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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래면 주포2리 정보화마을 주민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죠" 이기영 기자l승인200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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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화마을 강의실에서 워드프로세서 시험준비에 열중인 주포리 정보화마을 주민들.  
 

"마우스 잡은 손은 덜덜덜, 모니터엔 오타가 줄줄…아 이 나이에 이렇게 떨리다니, 정말 많이 떨었어요."

귀래면 주포2리 정보화마을 김윤호 이장은 얼마 전 치른 워드프로세서 3급 시험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뒤늦게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김 이장은 배운지 3개월도 채 안되는 기간에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시험에 응시했다. 김 이장을 포함해 이번 시험에 응시한 주포2리 주민 7명은 50, 60대로 시력이 좋지 않아 자판 글씨를 제대로 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시험장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시험감독관의 '시작하세요'라는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머릿속이 백지상태로 변하더군요.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도 이렇게 떨지는 않았는데…" 김 이장은 아래 한글을 이용한 문서작성과 그림, 차트 등으로 실시된 이번 시험에 아들, 딸 뻘 되는 학생들 틈에 끼어 시험을 본 소감을 이같이 회고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주포2리는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면서 컴퓨터와 강의실 등이 설치됐고,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웹서핑 정도는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개월 가량 강의한 이존희 씨는 "주민들이 알파벳도 구분하기 어려워 마침표와 쉼표나 소문자 i와 대문자 I를 구분하지 못하는 등 어려운 여건속에서 시작했지만 한 사람도 지각하지 않고 열정을 갖고 배우려는 모습을 보고 즐겁게 강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우스 잡는 법조차 몰랐던 김 이장과 주민들은 지난 6월부터 워드프로세서 시험을 준비, 매일 저녁7시부터 9시까지 2시간씩 공부했다. 1차 필기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농사일로 인해 나른해진 피로를 이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컴퓨터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

난생 처음 들어보는 컴퓨터 용어가 생소한데다 손이 굳어 자판 두드리기도 힘들었지만 차근차근 배우면서 컴퓨터에 푹 빠졌다. 바쁜 농사일 때문에 저녁을 거르는 경우가 많아 야식을 준비해 함께 먹으면서 배웠다.

김 이장은 마을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공지사항 알림은 물론 사진과 표 등을 활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달말 실기시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지만 합격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게 김 이장의 설명이다.

그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늦은 나이에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열정을 갖게 돼 시험을 준비한 주민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뒤늦게 배운 컴퓨터 덕분에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며 "이번 실기시험에 떨어지면 이달말 열리는 시험에 다시 응시하고 그 때도 떨어지면 합격할 때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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