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報恩)의 상원사 종(鐘)


원주는 보은의 고장이다. 남에게 은혜를 입었으면 반드시 갚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먼저 은혜를 받기 이전에 남에게 은혜를 베풀어야 된다는 말이다. 우리 민족 특유의 성품이 바로 정서가 넘치고 눈물이 많으며 정에 약한 것이라고들 말을 한다.

수해 의연금, 불우이웃돕기운동에 나타나듯 특히 경제파탄기인 IMF때 대대로 가보로 내려오던 금붙이를 선뜻 내놓아 세계가 놀라고 이에 탄력을 받아 경제난국을 최단시일내에 극복하지 않았는가. 그러기에 원주가 보은의 향촌이라 함은 곧 봉사정신이 강하여 애인여기(愛人如己: 남을 사랑하기를 자기 사랑하듯 하라)의 실천지(失踐地)라 할 수 있다.

치악산이 본래 적악산(赤岳山)이었는데 꿩에 얽힌 전설이 생기면서 ‘꿩’ 치자 치악산이라 일컬어졌다 한다.

그런데 이 전설은 1970년 원주문화원에서 발간한 ‘내고장 내겨레’ 1981년 원주시에서 발간한 ‘치악의 향기’ 1981년 원성군에서 발간한 ‘북원의 자취’ 1948년 문교부에서 발간한 ‘초등국어 6-1’ 1953년 문교부에서 발간한 ‘초등국어 5-1’ 2000년 북원문화역사연구소에서 발간한 ‘치악산’1921년 해남 대흥사에서 발간한 ‘범해선사문집’(梵海禪師文集)중의 ‘자웅종기’(雌雄鐘記) 원주문화원에서 발간한 원주얼 8호(1998)및 9호(1999)등 모두를 종합해 보면 내용이 각기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의문나는 점이 많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의문은 ‘왜 구렁이가 절에 있는 종소리를 내면 살려 주겠다 하였는가’이고 ‘꿩이냐 까치이냐’, ‘왜 꿩도 살리고 구렁이도 살려야지 살생을 했느냐’하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많은 고민 속에 나름대로 정립하여 되도록이면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해 보았다.

먼 옛날 경상도 의성 사람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하여 적악산(赤岳山: 지금의 치악산)을 지날때는 첫 여름이어서 만산의 새싹들이 푸릇푸릇 힘차게 성장을 거듭할때 고개 마루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땀을 씻으며 다리 좀 쉬기로 하였는데 별안간 꿩의 비명이 들렸다. 기이한 일이라 소리나는 곳으로 가 보았더니 이게 웬일인가 큰 구렁이가 꿩을 잡아가지고 막 먹으려 하지 않는가. 사람은 약한 자에게 동정이 가게 마련이다.

별 생각 없이 오직 꿩을 살려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돌을 던졌다. 돌은 정통으로 구렁이의 머리에 맞아 구렁이는 죽고 풀려난 꿩은 화다닥 솟구쳐 올라 날면서 고맙다는 듯 살려준 사람의 주위를 몇 바퀴 돌고 난뒤 사라졌다. 기쁘기 한량 없었다. 하마터면 불쌍한 꿩이 죽을 뻔 했지 않은가.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꿩도 살리고 구렁이도 살렸어야 됐는데 ‘아차 실수를 했구나 나무관세음보살 전생에 무슨 업(業)을 지었기에 구렁이로 환생하여 오늘 내 손에 멸(滅)했단 말인가’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