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기

▲ 김준화 원주공고 교사

"....우리가 싸우다 죽으면 우리의 아들딸들이 독립정신을 이어주어야하고 양전옥답 물릴 어리석은 생각말고 피땀나게 자손들을 가르쳐야 하는게요....당신네들이 내 얘기를 듣고 자식을 가르치고 또 남에게도 그러기를 권한다면 나는 조그마한 씨알을 하나 뿌린 것이 될 것이오.

내가 만주벌판 이곳 저 곳 방황하며 침이나 찔러주고 약처방이나 지어주고 하는 것은 반드시 호구지책을 위한 그것만이라곤 할 수 없고 한푼이라도 교육사업에 보태 쓰자 그 심정인 만큼,”

(토지 제2부 3권 제4편, <용정촌과 서울>, 248쪽, 나남출판)

강우규 의사가 주갑의 급체를 침술로 고쳐준 인연으로 주갑, 영팔에게 교육의 중요성과 교육을 통해 애국애족하는 마음과 빼앗긴 조국을 되찾아야한다는 근본을 심어야 주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은 일제에게 있어서 한국민을 우민화시키고, 식민지 지배에 순응하는 인물로 양성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그러나 민족운동의 일환으로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방법인 교육은 한국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도구였다.

2. 교육제도와 일제의 교육정책

“얼마 전에는 그 사립학교 규칙이라는 것을 공포해 가지고 총독 놈이 반일운동에 쐐기를 박으려 했고 작년에는 그네들 앞잡이 노릇을 했던 단체까지 해산했고.....하기는 사립학교 규칙이라는 것을 공포했기로 사립학교가 존재하는 이상 항일을 아니 하겠소? 하니 그네들이 그걸 모를 리 없고, 국내에서는 사립학교가 된서리를 맞는 게지요....”

(토지 제2부 1권 제1편, <북국의 풍우>, 183쪽, 나남출판)

송장환과 길상이 하는 대화의 한 부분이다. 송장환은 교육을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생각하며 교육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자 하는 교육열이 강한 인물이다.

“빌어묵을 놈의 세상, 머가 우찌 됐길래 이 나라 백성들이 이 고생이고. 쇠(혀)가 빠져 죽을 놈들! 꽃봉오리겉이 피어나는 나무 자석들 데려가서 떡을 치는 판이라. 그런께 조선놈우 새끼들은 공부할 필요없다. 자자손손 똥장군이나 지고 저거들 쳐묵는 쌀이나 맨들어라, 그말 아니겄나? ....”

(토지 제4부 1권 제1편, <생존의 본능>, 70쪽, 나남출판)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원산학사가 1883년 원산 지방민과 관료들에 설립되는 것을 시작으로 많은 사립학교가 설립되었다. 일제가 조선을 식민화한 후에는 사립학교가 민족교육의 온상이 되고 일본인 교사의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많아 효과적인 식민지교육이 어려웠기 때문에 1911년 <사립학교 규칙>을 공포하여 사립학교의 관공립학교로 전환을 강요하고 조선교육령(朝鮮敎育令)을 반포하여 ‘충량(忠良)한 국민육성, 황민화(皇民化)와 시세, 민도에 맞는 교육’즉 동화교육(同化敎育)정책과 일어교육의 보급, 실과교육에 치중하였다.

1915년 <개정 사립학교 규칙>을 통해 사립학교에 대해 간섭하자 사립학교의 학생들은 일제가 경영하던 공립학교를 기피하고 서당으로 진학하기도 하였다. 1920년대 제 2차교육령에 따라 학교의 설립이 증가하면서 관공립학교를 통해「내선일체(內鮮一體)」,「내선공학(內鮮共學)」, 「일선융화(日鮮融化)」등의 정책을 추구하여 한국민에 대한 동화주의 정책을 추구하였다.

