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원주시 자원봉사한마당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퀸즈앙상블 단원들.

지역축제와 행사 현장에서 퀸즈앙상블(회장: 유선자) 공연을 본 적이 있나요? 10여명이 바이올린, 첼로, 플룻, 피아노 등의 악기로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내는 무대는 작지만 따뜻한 공연이다. 이들은 필요한 곳으로 찾아가 음악을 선물하는 봉사단체다.

지난해만 해도 원주지역 장애인시설과 영유아시설, 성바오로다문화가정센터, 시골학교 음악회, 시청 로비, 자원봉사 한마당, 노인대학, 명륜2동 마을축제 등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월2회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하는 퀸즈앙상블은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곳을 찾아 우선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친다.

지난달 21일 오전 김현정(39) 단장의 음악교습소에 찾아갔을 때 3월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모인 단원들은 연습에 한창이었다. 매주 화요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모여 연습을 하기로 약속된 날이다. 물론 공연을 앞두고는 더 자주 모이고, 각자 맡은 부분과 개인 연습을 철저하게 한다.

단원들의 악기 구성이 일반적이지 않아 퀸즈앙상블만의 악보를 만들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클래식뿐 아니라 찾아가는 곳의 취향에 맞는 음악도 준비하기 때문에 많은 곡을 연습해야 하는데, 곡을 선정할 때마다 짜깁기를 해서 새악보를 만들고 순서를 짠다.

재능봉사라고 하면 이미 가진 재능을 나누는 것이라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돈을 받고 일 할 때 보다 재능을 선물할 때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이게 마련이다. 단원들은 대부분이 음악학원을 운영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어 연습을 하고 봉사를 나가는 시간은 쉬는 날을 활용하거나 일을 하는 시간을 할애한다.

퀸즈앙상블은 시민복지센터 여성회 소속 봉사단체다. 지난 2000년 시민복지센터에 누리야학과 함께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다양한 강좌 중 악기를 배운 사람들도 있었다.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유선자(61) 회장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연 봉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퀸즈앙상블의 리더인 김 단장과 함께 공연 봉사팀을 꾸렸다.

유 회장은 "음악이야 말로 많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재료다"면서 "아이들부터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주부 등 모든 사람들과 음악으로 따뜻함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퀸즈앙상블 단원들은 공연 봉사 뿐 아니라 시민복지센터 여성회 회원으로 봉사를 나갈 때도 열심히 참여한다"며 "다들 어린 자녀를 둔 엄마이면서 자기 직업을 가진 바쁜 사람들인데 항상 봉사를 우선으로 여기고 함께 해주는 단원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덧붙였다.

플룻을 연주하는 노미숙(36) 단원은 "취미로 하던 악기로 사람들과 모여 연습하고 봉사를 할 수 있어 항상 즐겁고, 꾸준히 봉사를 이어갈 수 있다"며 "장애인시설에 가보면 연주를 듣는 그들의 맑은 눈을 통해 감정이 전해져 오히려 큰 감동을 받곤 한다"고 말했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김 단장은 대학원에서 합주 및 합창 과정을 배운 실력으로 연습과 무대를 총 지휘하고, 단원을 챙긴다.

김 단장은 "연주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스타일이 있게 마련인데 단원들이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며 하나된 마음으로 협력하기 때문에 봉사할 수 있다"며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 항상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단원들과 인생을 함께하며 봉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