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거나 걸어 다니면서 심지어 공부를 하면서도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귀에 꽂고 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30대 이후의 성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휴대폰 사용량도 많은데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인터넷 사용 시에 이어폰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 청력이 약해지거나 손실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명(귀 울림)이나 난청의 발병원인은 비슷하지만 증상은 다르다. 이명은 외부의 자극과 상관없이 신체 내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인데, 기계음이나 벌레소리 등이 들려 심할 경우 수면장애나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준다. 난청이 있는 사람은 중이염을 심하게 앓은 경험이 있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질병으로 인해 난청으로 이어지는 일들이 종종 있다.

또 전화통화를 하면서 한쪽으로만 고개를 오래 기울여 있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 위해 뺨과 어깨 사이로 전화를 지탱하면서 통화하는 습관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도 난청의 원인이 된다. 척추는 신체 각 기관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데 특히 경추2번은 청신경과 연결돼 있어 휘거나 뒤틀리는 등 비정상 상태가 되면 난청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미세한 소리까지 잘 들을 수 있는 사람일수록 청력이 예민해 오히려 쉽게 난청이 올 수 있다.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거나 MP3 플레이어를 지나치게 크게 듣는 젊은 사람들이 난청이나 이명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명심하자.

임춘희 기자

난청의 종류와 치료

	▲ 휴대폰을 받는 잘못된 자세도 청력을 해친다.

노인성 난청: 노화 현상 중 하나로 생기는 청력 감소. 나이가 들면 청각 중추가 퇴화되고 고막과 이소골이 퇴화되며 동맥경화증에 따른 혈류의 감소로 순환기계 이상이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소음 에 오래 노출된다거나 가족력의 유전적 인자 등도 원인이다. 발생 연령과 진행 정도는 유전적 요인과 주위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데 가장 먼저 청력 감소가 나타나고 소리의 방향을 감지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청력 감퇴뿐 아니라 남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도 함께 감퇴돼 심각한 청각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소음성 난청: 공장 기계 소리, 음악 소리, 차 소리 등 생활 소음으로 인해 발생한다. 정상인 간의 대화가 보통 50데시벨 내외라 할 때, 90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일시적이라도 140데시벨 이상의 강한 충격음에 노출되면 난청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는 강한 소음으로 인해 달팽이관 속에 있는 소리를 감지하는 세포가 손상된 것이다. 수면 중에도 이어폰을 끼는 등 여러 경로로 소음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이나 TV 볼륨을 크게 올리고 시청한다면 소음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유소아의 난청: 중이염을 앓고 난 후에 흔히 나타나며 외이나 중이의 기형, 약물 복용이나 뇌막염에 의해 청신경을 다친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유소아의 감각신경성 난청의 50%는 유전이며 25%는 주변 환경과 출산 과정(난산을 했거나 태어나자마자 저산소증을 겪는 등)의 영향을 받는다. 난청이 심한 소아는 주변의 장난감 소리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더 심한 경우에는 큰 소리로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미비한 난청은 가려내기 힘들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난청으로 인해 아이와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면 객관적인 검사 방법인 이음향방사검사(음향 진동파를 측정하여 달팽이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청력 상태를 진단한다. 아이의 청력은 언어 습득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증상을 조금이라도 보일 때 바로 이러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이어폰을 오래 끼고 있으면 난청이 올 수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돌발성 난청: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원인 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을 말한다. 대개 한쪽 귀에 나타나는데 바이러스 감염 또는 혈액 순환장애 등을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이 질환은 될 수 있는 한 빨리 치료받아야 청력회복 확률이 높다.

메니에르병: 난청, 어지러움, 이명 세가지 증상을 특징적으로 갖고 있다. 이 세 가지 증상 중 난청은 초기에 낮은 주파수의 음에서 시작되는 진행성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노인성 및 소음성 난청과 달리 한쪽 귀에 국한되지만 오랜 기간 진행되면 약 20~50%에서 양측으로 난청이 발전하기도 한다. 심한 어지러움이 동반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심각한 불안을 느끼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다.

이명(귀울림): 몸 밖에 음원(音源)이 없는데도 잡음이 들리는 병적인 상태인데 심하면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준다. 원인은 청각성과 비청각성의 두가지인데 비청각성은 혈관이나 근육, 관절, 이관 등 청각기관 주변의 다른 기관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은 수술과 같은 의과적 치료로 처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청각성 이명은 청각기관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주관적이며 원인 파악이 힘들고 치료방법도 명확하지 않다. 내이질환, 소음, 두뇌외상, 만성중이염, 노인성난청, 약물, 빈혈, 당뇨, 매독 그리고 스트레스와 과도한 피로를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난청 예방

자신의 청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대화에 지장이 없더라도 소음에 노출된 후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나 귀울림이 생긴 경우, 소음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청력검사를 받아 소음에 의한 청력 소실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을 이어폰으로 들을 때도 높은 볼륨에서 듣는 것을 절대 삼가야 한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TV를 시청할 때나 라디오를 들을 때도 볼륨을 높이지 말아야 한다. 또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습관적으로 귓속을 쑤시는 사람들은 이를 삼가야 한다. 귀지가 있다면 면봉에 살짝 물을 묻혀 깊숙이 넣지 말고 살살 닦아 내야 한다.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