1920년 중반 광주에는 중고등학교 3개소(사범학교·농업학교·광주고등보통학교), 공립보통학교 9개소, 사립학교 3개소로 조선인 1,430호당 1교의 비율로 일본인 241호당 1교의 비율에 크게 못미쳤다. 학령기(學齡期)의 청소년에 비해 학교 수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1920년대 초부터‘입학난(入學難)’이 사회문제화 되었다.

실업학교로는 광주공립농업학교(1910년 설립)부터 송정공립공업실수학교(功業實修學校) 등 1931년까지 10여개의 실업학교가 설립되었다. 당시 일본인을 대상으로는 광주중학교, 광주고등여학교, 목포고등여학교 등 3개교와 실업학교로 영산포실과여학교와 목포상업학교 2개교 등 2개교가 있었다.

1929년도 조선에는 다섯 개의 관립전문학교, 대학 한 개, 여섯 개의 사립전문학교가 있었다. 이들 12개 학교의 1929년 입학자는 일본인 350명, 조선인 669명이었다. 그 중 사립전문학교의 입학생 501명은 모두 조선인이었으며, 관립학교에는 168명(48%)이었다. 전체 인구의 2.5%인 일본인 48만 8천여 명이 1,878만 여 명이나 되는 조선인에 비해 월등히 높은 합격 비율이다.

동맹휴학은(同盟休學)은 등교거부, 수업거부, 농성 등의 수단을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방면에 걸쳐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적인 학생운동이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부터 교육기관이 있었지만 문헌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조선시대 성균관 학생들의 권당(捲堂, 수업거부·단식투쟁)이나 공관(空館, 동맹휴학) 등이 있었다. 근대에 와서는 1896년 배재학당에서 정부의 위탁 교육생들이 장학금의 액수와 지불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일으킨 동맹휴학을 최초로 볼 수 있다.

1920년대 학생들의 동맹휴학은 400 여건이나 된다. 학생들의 맹휴 원인으로는 교원배척에 관한 투쟁(교수법, 인격모독, 교사자질 문제)이 가장 많았고 학교설비․교규(校規)․교칙(校則)․학과․기타에 기인한 투쟁, 학교내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투쟁, 학생 간 일어난 일에 대한 투쟁, 지방문제에 관한 투쟁, 민족의식 및 좌경적 사상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1921년부터 1928년까지 동맹휴학으로 처벌을 받은 학생수가 7,674명으로 1년 평균 959명이나 되었다. 이중 퇴학자가 1,560명, 정학이 4,758명, 근신 485명, 기타 6명이나 되었고 검사 송치의 재판을 받은 자가 172명, 훈계·구류·설유 등이 693명이었다.

광주학생운동이후 1930년대에는 맹휴건수가 크게 줄고 민족주의적 성격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일제의 감시와 탄압으로 교내문제에 대한 내용이 많아지고 사회주의 계열의 학생비밀결사의 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것이다. 1940년대에는 일제의 패전을 예견하며 이념의 차이를 막론한 무장투쟁을 준비하였다.

동맹휴학은 처벌이 강력하여 학교당국자, 총독부 학무국, 경찰은 1차적으로 정학, 무기정학, 퇴학처분을 내리고 2차적으로는 구속, 기소, 형사처벌이 가해져 이 시기 한국학생으로 각종학교에 입학하여 졸업하는 수보다 퇴학하는 수가 많았다. 퇴학의 최대 이유는 물론 경제적 문제에 있었지만 동맹휴학에 연루되어 퇴학당하는 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35년 7월 춘천고등보통학교 3,4,5학년생들은 한국어 시간의 연장, 일본인 교사 배척을 내세우고 동맹휴학을 단행하다 학교당국으로부터 주동학생 7명에게 무기정학, 4명은 유기정학, 9명에게는 근신처벌이 내려졌다.

