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사모 회원 14명 대부분은 10년 가까이 함께 봉사했기 때문에 결속력이 남다르다.

회원 14명…밥상공동체 초기 큰 도움

밥상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이의숙, 이하 밥사모)은 지난 10여 년 간 매일같이 밥을 지어 날랐다. 이의숙(67) 회장은 "우리는 늘상 하는 일로 여기고 해왔을 뿐인데 어느새 세월이 쌓인 거죠"라고 밥사모를 소개했다.

지난 1998년 4월 밥상공동체 허기복 대표가 식사를 하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료급식을 시작했던 당시 급식 봉사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봉사자들이 각자 가능한 날에 나와 밥을 짓고 배식을 하고, 일 년에 몇 차례 큰 행사가 있는 날이면 봉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곤 했다.

그렇게 마주친 봉사자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더 열심히 봉사하고자 지금의 밥사모가 만들어진 것. 지금이야 밥상공동체에 찾아와 봉사를 하는 기업과 단체가 많지만 초기에는 봉사자가 부족했다. 그런 면에서 밥사모는 밥상공동체라는 원주지역 무료급식시설을 시작부터 도운 숨은 봉사단체다.

회원 14명 대부분이 10년 가까이 함께 봉사했기 때문에 결속력이 남다르다. 회원들 모두 책임감을 갖고 자신이 약속한 날에 빠짐없이 나와 자리를 지키며 봉사해 왔다. 평소에는 매일 1~3명의 회원이 밥상공동체에서 급식 봉사를 하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모든 회원이 모여 봉사한다.

5명의 남자회원들도 설거지 등을 여자회원 못지않게 꼼꼼하게 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 나와 봉사하는 회원도 있다. 어버이날이나 광복절 등 행사 때는 식사인원이 1천500명 이상 되는데 밥사모 회원들은 전날부터 준비를 거들고, 행사 당일 새벽같이 나와서 마무리까지 짓는 저력을 보인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원주역 인근에 가게를 얻어 급식소 분소를 운영했을 때는 차량이 고장나 매일 수레에 음식과 그릇을 실어 나르는 일도 맡아 했다.

이 회장은 "회원 한 사람 한 사람 정말 열심히 일하고 한결같은 마음이라는 게 고맙고, 예전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고 봉사하는 것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면서 "봉사하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묵묵히 서로 얼굴만 봐도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미애(50) 총무는 부지런히 뛰며 이 회장과 함께 지난 8년간 밥사모를 꾸려온 실무자다. 최 총무는 " 급식 봉사를 하면서 회원들과 함께 밥을 짓고 어르신들이 정말 맛있다고 웃으시면 그게 기쁨이었다"라고 말했다.

최 총무는 월 1만원 씩 모으는 회비도 밥 한번 사먹지 않고 알뜰하게 쓴다. 매달 하루 간식을 준비해 무료급식 이용 노인들과 회원들이 함께 먹고, 남는 금액은 매년 겨울 연탄 지원에 사용한다. 또한 밥상공동체 외에도 포도마을 등 사회복지시설에 김밥을 만들어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밥사모 회원들의 연령대가 40∼70대이며, 초창기부터 시작해 60세가 넘은 회원들이 여럿 있다. 손길을 원하는 다른 시설에도 봉사를 나가고 싶지만 일정을 잡아 함께 움직이는 일이 쉽지 않다. 최 총무는 "고령의 회원들은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려고 애쓰는데 행여나 소외감을 느낄까 잠시 쉬시라는 얘기도 못한다"며 "어르신들을 모시고 함께 봉사하는 일도 한편의 봉사라고 생각하고, 젊은 봉사자들이 참여해 준다면 더욱 활발히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능한 날과 시간을 정해서 할 수 있는 봉사라 젊은 주부들이나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봉사를 하고 집에 돌아갈 때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정말 가볍다"며 "우리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몰라도 어르신들이 웃는 얼굴을 보며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