직한 가격으로 고정 고객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신림농협이 건어물 사업을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황태나 오징어는 국내 유일의 HACCP 시설을 갖춘 곳에서 최상 제품만 납품받고 있는 것. 가격도 제품 원가에서 운반비, 인건비 등을 제한 최소 수익을 내도록 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먹거리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이남영 신림농협 전무는 "농협이 질 좋은 제품을 정직하게 팔다보니 원주를 비롯한 전국 건어물 업체들이 신림농협 눈치를 볼 정도로 제품과 시장가격에 신경쓰고 있다"며 "이 사업을 통해 조합원과 면내 다문화가정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어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지역농협 마트와 서울 직판장을 통해 물건을 공급하고 있지만 홍보활동을 강화해 전국 농협마트와 대형마트, 군이나 학교같은 급식 시설에 공급해 지역상품으로써 면모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