4. 학생조직

1920년대의 학생조직으로는 1920년 조직된 조선학생대회가 1923년 전문학생만으로 조선학생회를 결성하였으며, 1925년 사회주의계열로 조선공학회가 창립되었다가 6개월 만에 해산되면서 경성학생연맹, 조선학생혁명당(경성), 조선학생전위동맹, 신우동맹(대구), 성진회(광주), 조선학생과학연구회 등이 있었다.

여기에 신간회 학생부가 창립되었으나 신간회의 해산으로 더불어 해체되고 1933년 조선학생과학연구회가 조선학생회에 통합되게 된다. 이는 학생단체에 의한 항일학생운동이 1929년 광주학생운동을 정점으로 1930년대에 들어오면서 위축되었음을 나타낸다.

광주학생운동 이후 학생조직은 일제의 탄압이 심해져 비밀결사의 형태를 띠게 된다. 1930년대 전반에는 ‘독서회’와‘반제동맹’이 조직되었는데 독서회 사회주의 이론의 학습, 반제동맹은 1931년 일제의 만주침략 이후 반전운동을 전개하였다.

독서회는 교내에서의 활동보다는 이론학습을 하다가 노농운동에 투신해가는 형태로 전개하였다. 반제동맹은 격문살포가 주된 활동이었는데 학생들의 일상적 이익옹호, 반전, 민족개량주의 반대 등을 주장하는 소수로 구성된 비밀결사 조직이었다. 강릉농업독서회와 수원고농상록수운동․독서회가 민족주의계열 비밀결사로 농촌계몽․야학운영 등을 펼쳤다.

1930년대 후반 비밀결사에서는 신사참배 거부, 일어사용금지 등 황민화 반대운동과 민족독립의식 배양, 조선어 연구, 조선역사 연구 등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강원도의 학생비밀결사로는 <상록회(춘천공립고등보통학교)>에서 토론회, 독후감 발표회, 귀농운동, 졸업생들과 함께 민족교양 함양, 졸업회원의 만주활동 등이 있었고, <춘천농업학교 독서회>는 민족사상을 고양을 위해 서적의 윤독, 토론, 독후감 발표 등의 활동을 하였다.

1940년대 전반에는 일제의 전시통제 학원사찰이 강화된 속에서 소규모의 비밀결사로 독서회와 무력항쟁을 위한 독립군적 성격의 조직<흑백당(경복중)>, <백의동맹(춘천사범)>이 보인다. 이들의 목적은 식민통치 반대, 총독처단, 일군탄약고 폭파, 일제기관 및 일인고관 습격, 무력봉기, 유격대 조직 등 의식함양을 떠나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특징을 갖는다.

5. 광주학생운동의 전개

“광주학생사건 아시지요?”
“음. 일본학생하고 조선학생하고 기차 속에서 패싸움이 붙었다는 얘기 말이냐?”
“네.”
“크게 일이 벌어질 모양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도 가만 안 있을 것 같습니다. 연일 학생들이 잡혀간다는 소식이고,”

(토지 제3부 4권 제5편, <젊은 사자들>, 428~9쪽, 나남출판)

서희와 둘째 아들 윤국과의 대화이다. 서희는 아들이 주동하였을까 염려하지만 윤국은 사자가 되어 정당치 않았던 일본에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는 방법으로라도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윤국은 시위에 참가하여 경찰에 연행되었다가 학교로부터 무기정학을 받는다.

.....지난해 광주에서 발생한 학생사건은 아무리 보도관제를 하여도 사람들 입을 통해 소상히 파급된 사실인데 그 사건이 항일을 향한 학생궐기의 봉화가 된 것은 역사의 정석으로서 연일 전국적으로 치열한 운동이 전개되어 오던바, 양력으로 정월 중순, 그러니까 얼마전의 일인데 진주에서 진주고보, 일신여고보, 보통학교 등이 격렬한 시위운동을 벌였는데 진주농고는 좌절되었으며 그후 다시 맹휴(盟休)계획이 발각되어 김영호는 주모자의 한사람으로 경찰에 연행된 채 현재까지 석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 제4부 1권 제1편, <생존의 본능>, 67쪽, 나남출판)

“.... 너는 아까 독립만세를 부르지 않았는데 왜 때리느냐 했지? 식민지 노예교육을 철폐하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왜 때리느냐 했겠다?”

