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 지방선거에서 원창묵 시장 당선이 확정된 순간.

시장·시의장·국회의원, 민주당이 차지

올해는 뭐니뮈니 해도 지방권력의 교체가 가장 큰 이슈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6.2지방선거와  7.28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원주 지방자치 지형을 뒤바꾸어 놓았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었던 시장, 시의장, 국회의원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시의회도 지난 5대 시의회에서는 2명에 불과했던 민주당 의석수가 11석으로 늘어나 한나라당과 동수를 이뤘다.

6.2지방선거 시의원 정당투표 결과는 이번 지방선거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정당별 득표율은 민주당이 45.7%, 한나라당 42%로 민주당 지지도가 높았다. 4년전인 2006년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60%를 차지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등 야당이 26%를 획득한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번 선거결과는 정치지도자들의 세대교체, 신진인사들의 활발한 진출, 지역사회 기득권층의 변화 등 원주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한나라당이 독차지해 온 시의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동수를 이루면서 시의회 의사결정에 정당대결 구도가 나타나는 등 새로운 지방의회 운영을 경험하게 됐다.

▲ 상지대 구성원들이 구재단 복귀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상지대 17년만에 사학분규 재현

1993년 입시부정 등으로 김문기 전 이사장 등 구재단 인사들이 퇴출된 후 중부권 명문사학으로 발전을 거듭해 온 상지대가 17년만에 또 다시 분규에 휘말렸다. 교과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지난 8월 구재단측 추천인사 4명 등 상지대 정이사 8명과 임시이사 1명을 선임했기 때문이다.

사분위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교과부조차 장관 교체시기를 틈타 정이사 선임에 따른 행정절차를 강행, 학교 구성원들과 지역사회를 우롱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구재단 인사들의 복귀가 현실화되자 구성원들이 전면적인 불복종 운동을 선언하는 등 크게 반발했고, 지역 사회단체들도 구재단 복귀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그  과정에서 사분위가 상지대 관련 회의록을 무단 폐기한 사실이 밝혀졌고, 김황식 총리가 "대법원 판결은 구재단 경영권 회복을 허용한 결정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사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상지대 구성원들은 이에 맞서 불복종운동을 전면 확대하고 이사회 개최는 물론 이사들의 교내출입을 저지하는 물리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각오여서 상황은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지난 10월 실시된 원주시 예산편성 주민참여위원 교육.

주민참여예산제 조례제정 후 첫 시행

올해 드디어 시민들이 예산편성에 직접 참여했다. 주민참여 예산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예산편성 단계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의 '원주시 주민참여 등에 관한 기본조례'가 작년 10월 1일 제정된 이후에도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참여 예산제가 원 창묵 시장의 공약이어서 전격 시행됐다. 원 시장은 후보자 시절 "시민이 낸 세금으로 사업별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 구성된 원주시 예산편성 주민참여위원회는 47명으로 구성됐으며 행정복지, 문화, 환경, 산업경제, 건설도시 등 5개 분과로 나눠져 있다. 주민참여위원회는 내년도 원주시 본예산 편성에 처음으로 관여했다. 1차로 주민참여위원들은 33개 사업을 제안했으며 분과별 회의를 거쳐 16건으로 추렸다. 이어 전체 회의를 열어 9건으로 압축한 뒤 원주시에 제출했다.

원주시는 이를 본예산안에 포함시켜 원주시의회에 제출했으며,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려운 2건을 제외한 7건이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됐다. 올해는 워밍업 수준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기대된다.

▲ 지난 11월 11일 열린 원주시 농업인의 날 행사.

농업예산 국·도비 지원 '풍년 농사'

올해 원주시 농업예산은 국·도비를 대거 확보하며 풍작을 거뒀다. 역대 이래로 올해 국·도비 지원현황이 최고를 기록한 것. 각각 70억여원이 지원되는 호저섬강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흥업금물산권역 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에 선정되며 국·도비 112억원을 지원받는 것을 비롯해 국비 공모사업으로 3년에 걸쳐 30억원이 투입되는 원주양잠테마단지 조성사업도 선정됐다.

