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랭이꽃그림책버스에는 하루평균 60∼70명의 아이들이 찾고 있다.

"버스가 무너져 내리는 순간까지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네요." 차정애 패랭이꽃그림책버스 회장의 말이다. 박경리문학공원 한 켠에 자리 잡은 패랭이꽃그림책버스(회장: 차정애)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원주평생교육정보관 '어머니 그림책 교실' 수강생으로 이뤄진 회원들은 오늘도 그림책버스를 찾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고 있다.

패랭이꽃그림책버스는 2천여권의 도서를 갖추고 지역 아동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 제쳤다. 매년 그림책 작가 초청강연회, 맛있는 책읽기, 도서관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봄을 맞아 그림책버스를 이용하는 아동들이 많아졌다. 평일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등 단체 예약이 끊이지 않으며, 보통 하루 60~70명의 아이들이 찾는다.

패랭이꽃그림책버스의 시작은 지난 2004년 평생교육정보관에서 그림책 강의를 맡은 이상희 작가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이상희 작가는 "그림책은 아이들의 상상력, 창의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면서 "그림책은 누군가가 읽어줄 때 전달력이 가장 뛰어나고 호응도 높기 때문에 작은 공간이라도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줄 만한 공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상희 작가의 제안을 계기로 그림책을 읽어줄 공간이 탄생하게 됐다. 폐차직전인 낡디낡은 버스가 탈바꿈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디자인예술학부 권재식 교수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국프뢰벨 미술부 소속 일러스트레이터 20여명이 버스를 채색했다. 또한 이상희 작가가 개인 소장 그림책을 기증하고 출판사의 협조를 얻어 1천여권의 책을 마련하면서 2004년 5월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이상희 작가의 열정은 '제자'들이 이어받았다. 이상희 작가의 그림책 교실 수강생들이 그림책버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된 것.

현재 회원 40여명이 매주 화~일요일 1일 2명씩 그림책버스에 나와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회원들 모두 그림책 이론, 제작 과정 등 원주평생교육정보관 어머니 그림책 교실의 1년 과정을 수료한 '정예요원'들이다.

회원들 가운데 누구보다 그림책버스에 애정을 가진 한 사람이 있다. 김봉순 씨는 1기 수강생 중 유일하게 남아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아이들이 둘러앉아 편안하게 그림책을 감상하는 것을 보는 것 자체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딸이 고등학교 2학년인데 어릴적부터 몸에 밴 습관 때문인지 아직도 그림책을 본다"면서 "나이가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딸이 그림책에서 삶의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차정애 회장은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자라는 것이 현실인데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면서 "그림책이라는 상상의 나래 안에서 아이들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도록, 행복해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