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발사랑회 회원들이 방문하는 날이면 30여 명의 어르신들이 발마사지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내 발을 주물러 주는 일은 드물다. 그 만큼 발을 만져주는 것은 남다른 애정의 표현이고 봉사의 의미를 갖는다. '아름다운발사랑회(회장: 최기태)'는 지난 2006년부터 노인들을 찾아가 발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원주시자원봉사센터가 재능을 살린 맞춤식 봉사를 기획하며 자원봉사 전문화 교육을 실시했고, 그 교육과정을 거쳐 발족한 첫 번째 봉사단체가 바로 아름다운발사랑회였다. 40여명의 수료자 중 20여명이 봉사에 참여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봉사하는 사람은 10여명 정도이다. 처음에는 노인요양원을 방문해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노인들을 수발하고 발마사지를 해주는 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발을 주물러가며 정성으로 봉사해주는 사람들이 드물어 노인들과 복지사들은 매주 한 번씩 찾아오는 회원들을 기다릴 정도였다. 이후 더 많은 노인들을 만나기 위해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과 협약을 맺고 매주 복지관을 찾아가 발마사지를 진행했다. 지난 2009년부터는 대한노인회 원주시지회 및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의 협조로 원주지역 경로당을 순회하고 있다. 경로당마다 순서를 정해 매월 3곳 씩, 일 년에 30여 곳의 경로당을 찾아간다.

아름다운발사랑회가 가는 날은 소식을 듣고 모여든 노인들이 많게는 30여명까지 기다리고 있다. 오장육부 신체 모든 기관이 발과 연관되어 있어 노인들은 발마사지를 받으며 피로가 풀리고 몸이 가벼워져 편안하게 누워 발마사지를 받다가 "자식들도 못해주는 이런 대접을 언제 받아보냐"며 시원하고 좋다는 말을 몇 번씩 하고 때로는 고마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아름다운발사랑회 회원들도 대부분 연령이 60대라 마사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간혹 마사지를 받으려고 누운 노인이 더 젊을 때도 있다. 그런데도 기가 빠질 정도로 마사지를 해준다. 한 번 봉사를 나가면 회원 한 명이 3~4명 정도를 맡아 10분~20분 정도 마사지 한다. 한 두 사람까지는 힘이 잘 들어가지만 세, 네 사람을 할 때쯤 되면 힘에 부칠 때가 많다. 그래도 회원들이 열심히 노인들을 찾아가 발을 만져주는 것은 그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

최기태(67) 회장은 "과거 다른 나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우리나라가 어느새 다른 나라를 돕는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60세 넘은 어르신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이다"라며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으로 이렇게 노인들을 찾아가 열심히 일하며 고생한 발을 만져주고 마사지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나 최 회장을 도와 봉사단체를 이끄는 신인균(63) 부회장은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지만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힘이 나고 보람을 느낀다"며 "그래도 원주에 봉사자들이 많이 늘어나 외로운 어르신들을 찾아가고 돕는 일이 많아져 기쁘다"고 말했다. 안은숙(63) 회원도 초창기부터 함께 해온 회원이다. 안 회원은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기운이 너무 많이 빠져 힘들 때도 있지만 언제나 회원들과 함께 나가 봉사하니까 어려운 것 없이 서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원주에 400여 곳 가까운 경로당이 있다 보니 아직도 찾아갈 곳이 많아 아름다운발사랑회는 올해도 열심히 봉사할 계획이다. 바람이 있다면 젊은 사람들이 동참해 발마사지를 배우고 함께 봉사를 나갔으면 하는 것. 참여를 원하면 언제든 봉사활동하는 날에 함께 나가며 배울 수 있고 지금도 5명 정도가 교육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나이가 많은데도 늘 열심히 봉사해주는 회원들에게 고맙다"며 "젊은 사람들이 동참한다면 회원들도 더 힘을 내고, 더 많은 노인들을 찾아가 봉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