또한 강원도 시책사업인 새농촌건설운동에서 신림면 황둔1리가 우수마을에 선정되며 5억원, 소초면 학곡1리가 대표마을에 선정돼 1억원을 확보했다. 농촌진흥청이 농업인대학을 운영하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도 원주시는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도시농업모델학습원은 지역농업 특성화사업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모두 5개 사업에 5억600만원을 수확했다.

이밖에도 시책개발로 원주푸드 종합관리센터 건립과 농업유용미생물생산센터 건립에 3년간 한강수계기금 44억원을 확보했으며, 과수 고품질생산시설 현대화사업으로 FTA기금 7천700만원을 지원받는 등 국·도비 확보에서 대풍을 거뒀다.

▲ 올해 원주 부동산 경기는 1년 내내 찬바람이 불었다.

부동산 경기 찬바람…재건축·재개발도 중단

지역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는 1년내내 찬바람이 불었다.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위축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혁신도시, 기업도시 유치이후 아파트가 과잉공급되면서 수요보다는 공급이 많은 불균형이 부동산 경기 위축을 장기화 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신규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고, 수년간에 걸쳐 원주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재건축, 재개발 열풍도 가라앉는 등 부동산 관련 뉴스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해보다 감소했다. 신규분양 물량이 없는데다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실 거주자 중심으로 매매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분위기로 원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봉화산2지구 택지개발 사업도 중단됐다. 건축사 출신의 원창묵 시장이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는 흑자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취임하자 마자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원주의 부동산 경기는 언제나 휴화산이다.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면 신규아파트 공급이 재개되면서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재검토 8대사업과 관련해 지난 9월 열린 시민과의 대화.

재검토 8대사업 선포…최대 이슈로

시장 취임후 읍면동을 순방한 자리에서 원창묵 시장의 발언은 연일 화제가 됐다. 1군지사 이전 재검토, 원주교도소 이전 재검토, 봉화산2지구 택지개발사업 중단 등 원 시장이 밝힌 시정구상의 파급력은 매우 컸다.

이같은 구상이 모아진 게 재검토 8대사업이다. 원 시장이 후보자 시절부터 구상했던 것들이다. 시민 입장에서 시정을 지켜보면서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하던 사업들이다. 중앙도서관이나 종합체육관 건립 등은 건축사 입장에서의 전문가 시각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재검토 8대사업은 올 하반기 원주의 최대 이슈였다. 시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일 뿐만 아니라 재검토 여하에 따라 이해득실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재검토 8대사업은 ▷종합체육관 건립 ▷중앙도서관 건립 ▷장애인종합체육관 건립 ▷행구수변공원 조성사업 ▷원주기업도시 ▷봉화산2지구 택지개발사업 ▷1군지사 및 예하부대 이전사업 ▷원주교도소 이전사업 등이다.

원 시장은 원주시의회→공무원→시민 순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며, 행구수변공원 조성사업, 1군지사 및 예하부대 이전사업 등은 차츰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 지난 10월 열린 제1회 원주시 자원봉사 박람회.

가족봉사운동 활발…777가족 참여

원주투데이신문사와 원주시, 원주교육지원청이 함께 전개한 가족봉사운동은 참여가족 수가 777가족에 달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가족봉사운동은 단순히 봉사운동의 차원을 넘어 가족간 화합과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인데 이같은 취지에 공감하는 가족이 많았음인지 참여 가족이 예상을 넘어섰다.

