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날로 증가하는 민원에 대해 관료적 시각이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고충민원을 처리하고자 '원주시 시민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위원자격에 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례안에서 규정하는 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자격을 ▷판사·검사 또는 변호사의 직에 있거나 있었던 자 ▷4급 이상 공무원의 직에 있거나 있었던 자 ▷사회적 신망이 높고 행정에 관한 식견과 경험이 있는 자로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원회의 공정성, 집행부와 의회로부터 독립성을 확립하고자 위원회 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운영토록 하고 있는데, 위원자격이 너무 한정돼 있다보니 시민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태장동 정창기 씨는 "민원을 관료적인 시각이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이 근본 취지인데, 위원에 4급 이상 공무원이 포함되면 집행부와 상충하는 의견이 나왔을 경우 공정하고 독립된 의사표시를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판사, 검사 역시 공무원이므로 관료적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시민의 권익을 위한 조직이고 시민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할 생각이라면 원주지역의 시민사회단체에서 추천을 통한 인사가 전체 7명 중 2명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조례가 제정 목적에 맞게 운영되려면 위원회의 제도적 독립성 확보와 더불어 위원 선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위원의 겸직금지 대상에 정당의 당원도 집어넣은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제한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입법예고안이 법적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견을 제안한 만큼 심의과정에서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으면 반영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