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기업·투자유치추진단을 구성해 기업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유치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등의 직접적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기업을 유치하려 해도 마땅한 부지를 물색하기가 어려워 다 잡은 기업을 놓치는 경우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적당한 땅을 발견하더라도 매입소식이 알려지면 토지주가 비싼 가격을 고집하며 매각을 거부해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제주도는 투자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토지비축제를 도입했으며, 도내에서는 강릉시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토지비축제는 자치단체가 공공재원으로 개발사업용 토지를 사들인 뒤 이를 투자자에게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다. 대규모 개발계획이 알려질 경우 투기 등을 통해 땅값이 크게 올라 개발 추진에 부담요인이 돼온 점을 감안, 사전에 싼값에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다.

원주시 공무원들로 구성된 원주시부동산컨설팅연구회는 지난달 23일 개최된 시정연구동아리 경진대회에서 토지비축제 도입을 검토하자는 제안을 했다. 연구회 회장인 이영길 재산관리담당은 "취득이 용이한 토지나 집단화가 가능한 사유지를 매입해 비축한 뒤 용도변경 후 매각하면 투자자 확보는 물론 원주시 재정능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파트 건설업체에 적정한 가격으로 매각하면 원가를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이 담당은 말했다. 그는 "토지특별회계를 신설해 재원을 운용하는 한편 토지은행에 토지를 비축해 간다면 장기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주시를 부자도시로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도 민자 고속도로나 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계획 수립시 토지공사 등이 채권 등을 발행해 사전에 토지를 매입하는 토지비축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상용 기자