(토지 제4부 1권 제1편, <생존의 본능>, 121쪽, 나남출판)

광주학생운동으로 유치장에 갇힌 스무 살의 수재 홍수관에게 일본인 형사가 하는 말이다. 광주학생사건으로 경찰의 처분을 받은 학생 4,565명이었고, 퇴학 533명, 유시퇴학(諭示退學) 49명, 무기정학 2,330명으로 모두 2,912명이 학교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았다. 광주학생운동 사건으로 확정형을 언도받은 사람은 모두 335명으로 형집행유예 134명, 나머지 201명은 대부분 최고 징역 4년부터 금고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광주학생운동이란 1929년 10월부터 이듬해 1930년 3월까지 광주에서 시작하여 전국운동으로 발전한 학생들의 민족해방운동을 말한다.

광주학생운동의 직접적인 계기는 1929년 10월 30일 광주에서 나주로 통학하는 열차 안에서 일본인 중학생의 조선인 여학생에 대한 희롱으로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한·일 학생들 간의 충돌이 있었고 11월 3일 음력으로는 10월 3일 우리의 개천절인 이 날 전라남도의 전답농사가 흉작인 가운데 잠견생산이 전년의 4만 5천여석에서 2만여석이 증산되어 이를 경축하기 위한 전남산견6만석돌파축하회(全南産繭六萬石突破祝賀會)가 열리고 일본 명치천황의 생일인 명치절 행사가 있었다.

1929년 11월 3일 광주고보생과 광주의 각 학교 한국인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진회 출신의 청년운동세력과 소녀회, 독서회중앙부의 영향으로 조직적인 시위가 전개되었다.

11월 3일의 항쟁에 놀란 일제는 10일까지 휴교령을 내렸고 11월 12일 광주학생들의 2차 시위가 시작되어 광주고보생과 농업학교 학생들의 시위와 광주여고보의 동맹휴교가 있었으며 뒤이어 목포와 나주를 거쳐 12월부터는 전국 각지로 확대되었다.

조선학생전위동맹과 조선공청의 간부 및 각 학교 대표들이 모임을 갖고 투쟁방침에 대해 협의한 끝에 이들 조직을 이용하여 격문을 살포하고 학생들을 시위투쟁에 동원하기로 결정했다. 12월 2일 서울지역에 격문이 뿌려지고 12월 5일 경성제이고등보통학교의 맹휴를 시작으로 12월 9일에는 경신학교, 중앙고보, 보성고보, 휘문고보, 남대문상업학교 등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1차 연합시위투쟁이 전개되었다.

그 후 1월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의 2차 투쟁은 경성실천여학교, 숙명여자고등보통학교,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 경성제이고등보통학교 등에서 전개되었는데 특히 중등학교의 여학생과 전문학교․보통학교의 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학생들은 격문살포, 백지동맹, 동맹휴학, 동맹자퇴, 학내외 시위 등의 방법으로 학교와 일제에 저항하였다.

이후 개성, 평양, 함흥, 원산, 춘천, 진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초등학교 54교, 중등학교 136교, 전문학교 4교 등 최소 194개교, 5만 4천 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평양에서는 기생이, 함경도 경성에서는 상인들의 철시 투쟁이 일어나는 등 거족적 운동으로 고양되었다.

해외에서도 학생운동이 전개되어 12월 9일 이후 일본각처에서 전단·벽보 등의 시위가 있었으며, 간도에서 동흥중학, 명신여학교 등의 시위투쟁, 길림, 장춘, 흥경 등의 만주지역과 북경, 청진, 상해 등지의 중국관내에 이르기까지 청년단체와 사회운동단체, 독립운동단체의 성명·시위 등의 항쟁이 있었다. 상해에서는 각 단체연합회가 결성되어 1월 11일 군중대회를 개최하였다.

