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밀회는 매달 둘째 주 수요일마다 300개의 빵을 구워 복지시설에 전달한다.

참밀회(회장: 방은하)는 올해로 10년째 '사랑의 빵'을 만들고 있다. 갓 구워낸 신선한 빵을 배달하며 봉사한다. 지난 2001년 여성회관 제과·제빵 기능사반 수강생들이 배운 기술을 그냥 묵혀두기 아까워 고민하다가 봉사활동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시 강의를 맡은 윤보섭(40) 강사는 그 전부터 개인적으로 빵 나누기 봉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1년 과정을 먼저 수료한 '참사랑팀'이 2002년부터 봉사를 시작했고 이듬해 수강한 '밀알팀'도 합류했다. 처음에는 매주 1회 봉사를 두 팀이 나눠 진행하다가 함께 모여 활동하게 되면서 명칭을 결합해 '참밀회'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40대 주부가 중심인 회원 22명은 제과·제빵 기능사 2개 자격을 모두 갖고 있으며, 재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자비로 충당한다. 그동안 단 한 번의 불협화음 없이 같은 마음으로 봉사를 이어왔다는 것은 참밀회의 자랑이기도 하다. 분당으로 이사를 가서도 매월 내려와 봉사에 참여하는 회원이 있고, 윤 강사, 박춘자 시의원도 회원으로 있어 동일하게 회비를 내며 활동하고 있다.

초기에는 매주 1회 300~600개 빵을 만들어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심향영육아원, 자신보육원, 상애원 등 7개 시설에 배달했다. 회원들은 가장 처음 봉사를 시작한 심향영육아원을 특별하게 기억한다.

방은하(55) 회장은 "아이들이 우리가 만든 빵을 너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서 얼른 또 빵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며 "한 번은 어떤 빵이 맛있냐는 질문에 피자빵이 먹고 싶다고 대답한 아이가 있어 다음번에는 피자빵을 만들어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든 회원들이 그런 마음으로 맛있는 빵을 선물하기 위해 하루 700개가 넘는 빵을 굽기도 했다.

판부면에 위치해 있던 소쩍새 마을도 회원들에게 뜻 깊은 곳으로 남아있다. 김인숙(55) 팀장은 "우리가 빵을 전달했을 때 그곳에 계신 분들은 손으로 만든 갓 구운 빵을 처음 먹는 날이었다"며 "항상 유통기한을 길게 만들어 슈퍼에서 판매되는 빵만 드셨고, 기한이 하루정도 남은 빵을 드시고 탈이 났던 적도 있었다는 얘기를 하시며 너무 맛있게 드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원주에 있는 대부분의 복지시설에 참밀회가 만든 빵이 보내졌고, 최근에는 지역아동센터로도 전달하고 있다. 빵을 만들어 전달 할 뿐 아니라 빵을 판매해 모은 수익금으로 연말에 시설에 필요한 물품을 후원하기도 하고, 이웃돕기 성금으로 쓰기도 한다.

현재는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 모여 300여개 빵을 만드는데 활동일수가 줄어든 데에는 장소가 여의치 않다는 안타까운 사정이 있다. 시민교육강좌가 3년 전 지금의 시민문화센터로 장소를 옮기면서 제과·제빵반 교실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회원들은 장소가 된다면 더 자주 봉사하기를 원하고, 강좌를 수료한 사람들도 더 참여하고 싶어한다"며 "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보니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참밀회가 이렇게 오랜 시간 꾸준히 봉사한데에는 윤 강사의 노력이 크다. 봉사에 대한 마음만 있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모르던 수강생들을 이끌었다. 봉사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부터 시작해 그때그때 보내지는 곳에 적합한 빵 종류를 선정하는 일까지 맡아 해왔다. 현재도 강의를 나가고 있는데 여가시간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봉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큰 힘이 된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윤 강사는 "진정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회원들과 함께 하기에 이렇게 오래도록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라며 "무엇보다 자신과 가정을 먼저 보살피고 봉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우리 참밀회가 중시하는 마음가짐이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봉사의 참된 의미를 잊거나 꾸준한 봉사를 이어갈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 회장은 "앞으로는 지금까지 손길이 닿지 못한 비인가 시설과 이웃들에게도 찾아갈 계획이다"며 "장소문제가 해결돼 뜻을 함께 하길 원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빵 나눔 봉사를 오래도록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