가족봉사운동에 참가한 가족봉사단은 올 한해 자원봉사센터에서 기획한 기획봉사에 참여하거나 개별적인 봉사활동 계획을 세워 활동을 전개했다. 가족봉사 운동에 참여한 후 아이들이 달라졌다는 등 가족봉사운동에 참여한 가족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또한 새로운 봉사활동 문화를 창출하면서 봉사활동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져 원주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한 자원봉사자 수가 4만명을 넘어섰다. 물론 등록자들이 모두 일상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규모의 자치단체에 비해서는 등록자 수가 많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이같은 성과로 원주시자원봉사센터는 전국 자원봉사센터 평가에서 3년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방역활동에도 불구하고 원주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 원주도 뚫렸다…취병리서 발생

지난 22일 문막읍 취병리 원모 씨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원주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원주에서 구제역 발생은 사상 처음이었다. 원주가 뚫렸다는 소식에 축산농가들은 물론 시민 전체가 우려에 휩싸였다.

원 씨 농가에서는 한우 70마리 중 3마리가 거품이 섞인 침을 흘리는 구제역 증상을 보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23일 양성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원주시는 원 씨 농장의 70마리를 비롯해 반경 500m 내에 있는 14농가에서 사육하는 한우 460마리를 살처분 했다.

또한 발생지역 3㎞ 이내에 통제초소를 설치했으며, 문막읍 문막교 등 10㎞ 이내에 통제초소 3개를 추가 설치하고 차량 및 사람 통행을 제한했다. 행정안전부는 구제역 추가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4일 구제역 발생지역에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했으며, 원주시에는 5억원이 지원됐다.

구제역으로 한우를 살처분 한 축산농가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자식처럼 키우던 가축을 다 죽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 2008년 시작된 여산골프장 논란은 올해도 이어졌다.

여산골프장 문제 해결 못하고 내년으로

2008년 (주)여산레저의 신림면 구학리 골프장 건설을 둘러싸고 특혜의혹으로 불거진 일명 '여산골프장 문제'는 올 한해도 원주를 뜨겁게 달궜다. 현장조사와 관련 서류 분석을 통해 2007년 입목축적 조사가 엉터리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논란끝에 원주시와 공대위가 골프장 예정부지 입목축적 공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하면서 해결 기미가 보이는 듯 했지만 조사방법 등을 놓고 이견이 생기며 또 다시 무산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대위와 시민단체들은 "공대위가 제시한 조사방법과 검증위원 구성 등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약속한 원주시와 검증조사를 직접 참관하겠다고 했던 원 시장이 약속을 어겼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서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진 격이다.

공대위와 시민단체들은 이와 관련해 원 시장에게 공개서한과 공개질의서를 전달해 원 시장이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원주시가 납득할만한 답을 주지 못 할 경우 '당당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어 여산골프장 건설을 놓고 빚어진 갈등은 해를 넘겨서도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말 많았던 원주문화재단 출범

지난해 창립총회가 무산된 후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원주문화재단이 올해 전격 출범했다. 하지만 지역 문화예술계의 시선은 막연한 기대와 우려로 나뉜다.

우려되는 부분은 발기인 구성과 카나비 폐지 결정 등이 소통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인사들까지 해촉하면서 발기인 전원을 새로 구성했고 카나비 폐지를 결정하고도 카나비 운영위와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해 창립총회까지 열어놓고 출범이 무산된 이유가 추진위 결정과 달리 원주시가 일부 발기인을 임의로 임명하면서 불거졌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의 잘못을 그대로 답습했는데 달라진 점이라면 지난해에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었고 올해는 문제가 있다는데 동의하면서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재단 출범과 함께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문화예술인 창작·공연·전시활동 지원금조차 지난해 수준으로 결정된 것도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원주시는 내년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재단출범으로 인해 공모와 선정절차만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재단 이사회의 역할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당장 문화예술 지원금의 공모와 선정절차 결정 및 이달말로 사업을 종료하는 카나비 업무의 인수인계 등 시급한 문제들이 놓여있다. 재단의 역할과 기능을 분명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칫하면 2억원 남짓한 문화예술인 창작·공연·전시활동 지원금을 배분하자고 문화재단을 출범시킨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원주에 문화재단이 왜 필요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려보면 해답은 의외로 쉬울 수 있을 지 모른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