강원도에서는 1929년 12월 춘천고보 학생들의 광주학생 동조 맹휴가 있었으나 큰 진전이 보이지 않다가 1930년 1월에는 춘천공립농업학교와 강릉공립농업학교 학생의 시위계획이 발각․좌절되어 도내확산이 어려워졌고 이후 시위운동이 주춤하다가 철원보통학교에서 시위운동이 있었다.

6. 광주 학생 운동의 성격

“하여간 무신 일이 일어나고 있는기라. 보통핵교 꼬맹이들도 나섰다고 하니 조선팔도 핵교마다 벌집 쑤시놓은 것맨치로.”
“학상들이 말장 들고일어나믄 어른들도 법구같이 보고만 있을 일이던가!”
“누가 아나? 지금쯤 어느 곳이 쑥 둘러 빠졌는가, 경찰소 면소가 박살이 나고 볼기를 치고 있는지.”

(토지 제4부 1권 제1편, <생존의 본능>,77, 나남출판)

마을사람들은 학생들의 봉기를 통해 또다시 독립의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처음 충돌이 일어났을 때 양교 당국자 및 경찰은 사소한 감정에서 비롯된 우발적인 사건으로 치부하며 한일간의 민족적 감정을 자극하여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하였다. 양교는 충돌 후 즉각 임시휴교에 들어가고 충돌사건 관련자들을 훈계방면 또는 기소유예 처분으로 풀어주었다.

그러나 11월 3일에는 경찰관 폭행, 시가지 시위 등 치안상의 이유로 검거된 학생 72명중 조선인 학생 40명을 기소했다. 11월 7일 학생전위동맹의 부건(夫鍵), 박유근(朴遺根), 조선학생회의 이한성(李漢星), 11월 9일 조선학생과학연구회의 박일(朴日) 등이 광주에 내려오자마자 구금하고 한·일 학생의 충돌을 광주지역의 ‘사소한 다툼’으로 국한시키고자 경무국은 사건의 언론보도를 11월 12일부터 보도 통제하였다.

신간회에서 1929년 11월 10일 광주로 파견된 허헌, 김병로, 황상규 등은 광주고보, 경찰서, 검찰을 방문해 조사와 항의 활동을 벌였으며 장석천(전남청년연맹), 강영석(전남청년연맹)은 11월 18일 차재정(중앙청년동맹위원장) 등과 만나 서울의 투쟁을 논의 하는 과정에서 신간회와 연대할 것을 결정하였다.

12월 10일 허헌, 홍명회, 안재홍, 송진우, 이시목, 조병옥, 이관용, 한용운 등은 모임을 갖고 광주학생운동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여 12월 13일 광주학생사건진상발표연설회를 서울과 지방에서 동시에 개최하기로 하였으나 13일 일본경찰이 허헌 등을 검속하자 유일하게 검속을 피한 김무삼(金武森)이 연설회를 민중대회로 바꾼 격문을 살포하였다.

1929년 11월 12일 광주연합시위에서는 ‘조선인 본위의 교육제도를 확립’,‘식민지노예교육제도를 철폐’등 일본의 식민지 교육정책을 비판하였고, ‘교우회 자치권을 획득’,‘직원회의에 학생대표를 참석’등을 요구하며 자율과 학생자치권을 확보하려고 하였다.

1929년 12월에 이르러서는 ‘타도 일본제국주의’의 표어아래 ‘총독정치 절대반대’, ‘치안유지법 기타 제악법 즉시 철회’, ‘언론․출판․집회․결사․출판의 자유를 획득’, ‘검속된 광주 조선학생을 즉시 탈환’ 등 식민통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구호가 제기되었으며 ‘사회과학연구의 자유를 획득’(광주)”, ‘노동자 농민은 혁명적 조합을 결성(목포)’등의 사회주의 영향의 구호도 있었다.

1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의 시위운동에서는 ‘구속학생 석방’, ‘총독정치반대’, ‘대한독립만세’, ‘피압박 민족 해방만세’ 등의 구호로 식민통치체제에 저항하였고, 적기(赤旗)와 ‘무산계급 해방 만세’ 등의 사회주의적 성향의 구호도 있었다. 여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의 2차 시위투쟁은 근우회의 개입이 있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청년동맹, 신간회, 근우회 등의 지역운동 단체가 개입하기도 하였다.

일제의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이 반일투쟁에만 머물지 않고 계급투쟁의 성격도 갖는 것으로 보고 학생투쟁을 노동자․농민의 계급투쟁과 결합시키고자 하였다. 결국 광주학생운동은 1930년대 이후 사회주의 운동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7. 나가기

“하모 하모 그렇지러. 그런께 요새 의병은 학상들이다 그말이구마. 식자란 자고로 나라를 위해서 써묵는 기니께. 지방이나 축문 씰라꼬 배우는 공부가 아닌기라.”

오서방 말을 받아서 봉기노인은 “글공부해서 과거에 급제하믄은 나라의 충신이 되는 기고 지방 축문 쓰는 거는 조상을 위해서 효도하는 기니께 다 같은 말인데 아무튼지간에 우리 동네에서도 공부간 학상이 있고 또 그놈아가 넘한테 빠질세라 만세를 불러 왜놈한테 붙잽히갔이니 기미년 만세 때맨치로 우리 동네서도 제법 한다 하는.”

(토지 제4부 1권 제1편, <생존의 본능>, 72쪽, 나남출판)

상급학교로 진학한 영호를 눈의 가시처럼 생각하던 봉기 노인이 광주학생운동에 참가하여 구속된 영호를 자랑스러워하며 하는 말이다. 결국 마을에서 영호는 영웅이 된 것이며 한복은 영웅의 부친이 된 것이다. 이로써 이들 부자는 결코 회복할 수 없었던 ‘살인 죄인의 후손’에서 마을의 일원으로서 존엄성과 동등한 권리를 얻게 되고, 마을 사람들과 한복은 화해할 수 있었다.

3·1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학생층은 6·10만세 운동에서도 주축을 이루었고 광주학생운동을 통해 그 역량이 표출되었다. 1929년의 시위는 조선학생전위동맹이나 조선학생과학연구회 같은 학생운동단체의 연대와 조선공청의 운동조직을 기반으로 하여 시위가 대규모로 전개될 수 있었다.

한일학생들의 충돌에서 일제의 편파적인 한인학생구속에 대한 민족적 저항에서 비롯된 광주학생운동은 1920년대 학생운동을 총결산하며 민족운동의 주체로서 자리하게 되었다. 광주학생운동은 학생운동의 차원을 넘어 민족해방운동으로 발전해 간 것이다.

생각나누기

일제시대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났을 때 나는 (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참고자료>

박경리, 『토지』, (주) 나남, 2009
김성민,「광주학생운동의 확산과 서울지역 시위의 성격」,『한국독립운동사 연구 제20집』, 2003
김기주,「광주학생운동 이전 동맹휴학의 성격」,『한국독립운동사 연구 제32집』, 2009
윤선자,「광주학생운동 이후 학생운동의 변화」,『한국독립운동사 연구 제35집』, 2010
김성민,「광주학생운동의 전국적 양상과 이념」,『한국독립운동사 연구 제32집』, 2009
한국사연구회·전남사학회 공편,『광주학생운동 연구』,아세아문화사, 2000
최성원,『11·3 운동』, 대한교과서주식회사, 2004

김준화(원주공고 교사)
 

김준화 원주공고 교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